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공산당중앙위원회는 7일 당초 예정보다 하루 연장된 전체회의에서 5일
미하일 고르바초프 서기장이 제안한 새로운 당강령 초안을 표결로 승인하고
3일간의 회의일정을 모두 마쳤다.
중앙위는 또 10월에 개최될 예정이던 당대회를 6월말이나 7월초로 앞당기
기로 하고 당대회준비를 위해 3주뒤 중앙위전체회의를 다시 여는데 합의했다.
이에따라 고르바초프가 제안한 새로운 당강령은 조기 소집되는 당대회에서
최종 승인될 전망이다.
한편 비공개로 진행된 이번 중앙위 전체회의에서 참석자들은 6일밤 폐막될
예정이던 회의가 하루 연장된 것이 20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당강령초안에
대한 60인 심사위원회의 작업이 지연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관측통들은 당지도부의 회의연장 결정은 고르바초프가 제출한
당강령초안이 보수 개혁 양파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음에도 불구, 세부사항
에 관한 의견차이가 예상보다 컸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소련공산당내 보수 강경파로 꼽히는 정치국원겸 서기인 리가초프는 6일
연설을 통해 고르바초프에 정면으로 반발, 강력하게 비판했으며 같은 보수파
인 폴란드주재 소련대사도 고르바초프의 개혁안을 신랄히 비난했다.
특히 리가초프는 자신이 강력히 반대하고 있는 사유재산제의 도입여부를
국민투표에 부쳐줄 것을 요구, 많은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
졌다.
반면 니콜라이 리즈코프총리는 "다당제는 이미 존재하고 있으므로 이의
도입여부를 묻는다는 것은 이미 때늦은 일"이라고 말하면서 다당제도입결정
으로 소련사회의 역사를 바꿔 놓을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무부대변인 겐나디 게라시모프는 이번 회의로 고르바초프의 입지가 강화
될 것이냐는 질문에 "물론 그렇다"고 답하고 지난 4일 20만명의 시민이 급진
적 개혁요구시위를 벌인 사실은 고르바초프의 지도적 위치자체가 논의대상이
되지 않음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회의로 개혁파가 논의의 주도권을 장악한 반면 보수파들은
지방에서 대중의 압력으로 후퇴하고 있다고 말하고 보수파의 중앙위 축출등
당지도부개편이 뒤따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