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위플래쉬'에 영감을 준 드러머 버디 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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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e] 이봉호의 원픽! 재즈 앨범
재즈 드러머 버디 리치(Buddy Rich)의
인생이란 우연한 만남과 이탈의 연속이다. 만남의 시간이 길어지면 인연이 되고, 만남의 시간이 멈추면 인연이라는 물체는 궤도를 이탈한다. 이러한 삶의 규칙은 앤드류에게도 예외가 아니었다. 아무런 예고없이 그에게 음악 선생이라는 인물이 나타났다. 앤드류 앞에 나타난 플레쳐는 최고의 음악학교인 셰이퍼 음악원에서 밴드 지휘자이자 선생으로 활동하는 인물이었다.
이번 칼럼에서는 재즈 드러머 특집을 준비했다. 1917년 뉴욕 브루클린에서 태어난 버디 리치는 재즈 드럼의 역사에서 빈번하게 언급되는 뮤지션이다. 1987년에 세상을 떠난 그는 앤드류의 롤 모델로 등장한다. 대부분의 음악가처럼 버디 리치는 극장에서 보드빌 공연 사업을 했던 아버지 로버트 리치로부터 환경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당시 극장 연주자석에 배치했던 드럼 세트가 버디 리치의 인생을 바꿔놓는다.
어린 시절의 유명세는 그에게 스타성과 안하무인적인 성향을 동시에 안겨주었다. 10대 시절부터 미국과 호주 등지에서 순회공연을 펼쳤던 버디 리치는 정상적인 학교생활이나 교우관계를 경험할 수가 없었다. 그렇기에 마이클 잭슨처럼 또래 청소년이 겪어야 했던 다양한 삶의 궤적과는 다른 공간에서 부유해야만 했다. 그런데도 그는 꾸준히 재즈맨이라는 직업을 고수했다.
<위플래쉬> 감독이자 재즈광인 데이미언 셔젤은 버디 리치의 인생에서 앤드류와 플레쳐의 모습을 함께 떠올렸을 것이다. 영화에서 확장성은 열린 결말에 못지않게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위플래쉬>를 단순히 음악영화로만 접근한다면 작품의 확장성을 고려하지 못한 방식일 것이다. 영화처럼 우리는 사회 곳곳에서 끊임없는 노력과 정열을 강요당한다. 열정 페이의 결과물인 번 아웃 현상이 대표적인 예다.
소개하는 버디 리치의 앨범은 1955년에 발표했던 [Buddy And Sweets]다. 그는 빅 밴드 형식의 앨범을 주로 발표했지만, 특유의 화려한 드럼 애드리브를 즐기기 위해서는 소편성의 음반이 제격이다. 본 앨범의 라인업은 해리 스위츠 에디슨(트럼펫), 지미 로울스(피아노), 바니 케셀(기타), 존 시몬스(베이스)다. 버디 리치는 1980년도에 버클리 음악 대학에서 명예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봉호 문화평론가
[버디 리치 - Yellow Rose Of Brookly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