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에 해로운 요소를 함유하고 있어 엄격한 절차를 거쳐 폐기하도록
되어있는 폐윤활유가 공장이나 아파트단지, 목욕탕등에서 연료로사용되어온
사실이 검찰 수사결과 드러나 환경행정에 경종을 울려주고 있다.
폐기물관리법에 의해 처리방법이 엄격히 규제되어 있는 폐유의 이같은
불법적 유통은 그 주범인 불법폐유업자와 이들에게 폐유를 수집토록 명의를
빌려준 산업폐기물 처리업자, 자체 공장에서 산출되는 폐유를 함부로
넘겨준 대기업 공장, 환경오염사실을 알면서도 폐유를 연료로 사용한 공장
주등의 파렴치한 상혼이 합작으로 빚어낸 결과라 할 수 있다.
폐유는 자동차나 공장등에서 쓰고 버린 폐윤활유를 말하는 이를 연료로
사용할 경우 중금속과 유독가스를 비롯, 다이옥신(dioxyne)이라는 발암물질이
배출되어 대기를 오염시키므로 폐기물관리법은 이를 특정산업폐기물로 분류,
산업폐기물처리업 허가를 받은 자만이 법정 소각시설에서 소각된 뒤 그
재를 파묻도록 규정하고 있다.
*** 중금속/발암물질 함유, 해독 알면서 사용 ***
그런데 이번에 구속된 폐유업자들은 대기업 공장이나 자동차 세차장에서
폐유를 무상으로 수거해 각종 열처리업체 공장이나 아파트등에 드럼당 1만
8,000-2만원씩을 받고 팔았으며 이들 공장, 아파트등에서는 폐유의 해독을
잘 알면서도 이를 원료로 사용함으로써 자신의 이익을 위해 국민건강을
외면한 반사회적인 환경범죄를 저질러 왔던 것이다.
*** 서울에 30개 조직...월 1만드럼 거래돼 ***
검찰에 따르면 서울시내에는 약 30개의 폐유판매조직이 있으며 이들이
취급하는 폐유량은 월 1만드럼에 이르는데 이같은 폐유는 경인공장지역은
물론, 구로동 성수동등 서울시내 공장지역과 심지어 아파트 밀집지역인
서울 압구정동의 빌딩에서도 연료로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아같은 폐유를 쓰는 공장들은 폐유가 인화점이 낮고 발열량이 높기
때문에 폐해를 알면서도 원료로 사용하고 있으며 검찰에 적발된 폐유사용
업체만도 서울 구로구 구로동 388의1 자동차부품생산업체인 연희산업(대표
조두연)과 경기도 부천시 상동 32의 39 주물생산 업체인 보양주물공업
(대표 김창영)등 16개소에 이른다.
검찰은 이번 수사에서 폐유를 수집, 판매한 불법폐유업자들만 구속하고
폐유사용 공장주나 명의를 빌려준 산업폐기물처리업자, 무상으로 폐유를
넘겨준 폐유생산 업주등은 불구속 입건했으나 앞으로는 이들 모두를
공범으로 보아 구속수사할 계획이다.
*** 폐유 넘긴 대기업도 비난 받아야 ***
불법폐유업자 김택부(48), 김덕현씨(53) 형제는 지난해 9월 중순부터
최근까지 호남정유 인천공장에서 폐유 620드럼을 무상으로 수거, 서울
은평구 수색동 동신금속등 공장에 드럼당 2만원씩을 받고 판매해오다 검찰에
구속됐는데 검찰관계자는 이와관련 "호남정유가 처리업자에게 폐유처리를
맡길때지불하는 처리비를 김씨 형제에게는 지불하지 않고 그냥 폐유를 넘긴
것은 결국 알아서 팔아먹으라는 것이 아니냐"며 불법폐유업자에게 폐유를
넘김 대기업도 공범으로 비난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관계자는 한편 "많은 양의 폐유가 서울, 경기 일원에서 벙커C유를
대체하는 연료로 사용돼 대기오염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폐유를 재생/이용하도록 정부차원에서
폐유재생업체를 육성/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