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수출독려"하는 이름으로 업계에 수출쥐어짜기 강요를 해 수출
업체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상공부는 최근 연말마감을 앞두고 수출목표 달성을 위해
종합상사를 비롯한 각기업 수출단체 협회등에 강요에 가까운 수출독려 지시를
잇따라 내리고 있다.
**** 상공부, 종합상사/기업에 독려지시 ****
그러나 이같은 독려가 현재 각업계가 처한 어려운 현실을 외면하고 숫자
채우기에 급급한 어거지식인 경우가 많아 또다른 부작용을 낳고 있다.
더구나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수출은 이제 더이상 미덕이 아니다"라면서
채산성이 없는 수출은 더이상 드라이브를 걸지 않겠다는 태도를 취했던
정부가 또다시 상명하달식의 목표달성 지시를 내리는데 대해 업계는 조령구개
식 행정이라는 강도높은 비난을 서슴지 않고 있다.
**** 연말마감 앞두고 실적 "급급" ****
종합상사의 경우 최근 여러채널을 통한 정부의 수출목표달성 압력이 가해
지자 대부분 연말까지 휴일없는 비상근무체제에 들어갔다.
업체별로는 대우가 휴일을 전면 반납했고 삼성물산은 간부들의 휴일출근,
현대종합상사는 공휴일 정상근무제등을 각각 도입했다.
효성물산은 토요일 정상근무와 평일 출근시간을 한시간 앞당겼다.
그러나 이러한 비상근무제가 실제 수출에 도움을 주기보단 정부의 눈치를
살피는데 더 큰 의미를 두는데다 일부기업에서는 하급직원들의 반발도 상당히
거센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할판, 반덤핑제소등 부작용 우려 ****
자동차업계도 상공부의 빗발치는 수출독려에 정신을 못차리고 있다.
올해 이 업계의 당초 수출목표는 34억달러였다.
그러나 주요업체의 노사분규, 수출시장의 여건변화등으로 업계는 연말까지
잘해야 21억달러(34만대) 안팎의 실적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면 상공부는 최소한 24억달러는 채워야 한다고 강경지시, 현대자동차등은
요즘 미국시장에서 90년대 새모델의 할인판매까지 펼치고 있는 실정이다.
전자 철강 섬유업체들도 악화된 채산성에도 불구, 요즘들어 목표채우기식
실어내기수출에 자의반 타의반으로 나서고 있다.
전자업계의 경우 미국 EC등지의 저가수출이 반덤핑제소의 위험이 크다고
판단, 한동안 수출을 자제해 왔으나 최근 정부의 빗발치는 수출독려로 이같은
룰이 깨지고 있다.
**** 정책부재여실, 중장기대책 긴요 ****
또 철강은 가격을 고려하지 않은 밀어내기식 수출이 일본 미국시장을 대상
으로 성행하고 있다.
섬유업계도 이와비슷한 상황에 처해있다.
이밖에 조선업계에서는 한때 자취를 감추었던 건조중인 수출선의 선통관
방식이 정부의 지시로 다시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같은 밀어내기식 수출독려에 대해 업게관계자들은 "정부가 반덤핑
위협, 기업의 채산성악화, 해외시장 관리등의 측면을 고려하지 않고 눈앞의
실적에만 급급해 있다"고 지적, "이제는 내년이후의 수출을 걱정하는 중장기
대책마련에 나서야 할때"라고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