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목사/이영희/유원호씨 오늘 검찰에 송치 ***
*** 재일정치공작원 정경모 배후서 치밀 조종 ***
문익환 목사일행의 입북사건을 수사해온 국가안전기획부는 2일 상오
국가보안법위반혐의로 구속돼 안기부에서 조사를 받아온 문목사와 중원
엔지니어링 대표 유원호씨, 한양대교수 이영희씨 (한겨레신문 논설고문)등
3명을 검찰에 송치하고 그 동안의 수사결과를 종합 발표했다.
안응모 안기부 제1차장은 이날 발표를 통해 "이번 사건은 북한의 지령을
받은 재일 북한정치공작원 정경모씨 (65)가 국내 연락공작원으로 포섭한
유원호씨와 사전모의, 지난해 9월부터 문목사등의 밀입북을 치밀한 계획하에
추진해온 북한의 정치공작임이 드러났다"고 밝히고 "안기부는 이에따라
구속수사를 받아온 문목사일행을 검찰에 송치하는 한편 문목사의 친동생인
평민당 수석부총재 문동환의원과 문목사의 장남인 호근씨등을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정씨를 형법상의 간첩죄와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기소중지했다"고 말했다.
*** 황석영씨 주장, 북한공작 일환 ***
안기부는 "입북일정을 마친뒤 현재 일본에 체류중인 작가 황석영씨는
정씨가 "민예총"대표로 선정, 친북일본인인 "야스에 료스께"를 앞세워
입북시킨 사실이 드러난 만큼 "여당당직자와 안기부담당자의 사전 허락하에
입북했다"는 황씨의 주장은 내부교란을 노린 북한공작의 일환으로 보이며,
이에따라 안기부는 황씨를 기소중지자로 처리해 입국하는대로 구속,
밀입북진상을 철저히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 일본당국에 수사협조 요청 ***
안기부는 또 문목사일행의 입북사실을 사전에 알고 있었던 문목사의 부인
박용길씨등 37명에 대해서는 조사결과 죄질이 경미하고 정상참작의 여지가
있어 훈방하는 한편 재일북한공작원 정씨와 황석영씨의 입북을 주선한
일본인 "야스에 료스께"씨등에 대해서는 일본당국에 수사협조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 김대중/김영삼 야당총재 사전방북사실 알아 ***
안기부는 이에 앞서 문목사에게 여비조로 300만원을 준 평민당 김대중
총재를 상대로 지난 1일 하오 서울가든호텔에서 참고인조사를 벌였으며,
지난 23일에는 평민당 부총재 문의원과 유원호씨를 민주당 김영삼총재에게
소개했다는 김덕용의원등을 조사, 이들에 대한 사법처리문제는 안기부와
검찰의 보강수사후에 결정키로 했다.
정씨는 같은해 12월 18일 유씨로부터 문목사의 입북수락편지를 건네받은뒤
지난 1월17일부터 10일동안 입북, 문목사의 입북방법과 체북일정등을
논의한뒤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장 명의의 초청장을 갖고 일본으로 돌아와
유씨를 불러 이 초청장을 문목사에게 전달토록 했으며 이어 2월26일
"문목사의 입북에 따라 물의가 발생할 경우 정치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야당을 끌어들이고 통일운동에 대한 지지력을 확보하기 위해 평민당
김대중총재, 민주당 김영삼총재, "전민련"공동대표 이부영씨, 고문 백기완
씨에게 이 사실을 사전통보하라"고 지시했다.
문목사는 김총재와의 면담이 끝난뒤 김총재가 여비조로 주는 10만원권
자기앞수표 30매 (300만원)를 받은 것으로 안기부 조사결과 밝혀졌다.
문목사는 이어 동생인 문부총재에게 "통일원장관과 사전절충할 경우
출국자체를 저지당할 가능성이 크니까 말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일단
동경에 도착한뒤 2-3일후에 상황을 봐서 전화로 연락을 하겠다"고 자신의
의사를 전했으며, 이어 3월19일 상오11시께 서울 힐튼호텔 커피숍에서
"전민련" 공동의장 이부영씨, 통일분과위원장 이재오씨, 고문 백기완/
계훈제씨등을 만나 입북계획을 알렸다.
문목사는 이어 출국직전인 3월20일 유원호씨에게 전화를 걸어 "민주당
김영삼총재를 만나 입북계획을 알릴 것"을 부탁, 유씨는 같은날 하오
3시30분께 민주당사에서 김총재를 만나 "정부승인은 받지 못했지만
오늘 오후 문목사가 평양에 가기위해 일본으로 출국했다. 나도 평양에 가게
돼있어 민주당에 누를 끼칠까봐 탈당계를 써 왔다"며 미리 준비한 탈당계를
제출하려 했다.
이에 김총재는 당혹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며 "지금 정부승인도
받지 않고 가면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 하기야 각계각층의 사람이 가서
대화를 나룰 수만 있다면 좋겠지. 당신을 개인자격으로 가는데 별문제가
있겠느냐"며 탈당계를 받지 않고 "잘 다녀오라"는 인사를 했다는 것이다.
문목사는 이어 3월25일부터 4월3일까지 10일동안 북한에 머물면서 각종
연설, 성명발표등을 통해 팀스피리트 훈련 반대, 정치군사회담과 다방면의
교류접촉실현을 주장하는등 북한의 통일전선전략에 동조한 사실과 관련,
지난 13일 김포공항 입국현장에서 국가보안법위반 (지령탈출/잠입/회합
/통신/이적단체찬양/고무/동조)혐의등으로 구속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