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프전쟁이 초기 예상과는 달리 장기전으로 치닫을 가능성이
높아지자 극동-유럽항로에 취항중인 일부 외국선사들이 기존의
홍해-수에즈운하를 이용하지 않고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을
우회하기 시작했다.
22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극동-유럽항로에 취항중인 상당수의
외국선사들이 걸프 전쟁의 격화에 따라 선박 안정운항을 위해
홍해-수에즈운하를 이용하지 못하고 이 항로보다 훨씬 운항
경비와 운항일자가 소요되는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을 우회하기
시작했으며 다른 선사들도 사태가 악화될 경우 우회할 계획이다.
대만 에버그린 선사의 경우 지난 19일 부산을 출항한 선박부터
희망봉을 우회키로 결정했으며 홍콩의 OOCL 선사도 지난 18일
부산을 출발한 선박에 대해 희망봉을 우회토록 긴급 지시했다.
싱가포르의 NOL 선사도 오는 9일 부산을 입항할 계획인
선박에 대해 희망봉으로 운항하도록 조치를 내렸다.
이밖에 독일 하팍로이드사와 일본 NYK, MOL, 영국의 BEN 라인과
P&OCL사등 5개 선사로 구성된 트리오그룹과 독일의 세나토, DSR 등
상당수의 선사들도 수에즈운하가 봉쇄될 경우 희망봉을 우회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선사와 함께 극동-구주항로에 취항하는 한진해운과
조양상선등 국적선사들도 걸프전쟁이 격화돼 수에즈운하가 봉쇄될
경우 희망봉으로의 우회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이에 따른 대책을
마련했으나 희망봉 우회사태가 올 경우 선사들의 채산성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는 희망봉을 우회할 경우 운항경비가 28만달러(2천7백TEU급기준)가
추가로 소요됨은 물론 운항시간도 6.3일이 더 걸리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