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는 원화절상에도 불구, 수출단가상승으로 인해 무역수지흑자규
모가 오히려 확대됐으나 올들어서는 지속적인 원화절상이 가격경쟁력에 미
치는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남에 따라 수출증가세가 급격히 둔화되고 있다.
22일 한은이 발표한 지난해의 무역수지및 교역조건 동향에 따르면 작년의
경우 환율절상 초기에는 수출단가도 상승하고 이에따라 가격경쟁력이 약화
되는 효과가 미처 수출물량에는 나타나지 못하기 때문에 수출이 오히려 일
시적으로 늘어나는 이른바 역J커브현상의 영향으로 무역수지흑자규모가 87
년의 62억6,100만달러에서 88억8,600만달러로 41.9%나 늘어났다.
특히 작년 2/4분기에는 수출단가상승률이 14.8%로 수출물량증가율 (5.4%)
을 앞선데 이어 3/4분기와 4/4분기에도 15.8%대 13.1% 및 14.1%대 11.7%로
수출단가상승률이 계속 물량증가율을 웃돌았다.
이에따라 작년 전체의 수출단가상승률은 13.6%로 물량증가율 13%에 비해
0.6%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연간수출단가상승률이 물량증가율을 앞
선 것은 제2차 석유파동으로 원자재값이 급등한 지난 79년을 제외하고는 한
은이 교역조건 통계를 내기 시작한 63년이래 처음있는 일이다.
지난해 수출단가상승률이 이처럼 높았던 이유는 국내 수출업체들이 원화
절상에 따른 채산성악화를 수출단가인상으으로 상당부분 보전했기 때문인데
미달러화에 대한 원화가치의 상승률은 작년한햇동안 평균 12.6%로 수출단가
상승률을 1%포인트 밑돌았다.
그러나 작년 4/4분기에는 원화절상률이 14.9%로 수출단가상승률보다 0.8%
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나 원화절상분을 수출단가에 전가시키는 것도 한계
에 달했음이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