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분단국가에 살고 있는 한국인들은 베를린 장벽의 와해소식을 선망과
좌절감으로 받아들였다.
독일에서의 급격한 변화가 전세계를 휩쓸고 있는 가운데 한국인들은 그들의
헤어진 가족을 볼 날이 아직은 멀다고 느끼고 있다.
한 운전사는 동독소식을 게재한 신문을 흔들어 보이면서 "동서독인들이 이제
자유롭게 만나고 있다. 여기서도 같은 일이 일어나야 한다"고 흥분했다.
한 영자신문은 사설을 통해 "독일사태는 비슷한 처지에 있는 우리들로 하여금
통일을 어떻게 이룰것인가를 생각하도록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과 독일은 너무나 많은 유사점을 가지고 있다. 쌍방은 2차대전 말기에
분단되었고 냉전의 긴장속에서 분단상태로 유지돼 왔다.
그러나 최근에 와서 독일은 급속도로 서로의 장벽을 개방하는 쪽으로 나아갔고
남북한은 서로의 벽을 더욱 굳게 만들고 있다.
동독인들이 대규모로 서독으로 넘어올때 한반도에서는 판문점에서 불규칙적인
접촉밖에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와 같은 판이한 대조속에서 한국인들은 중국이 남북접촉을 중재해 줄것을
기대했으나 천안문사태로 이 희망은 사라지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