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노동조합협의회와 업종별노조연맹은 11일 상오 잠실종합
운동장 에서 열기로 했던 "전태일 열사20주기 추모 90 전국
노동자대회"를 경찰의 집회불허 로 원천봉쇄됨에 따라 고려대로
대회장을 옮겨 행사를 강행했다.
이날 대회는 당초 경찰의 대회불허 방침에 따라 주최측이 대회를
강행할 경우 경찰병력과 대규모 충돌이 예상됐으나 경찰이 대회장 주변
경비만 강화하고 행사장 으로의 진입을 자제하는 바람에 별다른 충돌없이
고대행사는 3시간여만에 끝났다.
이날 대회는 상오 10시 30분 대동제를 시발로 시작, 12시부터 열린
본대회에는 고 전태일씨의 모친 이소선여사, 권종대전국농민 총연합의장,
권영길언노련의장 등 재야인사 20여명과 금융노련등 12개사무직업종회의
노동자 5백여명,전노협소속 19개 지역단체소속 노동자등 7천여명이
참석했다.
주최측은 이날 대회사 및 선언문을 통해 "1천만 노동자는 역사의
주체로서 지금 까지의 어용노조운동에 종지부를 찍고 투쟁의 구심점인
전노협과 업종별 노조연맹등 을 결성, 이날 공동개최하는 대회를 통해
전국민주노조 총단결로 나아가야 한다"고 전제, "당국은 지난 87년이후
최근의 범죄와의 전쟁등을 통해 부당해고, 단체협약개 악, 임금동결등
노동운동등 민중운동을 탄압해 왔다"고 밝혔다.
주최측은 이어 " 민주노조운동의 전진을 이룩해야 할 사명을 안고 있는
우리는 자본과 정권의 억압에 맞서 노동기본권과 생존권을 수호하고
노동운동 탄압분쇄와 악법철폐를 위해 힘차게 나아갈 것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날 대회가 진행되는 중에 김영대전노협의장직무대행(34)이 대회사를
낭독하자 주최측연단쪽 학생회관에 `노태우정권 타도하고 임시민주정부
수립하자'', `노동운동 탄압, 사노맹탄압 노태우정권 타도하자'' 등의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 3개가 내걸려 이를 철거한 주최측과 이를 말리는 일부
참석자들 사이에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져 한때 대회가 중단되기도 했다.
이에 앞서 10일 밤 11시께 변경된 대회장인 고려대에 집결한 학생,
노동자 5천 여명은 11일 새벽2시까지 전야제를 가진데 이어 상오9시30분께
경찰의 교내진입에 대비, 노동자대회 사수를 위한 노학연대 결의대회를
가졌다.
주최측은 이날 대회가 그간 개별적 교류만을 가져온 사무직
노동자들과의 첫 연 합집회라는 점과 전태일열사 20주기추모대회
성격이라는 점을 감안, 경찰이 대회장 에 진입하지 않을 것을 경우
평화적으로 집회를 마무리짓기로 한 당초의 방침대로 3 시간만인
하오2시30분께 평화적으로 대회를 치뤘다.
경찰은 대회가 열리자 고대주변에 10개중대 1천4백여명의 병력을
배치,대회장에 출입하는 사람들의 신원을 확인하고 연행하는 등 통제했다.
한편 이날 대회가 열리고 있는 동안인 하오 2시경에는 신촌 연대 주변
도로변에 서 경찰의 제지로 고대행사장에 참석하지 못한 연세대생등
학생.노동자 3백여명이 돌과 화염병을 던지며 정부의 노조탄압에 항의하는
기습 시위를 벌이다 경찰의 제지 로 30여분만에 해산했다.
이날 주최측이 시상한 제3회 전태일노동상은 전노협이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