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대외문화연락협회 위원장 정준기는 북한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고 솔직히 인정했으며 이는 북한이 경제면에서 부분적으로나마
개방정책을 취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아사히 신문이
4일 평양발로 보도했다.
이 신문은 정준기가 일조우호방문단을 수행 취재중인 일본 기자들과 회견한
자리에서 "최근 3-4년간 큰 가뭄이 들어(식량정책)이 일부영향을 받았다"면서
"인민이 유복하다고는 할수 없으나 평등하게 살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했다.
정준기는 북한이 추진중인 제3차 7개년계획(87-93년)에 관해 설명하는
가운데 "현재의 석탄 생산량은 8천5백만톤으로 목표량 1억2천만톤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철강생산량도 7백만톤에 그쳐 목표량 1천만톤에 미달하고
있다"며 구체적 수치를 들어 설명했다.
북한은 자세한 경제통계를 발표하지 않아 여러가지 추정통계가 나오고 있을
뿐이며 통일원이 발표한 87년말 기준 추정통계에 따르면 북한의 석탄생산량은
3천9백만톤, 철강은 4백80만톤 수준이다.
정준기는 북한경제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농업에 대해 "앞으로도 농업
제1주의를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해 식량확보에 경제정책의 중점을 둘 것임을
분명히 했다.
한편 아사히는 정이 이례적으로 구체적 수치를 들어가며 북한이 놓여있는
경제상황을 솔직히 밝힌 것은 정치적으로는 노동당 일당독재를 유지하고
김일성-김정일로 이어지는 "세습체제"를 굳히면서도 소련, 동구등 국제정세의
격변을 받아들여 경제면에서는 부분적이나마 개방정책을 취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