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제과메이커로 발돋움한다는 전략아래 최근 해태제과와 해태음료
합병계획을 발표했던 해태그룹이 주총을 하루앞둔 28일 돌연 이를 번복,
파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해태제과는 합병계획 취소내용을 증시에 공시했고 이로인해 증권거래소에
의해 29일 하룻동안 주식의 매매거래 정지조치를 받았으며 앞으로 한달간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됐다.
이러한 제재조치는 당연한 귀결로 해태그룹에서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상황임에도 불구, 이미지 실추등 불이익을 감수하면서까지 취소결정을 내릴수
밖에 없었던 상황을 알아본다.
<>합병계획을 취소한 사유를 그룹측은 "대부분의 주주들이 이 계획에 이의를
제기, 부득이했다"고 밝히고 있다.
**** 1대1 합병에 기관투자가등 항의빗발 ****
지난 14일 합병공시이후 보름동안의 과정을 들어보면 해태제과에는 하루에도
몇십건씩 소액주주들의 항의/반대전화가 걸려왔다고 이 회사 관계자는 말하고
있다.
항의내용은 그룹측이 제과와 음료주식을 1대1로 합병한다는 방침에 반대
한다는 것으로 대부분의 경우 제과의 무상증자를 전제로 한 합병이어야만
한다는 식이었다.
이는 다시말해 금 1냥과 은1냥이 어찌 같을 수 있느냐는 논리로 해태제과
주식에 비중이 더 주어져쟈 마땅하다는 주장이다.
결국 주주들의 주장을 수용하자면 당초 1대1로 계획했던 제과주식과 음료
주식 합병비율을 1대2 또는 1대3으로 조정해야할 형편이다.
그러나 음료주식의 100%를 보유하고 있는 그룹측으로서는 음료주식을 평가
절하하면서까지 합병을 추진할수는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양사의 현재 재무구조를 비교할때 제과의 경우 흑자경영속에 기업내용이
건실한 상황이지만 전반적인 제과메이커들의 과당경쟁등으로 성장이 둔화된
단계에 접어들어 한계점을 드러내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반해 음료는 작년말을 고비로 겨우 적자경영을 면해 재무내용이 제과에
비길바가 못되는 상태지만 전반적인 음료부문으 성장세에 비춰볼때 앞으로의
전망은 제과보다 훨씬 밝다는 점을 감안, 쉽사리 음료주식을 평가절하할 수
없었던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 기관투자가들의 태도 직접적인 제동 요인 ****
<>그룹측이 양사합병을 포기한데에는 합병비율도 문제였지만 제과주식을 대량
보유하고 있는 기관투자가들의 태도가 직접적인 제동요인이었다는 소문이다.
현재 제과의 총발행주식 490만여주(자본금 245억원)중 약 57%인 279만여주를
보험회사 은행 단자회사 증권회사등 기관투자가들이 보유하고 있는데 이들
대부분이 합병에 반대의사를 표명, 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이다.
향후 전망이 밝은 음료와의 합병인데도 불구, 기관투자가들의 이같은 반대
의견에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
제과주식의 경우 주식시장에서 보통 하루평균 거래량이 1만-2만주정도로
거래가 활발치 않기 때문에 기관투자가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처분하기
까지는 짧게는 3-4개월, 길게는 6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린다.
따라서 그 기간동안 제과주식 매물이 잇달아 나오게되면 시세는 떨어질수
밖에 없다는 것.
때문에 기관투자가들은 합병을 계기로 합병시점의 오른 싯가로 일시에
주식을 처분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낼수 있는 매수청구권을 행사할 방침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태가 여기에 이르자 주식을 대량으로 매입해줘야 할 입장에선 그룹측으로
서는 자금사정등을 감안, 무리하게 합병을 추진할 수 없어 결국 합병계획은
완전 백지화시킬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관련업계에서는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