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의 독재자 니콜라이 차우셰스쿠가 24년간의 철권통치 끝에 마침내
실각된 사실에 대해 미국과 소련을 포함한 동서양진영은 한결같이 환영을
표시했다.
정규방송 중간중간에 사태의 진전상황을 전하는등 관심을 두고 지켜본
각국은 루마니아의 민중들이 총부리와 탱크에 맞서 쟁취한 승리에
대해 찬사를 보내는 한편 원조를 아끼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루마니아 사태에 대한 각국의 반응이다.
<> 소련 - 미하일 고르바초프 서기장이 개회중인 인민대표회의에서
루마니아에서 차우셰스쿠가 쫓겨났다고 전하자 인민대표들은 박수를
보내면서 환영했다.
인민대표들은 고르바초프의 제안에 따라 채택한 결의문에서 "루마니아
인민들의 정당한 명분을 절대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200여명의 인민대표들은 의사당 로비에 있는 타스통신 모니타에 몰려
있다가 차우셰스쿠가 실각했다는 보도가 처음 들어오자 환성을 지르기도
했다.
브레미야 TV는 부카레슈티 중심가에 있는 광장에 모인 루마니아 국민들의
데모모습을 방영하는등 일찌기 볼수 없었던 보도자세를 보였다.
이번 사태를 서방세계에 보도하는데 앞장섰던 타스통신도 상세히
보도했는데 관계자들은 고르바초프의 개방정책이 아니었더라면 사실
자체가 알려지는데도 수개월이 걸리는 것을 물론 영원히 알려지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 미국 - 백악관은 "루마니아에서 독재의 엄청난 부담이 없어졌다"면서
환영하고 " 민주주의를 향한 전환이 평화롭게 진행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이어 " 미국은 루마니아와 관계개선을 희망하고 있다. 루마니아
가 만약 진정한 민주주의의 길을 걷는다면 미국은 지원과 함께 원조를
아끼지 않을 것" 이라고 밝혔다.
국무부는 "국민들이 엄청난 탄압에도 불구하고 승리를 쟁취했다"고
찬사를 보내는 한편 "루마니아의 개혁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 중국 - 차우셰스쿠를 지지해온 중국은 논평을 삼가하고 있는 반면
파리에 본부를 두고 있는 민주전선은 "부쿠레슈티에 불고 있는 역사의
바람은 조만간에 북경에도 불 것이다"고 말했다.
<> 헝가리 - 미크로스 네메스 총리는 헝가리계 주민들의 문제와 관련해
과거 양국의 관계가 좋지않았던 점을 상기시키면서 "마침내 화해할 수
있게 됐다. 역사적인 기회가 그냥 지나체게 할수는 없다"고 말했다.
<> 구공채 - 12명의 장관들은 "루마니아에 즉각 원조를 제공하는 한편
협력을 아끼지 않기로"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구공체는 또 "이같은 승리를 쟁취하기 위해 루마니아 국민들이
오랜 세월 동안 독재의 억압속에서 고생한 것은 물론 최근에는 무고한
시민이 학살을 당하는등 엄청난 댓가를 지불했다"고 지적했다.
<> 나토 (북대서양조약기구) - 맨프레드 뵈르너 사무총장은 "나토가
표명하고 있는 자유와 민주주의가 무엇인가를 잘 나타내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엘리자베드 2세 여왕과 노르웨이의 올라브 국왕은 10년전
차우셰스쿠에게 수여했던 귀족직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한편 지난 47년 공산주의 혁명으로 쫓겨나 현재 스위스에서 망명생활
중인 미카엘 전국왕은 제네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나는 현재도 국민들과
함께 있고 미래에도 변함이 없을 것" 이라고 다짐하고 합법적인 국왕으로
귀국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