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산국가에서도 효과적으로 활용 ****
자본주의 경제사회에서 가장 자유 경쟁적인 성격을 띠고 있는 선물시장을
오늘날 소련 중국 헝가리등 일부 공산주의 국가들이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
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의 정책당국과 기업들이 주목해야 할 중요한
사실이다.
런던금속거래소(LME)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75년께부터 런던에
관리를 비밀리에 파견, 상주시키면서 자국의 동 은등 비철금속의 수출입
실무거래를 LME시장의 선물거래에 연계시키는 소위 헤징(Hedging)을 하고
있다.
**** 수출소득/수입비용 사전 고정 ****
급격한 국제시세의 변동에 따른 재정상의 손실을 회피하면서 수출로
인한 소득과 수입에 소요되는 비용을 사전에 고정시키고 있는 것이다.
수교전 한국과 헝가리간의 무역거래에서도 이같은 예를 찾을 수 있다.
지난 83년 한국의 (주)선경과 헝가리 국영알루미늄사간 알루미늄 직수입
계약이 체결됐을 때 계약방식을 LME 가격연동의 가격미결정방식(매매물량,
선적시기와 C&F, 한국의 프리미엄만을 결정하고 실제 매매단가는 선적 당시
또는 선적 전후의 LME 현물가격 또는 선물가격을 기준으로 후일 결정하는
계약방식)으로 계약단가를 결정한 사실은 공산주의 국가들도 선물거래기법을
실물거래(수출입무역)에 활용하고 있음을 확인시켜 주는 사실이다.
**** 국제시세 변동 따른 손실방지 ****
소련은 세계 최대의 곡물수입이자 세계 최대의 금생산국이다.
소련이 곡물수입에 소요되는 외화를 벌어들이기 위해서는 금을 서방세계에
판매해야 한다.
소련이 취리히 뉴욕 런던등의 금 실물시장에 판매자로 등장한다는 소식은
전세계 금시장을 자극하며 금의 국제시세를 하락시킨다.
소련이 곡물을 수입한다는 정보는 곡물의 국제시세를 높이고 실제로도
소문이 나기전보다 높게 수입단가가 결정된다.
사회주의국가의 맹주인 소련으로서도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꽃인 선물거래가
고맙기 그지없다.
서방세계의 선물시장이 이와같은 소련의 난제들을 해결해 주기 때문이다.
89년 5월현재 소련의 고위 경제정책당국자가 90년 3월에 미국으로부터
소맥을 수입하고 수입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보유하고 있는 금을 매도하기로
정책을 입안한다고 가정하자.
소련관리는 90년 3월물 CBOT(시카고상품거래소) 소매가격을 참고로 해서
필요한 외화금액을 산출하고 90년 2월물 COMEX(뉴욕상품거래소) 금가격을
기초로 해서 금의 매각물량을 결정한다.
**** 헤징을 통해 미래손실 방지해 ****
89년 5월현재 90년 1/4분기중 소련의 금매각과 소맥수입계획은 소련관리의
흉중에만 있고 서방세계의 금전문상인들이나 미국등 곡물수출국들은 알지
못한다.
소련관리는 비밀리에 선물거래브로커를 통해서 2월물 금의 쇼트포지션
(선물매입)을 취해 놓는다.
세월이 흘러 90년 2월에 소련이 금을 판매하고자 런던 취리히 뉴욕의
금실물시장에 실제로 등장해서 매입자를 물색한다.
소련에서 금이 출하된다는 소식은 즉시 세계의 금시장을 자극해서 국제
시장의 금가격을 떨어뜨린다.
89년 5월에 소련관리가 취해 놓은 금의 쇼트포지션은 90년 2월에는 현물화
되었다.
즉 실제로 물량을 인도하고 약정된 대금을 받거나 또는 인도일이전에
쇼트커버링(재매입)해서 차액을 청산해야만 하는 입장에 처해진 것이다.
소련에서 금을 판매한다는 소식이 금가격을 떨어뜨렸기 때문에 소련이
쇼트커버링을 한다면 비싼 가격으로 판매한 것을 후일 싼가격으로 재매입한
것이 된다.
결과적으로 소련은 그 차액만큼의 이익을 획득하게 된다.
소맥수입대금이 필요한 소련은 금의 실물가격이 떨어졌지만 그 가격에
실물시장에서 금을 판매해야만 한다.
89년 5월 금의 판매계획 입안당시보다 싼 가격으로 판매했기 때문에 그만큼
손해를 보았지만 그 손해액은 선물거래(쇼트커버링)를 통한 이익금과 그
금액이 엇비슷하게 되고 선물거래에서 발생한 이익이 금의 실물판매에서
초래되는 손실을 보상하게 된다.
선물거래와 실물거래를 연계시킬 때 소련은 금의 가격하락에도 불구하고
89년 5월의 계획수립당시에 목표했던 만큼의 외화를 차질없이 조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런 조작이 뒤에 설명하게 될 매도헤징(Short Hedging)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