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력-경력 같아도 회사 따라 격차 ***
대기업에 다니는 A씨는 지난달 봉급을 58만원, 중소기업에 다니는 B씨는
43만원을 받았다.
두 사람은 똑같은 학력에 모두 8년 근무한 사람들이다.
비슷한 경력을 가진 사람들인데도 B씨는 A씨보다 23% (15만원)나 덜받고
있다.
작년엔 15% (6만원) 차이밖에 안되던 것이 올 춘투로 대기업쪽 임금이
중소기업쪽 임금보다 훨씬 큰 폭으로 올라 격차를 더 벌려놓았다.
그 뿐만 아니다.
A씨는 상여금도 연600%로 B씨의 300%보다 2배나 받고 각종수당도 더 받고
있다.
이런 것들을 종합해 보면 B씨는 A씨보다 35%이상이나 돈을 덜받고 일하고
있다.
*** 임금에도 부익부 빈익빈 ***
이런 사례는 이 두사람만이 겪는 것이 아니다.
대부분의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겪고 있는 현상이다.
같은 근로자들중에도 돈을 더 받는 사람과 덜받는 사람의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
임금에도 빈익빈 부익부의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런 추세는 이번 춘투후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임금격차는 우선 기업규모별로 나타나고 있다.
노동부가 최근 집계한 기업규모별 올해 평균임금인상률을 보면 이런 것을
알수 있다.
*** 100명이하의 영세업 임금인상률 10%도 못 미쳐 ***
종업원 1,000명이 넘는 대기업들은 평균 17.2%의 임금을 인상한 반면 500명
이상은 16.8%, 300명이상은 15.5%로 규모가 작을 수록 인상률도 낮은 것으로
나타나 있다.
100명이하의 영세업은 집계하지는 않았지만 인상률은 10%도 못미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기도 화성군에 소재한 종업원수 180명 규모의 기계부품업체인 대신기계는
아예 임금을 동결하기도 했다.
원래 중소기업은 대기업보다 임금을 덜 받아왔었다.
이런 현상은 여러가지 이유로 일어나고 있다.
우선 근로자들의 요구를 받아들일 여유가 그래도 대기업쪽에 더 많다는
것이다.
대기업들은 지난 3년간 지속되어온 3저의 덕으로 호황을 누려 내부적으로
상당한 부를 축적해 놓았다.
중소기업보다는 적어도 더 벌어들였다.
대기업은 또 생산원가에서 임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다.
반면 중소기업제품들은 원가에서 차지하는 노임비중이 높아 노임이
회사이익에 공헌하는 기여도가 높다.
그런만큼 노임을 올려줄 여유가 대기업만큼은 없다.
돈을 빌려쓰는 것도 그렇다.
대기업은 뭐니 뭐니 해도 급전을 빌려쓸 신용도가 중소기업보다는 나은
편이다.
임금인상몫을 꾸려나가기 위해 은행에서 돈을 빌려쓸 여유도 더 있고
사채시장에서 융통을 하는 것도 손쉬울수가 있다.
중소기업은 오히려 노사분규의 조짐만 보여도 자금줄이 막혀 버린다.
*** 숙련인력등 대기업 집중...임금구조 바꿔져야 ***
임금을 올려준 후에 그 후유증을 흡수하는 능력도 대기업이 낫다.
대기업은 그나마도 축적된 기술이 있고 연구개발 (R&D)에도 급히 투자해
제품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생산성을 올리는 작업도 할수 있다.
그러나 중소기업은 기술을 꾸어오기도 힘들고 R&D투자는 위험부담이
너무 많아 엄두도 못낸다.
제조업은 고용인수가 많아 다만 몇 %의 임금인상에도 신중하지만 서비스
산업은 고용인 개개인의 생산 또는 매출규모가 크고 전체 고용인수도
적어 근로자들의 요구를 수용하는데 융통성이 더 있다.
같은 제조업체간에도 고가품을 생산하는 업종과 저가품생산업종간의
임금차가 심해지고 있다.
비교적 호황을 누려온 철강 자동차 전자업종은 섬유 신발 타이어류등
에 종사하는 근로자보다 더 받고 있다.
특히 숙련을 요구하는 업종엔 고임금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이와같이 격차가 심해진 임금구조는 앞으로 사회에 많은 영향을 끼칠것
같다.
대기업은 그런대로 기능공을 구할 수 있지만 유리 봉제 안경테 금형
석재등 중소기업형제조업체는 42%나 일손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요즘은 더구나 너나 없이 둘만 낳고 교육열이 대단해 고졸이하 근로자수가
해마다 줄어들고 있어 중소기업의 구인난을 부채질하고 있다.
모기업과 하청기업간 밀월도 깨어질 것 같다.
대기업은 임금상승에 따른 부담을 하청기업에 떠 넘기려 하고 있다.
납품가격을 깎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하청업체근로자들은 모기업만큼 임금을 올려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게 된다.
조선 자동차에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제조업 중심의 산업기반이 흔들릴 수도 있다.
제조업의 임금수준이 상대적으로 다른서비스업에 비해 낮게되면 공장을
찾는 근로자도 줄어들게 된다.
제조업중에서도 고부가가치상품을 만들어 그런대로 임금수준을 유지하는
회사만 남게 된다.
그 보다는 이제 중소기업과 대기업간의 거리가 멀어지고 중소기업은
날이 갈수록 더 천대를 받게될 수도 있다.
이제 근로자의 세계에도 새로운 귀족과 서민층이 자리잡게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