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프랑스는 9일 개막되는 동서군축회담에서 동서 양진영이 유럽배치
단거리 핵무기 철거문제를 논의하자는 바르샤바조약군측의 제안에 냉담한 반
응을 보였다.
제임스 베이커 미국무장관은 7일 예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 소련 외무장관과
회담을 마친후 기자들에게 이번 군축협상에서 핵미사일을 포함시키자는 소련
측 주장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또 롤랑 뒤마 프랑스 외무장관도 핵무기는 "대채할 수 없는 전쟁억지력"이
라고 전제하고 신뢰할 수 있는 방어체제의 유지 및 무기현대화는 필수적인 것
이라고 말해 소련측의 그같은 제안에 관심이 없음을 시사했다.
앞서 셰바르드나제장관은 지난 6일 이번 군축회담 참석차 빈에 모인 동서35
개국 외무장관 회담에서 유럽배치 재래식 무기의 감축제의와 함께 사정480km
이하인 단거리 핵미사일의 완전철거에 관한 협상 개시 이전에 동서독 및 체코
의 대부분지역에서 이들 무기를 철수시키자고 제안했었다.
그의 이같은 제의와 관련,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수개 회원국 외무장관
들은 각기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이는 나토가 서독배치 단거리 핵무기 현대화문제를 둘러싸고 장기간 진통을
겪을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다.
서방관리들은 소련의 이번 제의가, 서독에 배치된 노후한 미핵무기의 조속
한 현대화를 주장하는 미국측 요구에 점차 거부감을 표시하고 있는 서독을 겨
냥하는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