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정국으로 접어들면서 외환시장이 큰 폭으로 출렁인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무산으로 원·달러 환율이 추가 급등할 가능성이 크다는 미국 투자은행의 전망이 나왔다.7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전날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불발로 9일 원화 가치가 급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미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전망했다. BoA의 아시아 금리 및 외환 전략 공동 책임자인 아다르쉬 신하는 이날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할 수 있다고 말했다.그는 "탄핵 실패로 불확실성이 더 오랜 기간 지속될 것이기 때문"이라며 "경기가 좋지 않아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탄핵마저 불발해 원화가 급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어 "정치 불안뿐만 아니라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도 원화에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부연했다.앞서 지난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오후 3시30분 기준)은 전날 같은 시간보다 4원10전 오른 1419원20전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종가는 전날에 비해 크게 오르지 않은 선에서 마무리했지만 장중 한때 1429원20전으로 치솟는 등 변동폭이 극심했다. 주간 거래에서 1420원대 환율이 나타난 것은 2022년 11월 4일 이후 2년1개월 만에 처음이다. 앞서 비상계엄 선포 후 지난 4일 새벽 야간 거래에서 환율이 1442원까지 오른 바 있지만 야간 거래는 거래량이 적기 때문에 대표성을 띠기 어렵다는 평가다. 이번에는 주간 거래에서 1420원대로 치솟자 외환당국이 대규모 달러 매도에 나서며 시장에 개입한 것으로 풀이된다.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한덕수 국무총리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만나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단축을 위한 '질서 있는 퇴진' 로드맵 등 국정 수습 방안을 논의한다.회동은 8일 오전 11시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이뤄진다.한 총리와 한 대표는 '비상계엄 사태'로 총사퇴를 표명한 내각의 재구성 방향과 민생·경제 현안을 두고도 의견을 나눌 것으로 예상된다.한 대표는 전날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투표 불성립'으로 폐기된 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통령의 질서 있는 퇴진을 추진할 것"이라며 "대통령은 퇴진 시까지 사실상 직무 배제될 것이고 국무총리가 당과 협의해 국정운영을 차질 없이 챙길 것"이라고 말했다.한 대표는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전에도 한 총리와 만나 현안을 논의했다.한 대표는 한 총리에게 "민생 경제와 국정 상황에 대해 총리께서 더 세심하고 안정되게 챙겨주셔서 국민들이 불안하지 않게 해 달라"고 당부했다.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대국민담화에서 지난 3일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사과하며 "저의 임기를 포함해 앞으로의 정국 안정 방안은 우리 당에 일임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 '2선 퇴진'의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책임총리제'나 '임기 단축 개헌'이 거론된다.책임총리제란 국무총리에게 헌법에 보장된 국무위원 제청권과 각료해임 건의권 등을 실질적으로 행사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당 일각에서는 '임기 단축 개헌'도 거론된다. 대통령 5년 단임제를 4년 중임제로 바꾸는 임기 단축 개헌을 통해 윤 대통령의 자연스러운 퇴진을 논의하는 방향이다. 2026년 6월 지방선거
유부남인 사실을 숨기고 미혼 여성과 7∼8년간 교제하면서 100여차례에 걸쳐 1억여원을 받아 챙긴 4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부산지법 형사11단독 정순열 부장판사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8일 밝혔다.정 판사는 6개월 이상 A씨 소재를 확인할 수 없자 피고인 진술 없이 선고했다.법원이 인정한 범죄사실에 따르면 A씨는 2020년 3월부터 교제하던 피해 여성에게 "계좌가 모두 묶여서 일을 할 수 없다"며 "잠시 쓰고 갚을 테니 돈을 빌려달라"고 속여 모두 136차례에 걸쳐 1억3095만원을 받아 챙겼다.A씨는 금융기관에 많은 빚을 지고 있어 약속한 대로 단기간에 돈을 갚을 능력이나 의사가 없었다. 그는 지난 1월부터 진행된 재판에 단 한 번도 출석하지 않았고 선고기일에도 나오지 않았다.정 판사는 "피고인은 유부남인 사실을 숨기고 2015년께부터 미혼 여성인 피해자와 약 8년간 사귀면서 교제 막바지 2년여 동안 100차례 넘게 1억원 넘는 돈을 가로채 죄질이 상당히 불량하다"며 "피고인은 재판에 임의로 불출석하고 현재 소재 불명 상태에 있는 점, 다수 동종 범죄 전과가 있는 점, 피해자와 그 가족이 엄벌을 탄원하는 점, 대법원 양형 기준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법원은 구속영장을 발부해 A씨 신병을 확보할 예정이다.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