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대선 패배 승복…"국민의 선택 겸허히 수용" [영상]

이준석 "선거 책임은 제 몫"

대선 후보들, 선거 결과 승복

보수층 결집 기대했던 국민의힘
득표율 격차 커…당 입지 축소
새 정부 견제 목소리 약화 우려

두자릿수 득표 실패한 개혁신당
단일화 실패 책임론엔 선 그어
"보수가 혁신에 임했어야 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4일 오전 1시35분께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국민의 선택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며 21대 대선 결과 승복 메시지를 냈다. 그는 “당선되신 이재명 후보님, 축하드린다”며 “대한민국은 어떠한 위기에 부딪히더라도 국민의 힘으로 위대한 전진을 계속해왔다. 부족한 저에게 과분한 성원을 보내주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 다만 막판 보수 결집에 힘입어 지지율이 역전되는 ‘골든 크로스’까지 기대한 국민의힘은 당의 운명을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게 됐다. 두 자릿수 득표율 달성에 실패한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일찌감치 낙선 인사를 통해 “야당의 역할을 꾸준히 하겠다”고 밝혔다.

◇탄식 터져 나온 개표상황실

김 후보는 전날 오후 8시 지상파 출구조사 결과 직후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이후에도 개표 상황을 좀 더 지켜보겠다며 서울 봉천동 자택을 지켰다. 그러나 개표율이 80%가 넘어간 시점에서 이재명 대통령 당선이 확실시되자 당사로 향해 대선 결과 승복을 알렸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4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대선 패배 승복 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앞서 출구조사 결과를 받아 든 국민의힘은 예상보다 큰 표 차이에 망연자실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개표상황실에는 투표 종료 30분 전인 오후 7시30분께부터 당 상징인 붉은색 점퍼를 입은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지도부가 속속 도착했다. 입장할 때 별다른 대화를 하지 않은 지도부는 착석한 뒤 두 손을 모은 채 TV 화면만 바라봤다. 안철수·나경원 공동선거대책위원장 등은 모두 입을 꾹 다문 채 무거운 표정으로 화면만 뚫어지게 바라봤다. 고개를 떨구거나 탄식하는 의원도 적지 않았다. 10여 분 뒤 권성동 원내대표와 윤상현 당 공동선대위원장, 박대출 사무총장, 김기현 의원 등은 상황실을 말없이 빠져나갔다. 출구조사 직후 나 위원장은 “당내 혼란으로 뒤늦게 선거운동을 시작했고, 좋은 후보를 알릴 시간이 부족했던 점이 아쉽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이 높은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앞으로 국민의힘 입지가 더욱 축소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각종 논란에도 불구하고 더 높은 득표율이 나온 것은 그만큼 전 정부와 국민의힘 심판론이 컸다는 의미”라며 “다만 출구조사보다는 득표율 격차가 줄어들어 야당으로서 견제 목소리는 낼 수 있는 수준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3일 국회 의원회관 개표상황실에서 낙선 인사를 하고 있다. 강은구 기자

◇출구조사 직후 승복한 이준석

이준석 후보는 “선거 결과와 그 책임은 모두 저의 몫”이라며 출구조사 직후 자신의 첫 대선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전날 오후 9시30분께 국회 의원회관 당 개표상황실을 찾은 이 후보는 “계엄과 탄핵 사태로 많은 국민께서 힘들어하셨을 것”이라며 “이번 선거를 통해 혼란이 종식되고 다시 한번 대한민국이 도약했으면 좋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국민을 통합하고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해 세심하고도 적확한 판단을 해주기를 기대한다. 개혁신당은 앞으로 야당으로서 꾸준히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했다.

다만 단일화 실패에 따른 책임론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당 개표상황실을 방문하기 전 경기 화성 동탄 자택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처음부터 단일화를 고려한 바 없다”며 “선거 결과를 보면 보수가 단일화보다는 혁신에 임했어야 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정상원/이슬기/안시욱 기자 top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