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검 동부지청 특수부 (조용국 부장검사)는 지난 17일 국내
최고의 보물급문화재인 "미인도"(작자미상)를 헐값에 사들여 일본으로
밀반출해 비싼 값에 팔려던 한국 고미술협회장 손창호씨(42.서울 공창
화랑대표)를 장물취득및 문화재 보호법 위반혐의로, 손씨와 짜고
이 미인도를 일본에 밀반출하도록 도와준 손씨의 동생 창규씨(35)와
부산의 진화랑 대표 진인근씨(41)를 문화재보호법 위반혐의로 각각
구속했다.
*** 문화재 관리국 행정주사보 등 구속 ***
검찰은 또 손씨의 부탁을 받고 동생 창규씨가 미인도를 밀반출한
것처럼 사건을 조작토록 경찰에 협조요청한 문화재관리국 행정주사보
김명식씨(38)를 직무유기혐의로 구속하고 문화재관리국 직원 강신태(37)를
불구속입건하는 한편 일본으로 달아난 고화중개상 박원방씨(67)를 같은
혐의로 수배했다.
검찰에 따르면 손씨는 지난해 12월21일 자신의 공창화랑에서 문화재
전문절도범 임관택씨(28.구속중)등 2명으로부터 전남 해남의 고산
윤선도 유품전시관에서 훔친 공제의 미인도를 1,300만원에 사들인 뒤
싯가 3억에서 5억여원을 호가(경찰추산)하는 이 그림을 국내에서 팔
경우 장물사실이 탄로 날 우려가 있다고 판단, 부산 진화랑 대표
진씨와 짜고 지난1월초 고화중개상인 박씨에게 부탁, 대한항공편으로
이 그림을 일본으로 밀반출해 하야시라는 일본인에게 맡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재 관리국 행정주사보 김명식씨등은 지난 1월18일 절도범
임씨등이 서울강동 경찰서에 검거돼 손씨가 조사를 받게되자 수사
경찰관들에게 이 미인도를 손씨의 동생 창규씨가 밀반출한 것처럼
해달라고 요청한 혐의를 받고 있다.
*** 경찰 사건은폐했다 뒤늦게 탄로나 ***
검찰조사결과 경찰은 문화재 관리국 직원들의 부탁대로 손씨를
수사선상에서 제외하고 조작된 수사기록을 토대로 창규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풀어준 것으로 밝혀졌다.
손씨는 자신이 연행돼 조사를 받게되자 일본인 하야시에게 급히
연락, 문제의 미인도를 한국에 되돌려 보내도록 하고 경찰에서는
"동생이 일본에서 그림을 표구하기 위해 잠시 부산에 보관중이었다"고
허위진술을 했다는 것.
문제의 미인도는 지난 1월18일 하오9시께 대한항공편을 통해
회수됐다.
한편 검찰은 관할 서울강동경찰서가 임씨등 문화재 전문절도범일당과
손씨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들로부터 뇌물을 받고 사건을 조작및
은폐했는지의 여부를 조사중이다.
문제의 미인도는 지난 82년4월 파산윤선도 고택에서 발견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