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자업계의 이른바 "꺾기"(양건)가 최근들어 다시 성행, 기업의 금융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3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 4월말 현재 단자업계의 기업어음 매출액(수신)은
모두 8조7,795억원으로 전월말의 8조6,342억원에 비해 1,453억원이 늘어났고
자기발행어음 매출액은 1조4,663억원으로 3월말의 1조2,882억원보다 1,881억
원이 증가했다.
*** "꺾기" 심한 경우 대출액의 30%까지 ***
최근 재벌기업들마저 극심한 자금난에 몰려 하루짜리 급전을 얻어 부도를
막고 있는 가운데서도 단자업계의 수신실적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단자사들이 기업에 대해 대출자금의 일부를 자기발행어음이나 기업어음을
매입토록 강요하는 "꺾기"가 다시 크게 성행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
되고 있다.
"꺾기"는 당국의 강력한 규제로 올들어 계속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으나
기업의 부가가치세 납부 및 신규 설비투자재원 조달부담등에 일부 대기업과
국내 외국은행등의 환투기까지 겹쳐 시중자금사정이 크게 악화된 지난달초
부터 다시 고개를 쳐들기 시작, 최근에는 "꺾기" 금액이 심한 경우 대출액의
30%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실세금리 올라 대출-조달금리간 격차 벌어져 ***
이같은 "꺾기"는 지난달초 이후 실세금리가 큰 폭으로 뛰어 올라 단자사들의
대출금리와 조달금리간의 격차가 커지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단자사간의
급전인 하루짜리 콜자금 금리는 지난달 25일이후 은행의 연체금리와 같은 연
19%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단자사의 우대금리는 연 13.5%에 머물고 있다.
이에따라 기업들은 단자사에서 자금을 융통할 경우 연 19%의 표면적인 급전
대출그미외에도 금리가 연 10%도 채 안되는 단자사어음등의 매입에 따른 금리
차이까지 감수해야 하며 이로인한 실질적인 금리부담은 연 20%선을 훨씬 상회
하는 바람에 수출부진과 노사분규 및 금융부담가중의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셈이다.
*** 어음관리구좌(CMA) 수탁고는 점차 줄어 ***
일부 금융계 관계자들은 그러나 정부의 부동산투기억제 강화 및 증시침체
등으로 마땅한 투자대상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시중의 뭉칫돈들이 최근의 실세
금리 급등을 반영, 실제 수익률이 연 17% 안팎인 기업어음으로 몰리고 있는
것도 단자사의 수신실적 증가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연 15%에 육박하는 고금리를 무기로 올들어 급신장세를 보였던 단자
업계의 어음관리구좌(CMA) 수탁고는 당국의 실세금리 인하방침으로 수익률이
점차 낮아지면서 지난달말 현재 7조12억원을 기록, 3월말에 비해 2,592억원이
줄었고 사상 최고였던 3월19일의 7조5,756억원보다는 5,744억원이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