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돈이 생기면 은행에 맡겨놓는, 당연한일을 했을 뿐인데 훈장이라니
쑥스럽기만 하다"
31일 저축의 날을 맞아 국민훈장 목련장을 수상한 하선정(67.요리연구가)는
"더욱 알뜰히 살라는 뜻으로 알겠다"며 소탈하게 웃었다.
유명 요리학원을 운영하는 하씨의 현재 저축액은 11억9,700만원.
구좌도 25개에 이른다.
이처럼 거액의 예금을 갖고있는 하씨이지만 생활은 예나 지금이나 검소해서
아직껏 외식한번 제대로 안해 보고 집에서만 식사를 해왔다.
하씨가 은행을 찾기 시작한 것은 지난 60년부터.
수도사대가정과 1회졸업생으로 대학을 마치고 결혼까지 하고나서 54년 종로
2가에 요리학원을 차렸다가 1년도 못돼 남편을 교통사고로 사별하고 학원마저
불에 타버렸을때의 막막함이 저축의 중요성을 아주 비정하게 실감시켰기
때문이다.
이후 친정엘 갔다가 "시집귀신이 돼야한다"는 호통만 듣고 물러나와 시집
근처의 과수원에 딸아이와 함께 셋방을 살면서 막일을 통해 가까스로 돈을
마련, 요리강연을 시작해 돈이 조금 모이자 은행먼저 찾은것.
아직도 묵은 통장100여개가 남아 하씨의 저축열을 말해주고 있다.
하씨는 내년부터 2억원의 장학금을 운영하며 대학생들을 돕고 경기안성에
고아원을 설립, 그동안 모은 재산의 사회환원에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