걸프전쟁이 장기화국면에 접어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제유가가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원유도입 및 수급이 순조롭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한동안 극성을 부렸던 등유 등의 "사재기"도 수그러들고 국내주가와
금값도 정상을 회복하는 등 전반적인 국내경제가 걸프사태의 충격에서
벗어나 뚜렷한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
다만 수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크게 부진한 가운데 무역수지가
악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이는 지난해의 경우 설날을 앞두고
소나기식 수출이 이루어졌던 점을 감안할 때 멀지않아 예년의 신장세를
다시 회복할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6일 경제기획원 "걸프사태 비상대책반"에 따르면 당초 정부가
초단기전을 전제로 가상한 "상황 I"의 종료시점이 되는 걸프전쟁 발발
10일째인 이날 현재 국내 경제는 전쟁초기의 충격에서 벗어나 전반적으로
정상국면을 유지하고 있으며 자가용 10부제 운행등 에너지 소비절약
시책도 국민들의 적극적인 호응에 힘입어 뚜렷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국제유가는 전쟁발발 직전인 지난 16일 배럴당 25.33달러였던 중동산
두바이유가 배럴당 16-17달러 수준(24일 현재 16.47달러)을 유지하고
있는등 전쟁기간중 배럴당 40-50달러로 급등할 것으로 예상했던 당초
전망과는 달리 오히려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어 우리나라의 원유도입에
따른 부담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특히 이라크 공군력의 무력화로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시설이 전혀
피해를 입지 않고 있어 앞으로 대규모 확전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걸프전쟁이 장기화되더라도 국제유가는 전쟁전보다 오히려 안정세를
유지할수 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원유도입은 당초 이달중 계획했던 물량인 2천7백90만배럴
가운데 24일 현재까지 2천1백72만5천배럴이 도입되는 등 순조롭게 이루어
지고 있으며 현재도 걸프지역에서 우리나라 유조선들이 원유및 LPG가스를
평상시와 다름없이 선적하고 있는 중이다.
이에 따라 지난 24일 현재 우리나라의 석유보유 물량은 정부비축
3천9백40만배럴(34일분), 정유사재고분 3천3백40만배럴(29일분), 수송중인
물량 3천4백80만배럴(30일분)등 모두 1억7백60만배럴로 93일분을 유지하고
있어 작년말의 1억7백20만배럴과 거의 같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또 국내 석유판매 동향도 지난 16일 하루 19만5천배럴에 달했던
등유판매가 22일에는 12만2천배럴로 줄어드는등 "사재기"현상이 진정돼
평상시의 소비추세로 돌아섰고 경유및 벙커C유등 다른 유종들도 별다른
차질없이 원만한 수급이 이루어지고 있다.
국내금값도 걸프전쟁 발발 당일인 지난 17일에는 3.75g 한돈쭝에
4만7천원(서울지역 기준)까지 치솟았던 것이 25일에는 3만8천5백원
수준으로 하락하는등 다시 정상적인 시세를 나타내고 있고 국내주가도
종합주가지수가 25일 현재 6백32.9로 전쟁발발직전인 16일의 6백13.4보다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으며 대미달러 환율도 25일 현재 7백18원80전으로
지난 16일의 7백18원50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수출은 올들어 지난 23일까지 26억8천만달러로 작년동기에
비해 불과 0.5% 정도의 낮은 신장률을 나타내고 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경우 설날(1월27일)을 앞두고 일시적으로 수출물량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 적지않아 이달말을 전후해 다시 예년의 회복세를 찾을수
있을 것으로 정부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한편 걸프전쟁 발발이후 정부가 취한 에너지 소비절약 1단계 조치도
지난 24일 서울과 11개 시.도를 대상으로 차량 10부제 실시현황을 점검한
결과 운행차량 1만3천9백16대중 4대만이 위반하는등 높은 호응도를 보이고
있고 대형네온싸인및 전광판사용금지도 전국 2백71개소 가운데 위반사항이
단 한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최근의 전반적인 국내경제 동향에
비추어 걸프전쟁에 따른 충격은 완전히 해소가 되었기 때문에 수출부진에
대한 적절한 지원시책을 펴나갈 경우 앞으로 전쟁이 다소 장기화되더라도
국내경제에 커다란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