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자민당 총재 출마 고이즈미 "소득세 공제 확대"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
다음달 4일 자민당 총재 선거 출마

물가·임금 상승에 소득세 공제 확대
2030년 평균 임금 100만엔 인상

"한·일 관계 진전 희망"
야스쿠니 참배는 "적절히 판단"
사진=AFP
일본 집권 자민당 새 총재 유력 후보로 꼽히는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44·사진)이 20일 총재 선거 출마를 공식 표명했다. 그는 물가와 임금 상승에 맞춰 소득세 공제를 확대하겠다고 공약했다. 2030년까지 평균 임금을 100만엔 올리겠다는 목표다.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민이 요구하는 안심과 안전을 실현하는 정당으로 자민당을 재건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 선두에 설 결심으로 총재 선거에 도전한다”고 덧붙였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 도전이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차남인 그는 젊은 나이와 매력적인 외모, 무파벌 경력과 거침없는 언변 등으로 인기가 높다.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상과 함께 이번 선거에서 ‘양강’으로 평가된다.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물가 대책과 사회보장제도 개혁을 놓고 야당에 정책 협의를 촉구한다고 발언했다. 그는 “정권의 틀에 대해 논의를 깊게 하겠다”며 연립 확대를 모색할 의향을 내비쳤다. 자민당은 현재 공명당과 연립 정권을 이루고 있지만, 작년 중의원(하원)에 이어 올해 참의원(상원) 선거에서도 과반 의석을 잃으며 ‘소수 여당’이 됐다. 정권 운영에는 야당의 협력이 필수다.

그는 물가 대책과 관련 “모든 선택지를 배제하지 않고 정당 간 협의를 진지하게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감세 등 가계 지원을 요구하는 야당을 고려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그러나 자민·공명당이 참의원 선거에서 공약한 전 국민 1인당 2만엔 현금 지급에 대해서는 부정적 여론을 언급하며 “하고 싶어도 어렵다”고 말했다. 대신 소득세 공제 확대 등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5년 뒤 평균 임금을 100만엔 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외교·안보는 미·일 동맹을 토대로 우호국과 협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의 2%로 늘린다는 기존 목표는 착실히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경제안보 측면에서 반도체와 희토류는 ‘강인한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농림수산상으로서 농업 정책에도 중점을 둔다. 쌀 농가가 소득 감소를 염려하지 않고 증산에 나설 수 있도록 안전망을 마련할 것이란 설명이다.

한·일 관계에 대해선 전진을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은 국제사회의 다양한 과제 대응에서 파트너로서 협력해가야 할 중요한 이웃 나라”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상 차원에서도 셔틀 외교를 계속하고 정상 간 신뢰 관계를 구축해 양국 관계를 한층 더 진전해가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총리에 취임할 경우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적절히 판단할 것”이라고만 답했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줄곧 참배했다.

자민당 총재 선거는 다음달 4일 치러진다. 내각제인 일본에선 통상 다수당 대표가 총리가 되며, 현재 제1당은 자민당이다.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이 당선되면 역대 최연소 자민당 총재가 된다. 총리 지명 선거는 다음달 하순 치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여소야대 상황이지만, 현재 야당의 결집이 어려워 자민당 총재가 새 총리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