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자기부상열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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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바퀴를 발명하기 전 운송도구로 활용한 것은 나무썰매일 것으로 학자들은 추정한다. 가축들이 나무썰매를 끄는 흔적은 여기저기서 발견된다. 하지만 나무썰매가 진흙길이나 비탈길에서 제대로 움직이지 않자 사람들은 썰매 끝에 나무 굴림대를 받쳐 활용했다. 피라미드에 쓰인 거대한 대리석도 굴림대를 이용해 운반됐다. 원판 형태의 바퀴 발명은 물론 이런 굴림대의 연장이었다. 기원전 5000년쯤 발명된 바퀴는 불, 종이 등과 함께 인류 역사를 바꾼 발명품으로 꼽힌다.



바퀴 다음으로 인류가 생각해낸 것은 지표면에 닿지 않고 공중에서 달리는 것이었다. 비행기도 그런 생각의 결과다. 하지만 자석의 밀쳐내는 힘과 초전도체의 특성 등이 연구되면서 그 동력으로 달릴 수 있다는 생각이 현실화되기 시작했다. 이런 아이디어에 의해 개발된 것이 바로 자기부상열차다. 차량에 있는 초전도 자석이 지상 레일에 깔려 있는 코일 위를 지나면서 코일을 전류가 흐르는 자석으로 변화시킨다. 차량의 자석과 코일 자석이 서로 밀치면서 차량을 앞으로 보내는 원리다. 이런 시스템은 바퀴가 갖는 단점, 즉 소음과 진동, 마모 등으로 인한 손상을 줄일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그래서 각국이 자기부상열차의 실용화에 매달렸지만 아직은 보편적 교통 수단으로 쓰이지 못하고 있다. 그만큼 기술이 어렵고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워서다. 무엇보다 기존의 레일을 교체하고 코일 레일을 다시 깔아야 한다. 그래서 영국 독일 등 유럽국가들은 일찌감치 자기부상열차 계획을 세웠으면서도 실용화는 하지 못했다. 초고속열차의 보급도 자기부상 열차에 대한 관심을 줄인 요인이었다. 다만 중국은 상하이 푸둥에서 도심까지 30㎞구간을 7분 만에 달리는 자기부상열차를 운행 중이다. 일본도 나고야에 도시형 자기부상열차를 운행하고 있다.



국내 최초의 자기부상열차가 엊그제 시범운행에 들어갔다. 인천공항에서 용유도까지 6.1㎞를 달린다. 8개월간 해당 구간에서 시운전을 한 뒤 본격 운행할 예정이다. 한국이 자기부상열차를 국가 대형연구과제로 설정한 지 10년 만이다. 흥미로운 것은 그 사이에 KTX가 보편적 교통 수단으로 자리잡았다는 점이다. KTX는 전기를 구동력으로 하는 바퀴시스템이다. 어떤 미래학자는 바퀴시대의 종말이 미래 사회의 가장 큰 충격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바퀴 문명이 언제 사라질지 궁금하다.



오춘호 논설위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