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나온 게 행운"…북한 방문한 여행가가 털어놓은 공포
입력
수정
193개국 누빈 여행가 "北, 차원이 다른 통제"
인터넷·이동 전면 제한…"자유 거의 없어"
4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예프센은 27세에 유엔 가입국 전 국가를 여행한 최연소 기록을 세운 인물로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북한 여행 당시 경험을 상세히 공개했다.
예프센은 "그동안 여행을 다니며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등 위험 지역도 여러 차례 여행했지만, 북한만큼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생활 환경과 통제 시스템을 두고 "세계에서 가장 살고 싶지 않은 나라", "자유가 거의 없고 대기질도 최악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북한에서는 인터넷 접근과 이동이 철저히 제한돼 있으며, "사소한 행동 하나가 곧바로 구금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제의 사건은 북한 국가 지정 안내원들의 시야에서 잠시 벗어난 순간 벌어졌다. 예프센과 동행한 인물 한 명이 여행 동료의 유골을 몰래 뿌리는 장면을 영상으로 촬영한 것이다.
안내원이 이를 금지했음에도 유골 일부를 바닥에 뿌리자, 예프센은 과거 '오토 웜비어' 사건처럼 단순한 행동 하나로도 중형이 내려졌던 사례가 떠올라 구금 가능성을 심각하게 우려했다고 전했다.
이후 동행인은 '친애하는 지도자에게 보내는 사과문'을 제출한 끝에 출국 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출국 과정에서도 공항 직원들이 "국가를 오염시켰다"고 비난하며 두 사람을 둘러싸는 등 긴박한 상황이 이어졌다는 게 예프센의 설명이다.
그는 "외국인을 가두면 국제적 주목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우리에게 유리하게 작용한 것 같다"며 "살아서 나올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라고 말했다.
예프센이 언급한 오토 웜비어는 실제로 북한에서 경미한 행위로 중형이 선고된 대표적 사례다. 미국인 대학생이었던 웜비어는 2016년 평양 호텔에서 선전물을 가져가려 한 혐의로 체포돼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고, 17개월 만에 혼수상태로 송환된 뒤 사망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