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뉴스 메뉴를 만들어보세요.
05:00
英 연구팀 "다른 호모 종, 현생인류와 경쟁에 밀려 멸종했을 가능성" 종(種)간의 경쟁은 새 종 출현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으나 인류의 조상인 호모(Homo) 종 진화에서는 종간 경쟁이 종 분화(speciation)를 촉진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로라 반 홀스타인 박사팀은 18일 과학 저널 네이처 생태학 및 진화(Nature Ecology & Evolution)에서 오스트랄로피테쿠스부터 호모 사피엔스까지 호미닌(hominin. 고생인류) 종들의 출현과 멸종을 분석, 종간 경쟁이 호모 종 분화를 촉진했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결과는 500만년에 걸친 호미닌 진화에서 경쟁이 새 종의 출현 속도를 높이는 요인이 됐음을 처음으로 밝힌 것이라며 이는 인류 계통의 종 형성 패턴이 다른 어떤 척추동물과도 달랐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광범위한 척추동물 연구들은 기후와 종간 경쟁이 종 분화와 멸종에 중요 요인이었음을 시사하지만, 지금까지 호미닌 종 분화와 멸종 연구는 주로 기후변화의 영향에 초점이 맞춰졌고 종간 경쟁의 영향에 대한 관심은 적었다. 반 홀스타인 박사는 "그동안 종간 경쟁이 인류 진화 나무 형성에 미친 영향은 무시돼왔다"며 "기후가 호미닌 종에 미친 영향도 한 부분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른 척추동물에서는 생태학적 '틈새'를 채우기 위해 새 종이 진화하고, 자원(먹이 등) 틈새가 채워지면 경쟁이 시작돼 새 종의 출현은 줄고 경쟁이 심해지면서 멸종하는 종이 나오게 된다고 말했다. 그 예로 다윈의 핀치새는 견과류를 먹는 큰 부리와 곤충을 먹는 작은 부리를 가진 새로 진화하는 등 종 분화가 일어나다가 경쟁이 시작되면 새로운 핀치새는 나타나지
05:00
복지부, 진료지원간호사 역량 높이기로…오늘부터 시범교육 후 '정규화' 전공의 이탈에 따른 의료 공백 사태가 길어지면서 치료받을 병원을 찾아 헤매다가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현장 점검 등을 통해 자세한 사망 원인을 더 따져봐야 하지만, 환자들 사이에서는 '응급실 뺑뺑이'가 사고의 한 배경이 된 게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된다. 정부가 진료보조(PA) 간호사의 업무 역량을 높이는 등 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한 대책을 시행하는 가운데, 의료계는 전공의 이탈을 부른 의대 증원 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외치고 있다. ◇ 의료진 부족해 진료 거부…환자 사망사고 잇따라 18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31일 오후 4시 9분께 경남 김해 대동면에서 밭일을 하던 60대 A씨는 가슴에 통증을 느껴 119에 신고했다. 당시 소방당국은 경남지역 등에 있는 병원 6곳에 10번가량 연락을 했지만, 의료진 부족 등을 이유로 모두 거절당했다. A씨는 당일 오후 5시 반이 가까워진 시각에야 부산의 한 2차 병원으로 옮겨진 뒤 각종 검사를 거쳐 대동맥박리 진단을 받았다. 이에 긴급 수술을 할 수 있는 병원을 30분가량 알아본 끝에 부산의 한 대학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같은 날 오후 10시 수술을 준비하던 과정에서 숨졌다. A씨의 딸은 "어머니가 빨리 수술받았다고 해서 무조건 살았을 것이라고는 장담할 수 없으나 이번 의료 공백으로 인해 혹시 모를 생존 가능성을 저버린 것은 아닌지 원통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달 11일에도 부산에 사는 50대가 급성 대동맥박리 진단을 받은 뒤 병원 10곳 이상에서 진료가 어렵다는 이유로 수용을 거부당한 끝에 사망했다. 대한응급의학회는 대
05:00
국민의힘은 18일 오전 상임전국위원회를 열어 4·10 총선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와의 흡수 합당 절차에 착수한다. 당 전국위원회 의장인 이헌승 의원은 전날 국민의미래와의 흡수 합당 결의안을 의결할 전국위원회를 열기 위해 상임전국위를 소집한다는 공고를 냈다. 상임전국위 회의는 온라인으로 열린다. 여기서 ARS(자동응답시스템) 투표를 통해 전국위 소집을 의결한다. 이어 22일께 전국위를 열어 다시 ARS 투표를 통해 흡수 합당을 의결한다. 이후 양당 수임 기구가 합동회의를 개최하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하면 합당 절차가 마무리된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미래는 지난 16일 당선인 총회를 열어 합당을 결의한 바 있다. 22대 총선의 여당 소속 당선인은 국민의힘 지역구 90명에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18명을 합친 108명이다. /연합뉴스
05:00
신수정·심철의·조석호·박희율 등…초선 후보군도 상당수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마무리되면서 지역 정치권의 관심이 광주시의회 후반기 의장 선거에 쏠리고 있다. 후반기 의장단·상임위원장 활동은 2년 후 차기 지방선거 출마와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 각축전이 예상된다. 18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현재까지 의장 도전을 공식화한 후보는 신수정(북구3)·심철의(서구4)·조석호(북구4)·박희율(남구3) 의원 등 4명이다.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신수정·심철의·조석호 의원은 재선이고 박희율 의원은 초선이다. 신수정 의원은 최초 여성 의장 도전 의지를, 심철의 의원은 예산 확보를 위한 국회의원과의 교두보 역할을, 조석호 의원은 원만한 집행부 견제와 협조를, 박희율 의원은 5개 구 대표 의장 경험을 강조하고 내세웠다. 재선인 박미정(동구2) 의원과 초선인 강수훈(서구1)·안평환(북구1)·홍기월(동구1) 의원도 출마를 고심하고 있다. 23명 중 16명이 초선인 이번 의회에서는 재선 이상이 의장에 도전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재선 대 초선 구도가 형성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의회 안팎에서는 시장에게 긴장감을 주는 의원, 소신과 추진력이 있고 의원들의 위상을 높여줄 수 있는 인물이 의장이 돼야 한다는 여론도 있다. 광역의회 의장직은 다음 지방선거에서 기초·광역단체장 출마를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지방선거를 앞두게 되는 후반기 의장이 전반기 의장보다 선호가 높은 편이다"며 "광주시의회는 민주당 일색이나 마찬가지이지만 남아 있는 3개월의 시간 동안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른 합종연횡 등이 되풀이될
04:59
17일(현지시간) 중동 지역의 긴장이 최악의 국면을 벗어났다는 인식에 확산하면서 국제유가가 3% 급락했다. 이날 ICE 선물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87.29달러로 전날 종가 대비 2.73달러(-3.0%) 하락했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이 종가 기준 배럴당 80달러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 11일 이후 4거래일 만이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종가는 배럴당 82.69달러로 전날 종가 대비 2.67달러(-3.1%) 떨어졌다. 이스라엘의 시리아 내 이란 영사관 폭격과 이어진 이란의 이스라엘 보복 공격으로 중동 지역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렀다가 확전 우려가 다소 완화되면서 유가 하락을 촉발했다. 지난 주말 이란의 이스라엘 보복 공격 이후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이 일제히 이스라엘에 대응 자제를 촉구함에 따라 시장은 이스라엘의 다음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원유 중개업체 PVM의 존 에반스 연구원은 "원유시장이 전쟁 관련해 가격에 반영됐던 위험 프리미엄을 되돌리며 업계 상황에 다시 집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전날 금리 인하 시기 지연을 시사하며 채권 수익률이 상승세를 지속한 것도 향후 원유 수요 감소 우려를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국제유가는 최근 공급 부족 우려와 중동 지역 위기 고조로 브렌트유 가격 기준으로 지난 12일 배럴당 92달러선까지 급등한 바 있다. /연합뉴스
04:57
"US스틸, 완전한 美 회사로 남아야"…日의 인수 반대 재천명경합주 펜실베이니아서 日·中 때리며 철강노동자 표심 구애 중국산 철강 등에 대한 관세 3배 인상 방침을 밝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중국 정부와 중국 철강회사가 보조금을 매개로 "부정행위"를 하고 있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대선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철강노조(USW) 소속 노동자들 앞에서 행한 연설에서 "중국 철강 회사들은 중국 정부가 묵직한 보조금을 제공하기 때문에 수익을 내는데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그들은 경쟁을 하는 것이 아니라 부정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너무 오랫동안 중국 정부는 중국 철강 회사들에 국비를 쏟아 부어가며 가능한 한 많은 철강을 생산하도록 했다"며 "중국 철강 회사는 중국의 수요보다 훨씬 더 많은 철강을 생산하기 때문에 결국 부당하게 낮은 가격으로 세계 시장에 여분의 철강을 덤핑으로 판매하게 된다"고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중국의 불공정한 통상 관행을 지적하며 중국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관세를 3배로 올릴 것을 고려하라고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지시했다. 중국산 특정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의 평균적 관세는 현재 7.5%로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직접 권고한 세율은 25%에 이른다. 이와 함께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US스틸의 매각과 관련, "완전한 미국 회사로 남아야 한다. 그렇게 될 것으로 나는 약속한다"며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앞서 지난달 14일 성명을 통해 1차로 반대 입장을 표명했던 바이든 대통령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국빈 방미로
04:50
美악시오스 "미국 등 서방 만류로 유보…반격은 시간문제" 이스라엘 정부가 이란의 공격이 있은지 이틀 뒤인 지난 15일(이하 현지시간) 이란에 대한 보복 공격을 감행하려다가 연기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17일 복수의 미국과 이스라엘 관리를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앞서 이란은 지난 13일 이스라엘에 350발 이상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퍼부은 바 있다. 대부분 공격은 이스라엘을 비롯해 미국과 영국, 프랑스,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군에 의해 이란 영공 밖에서 무력화됐다. 이란이 이스라엘을 직접 공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같은 전례없는 공격은 이스라엘이 지난 1일 시리아에 위치한 이란 영사관을 공습한 데 따른 보복 조치로 이뤄졌다. 이란의 공격 직후 이스라엘은 재반격에 나설 것이라고 다짐했지만, 중동에서 확전에 우려를 표하고 있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만류에 일단 행동은 유보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란의 공격 직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별도 통화를 하고 이란에 대한 어떤 공격에 나서더라도 미국은 가담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당국자들도 직후 바이든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에게 확전을 원치 않는다는 방침을 강조하고 신중한 대응을 당부했다고 확인했다. 악시오스는 "이란의 공격 이후 이스라엘이 보복 공격을 미룬 것은 이번이 두 번째"라며 "보복 공격 자체는 이미 결정됐으며 시기의 문제만 남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라고 보도했다. 실제 이스라엘 내각 내부에서는 네타냐후 총리와 연정 핵심 파트너인 아리예 데리 샤스당 대표가 신중한 입장을 표한 반면 군부
04:47
크로아티아에서 17일(현지시간) 실시된 총선 결과 집권당인 보수 우파 성향의 크로아티아민주연합(HDZ)가 가장 많은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날 투표 마감 후 이뤄진 출구조사 결과 HDZ는 전체 151석의 의석 중 58석을 얻을 것으로 파악됐다고 AFP 통신 등이 전했다. 사회민주당(SDP)을 주축으로 한 중도좌파 연합의 예상 의석수는 44석이다. 또 다른 우파 정당인 국토운동과 좌파 성향의 정당 모제모(Mozemo·'우린 할 수 있다')는 각각 13석과 11석을 확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선거는 안드레이 플렌코비치 총리와 조란 밀라노비치 대통령을 각각 정점으로하는 HDZ와 중도좌파 연합 간의 대결로 치러졌다. 크로아티아 대통령은 국방과 외교를 담당하지만, 대부분의 실권은 총리가 장악하고 있다. 중도좌파 연합은 현 정부에서 부패 혐의를 받고 물러난 장관들이 속출하는 등 HDZ가 부정으로 얼룩졌다는 점을 부각했으나 HDZ의 다수당 지위 확보를 막지 못했다. 다만 HDZ는 단독 정부를 구성할 만큼의 의석수를 확보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04:45
뉴욕 유가는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일촉즉발의 상황이던 이란과 이스라엘의 군사적 긴장 관계가 추가적인 직접적 공격 없이 유지되면서 지정학적 위험에 따른 유가 상승세가 되돌림 장세를 보였다. 1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5월 인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2.67달러(3.13%) 하락한 배럴당 82.69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지난 3월 27일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이번달 유가 상승폭은 0.58%를 기록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6월 인도분 브렌트유 가격도 2.73달러(3.03%) 하락한 배럴당 87.29달러대로 내렸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이란의 이스라엘 본토 공격 이후 전면전을 우려했으나 소강상태가 이어지면서 지정학적 위험에서 한숨 돌렸다. 이날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북부 국경 마을 아랍 알아람셰의 커뮤니티 센터를 드론(무인기)으로 공격해 18명이 다쳤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시장은 잠잠했다. 이스라엘이 고통스러운 방식의 보복을 내세운 후 아직 구체적인 실행에 나서지는 않은 상태다. 이란과 이스라엘이 전면전에 나설 경우 원유 시장의 공급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전망은 다소 누그러졌다. 이에 원유시장은 지정학적 위험에 대한 긴장을 일부 풀었다. 한편,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 가능성은 여전히 지켜봐야 할 요인이다. 유럽연합(EU) 27개국 정상들은 이날 중동 지역 확전 우려 속에서 이스라엘을 공격한 이란에 대해 추가 제재 방안을 논의했다. PVM의 존 에반스 애널리스트는 "이스라엘이 지금까지 자제력을 보여주면서 트레이더들이 전쟁 프리미엄을 일부 언와인딩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04:44
"한화, '대미 투자 계속하려면 美 생산업자 보호해야' 요청"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산 등 미국에 수입되는 양면형 태양광 패널에도 관세를 부과해달라는 한화큐셀의 요청을 수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로이터통신이 17일(현지시간)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화큐셀은 지난 2월 23일 미국무역대표부(USTR)에 양면형 태양광 패널에 대한 관세 면제를 폐지해달라고 공식 청원했다. 한화큐셀은 청원에서 태양광 기업들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보조금 덕분에 시작한 대미 투자를 계속하려면 이 같은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화큐셀은 "양면형 모듈의 수입 급증에 따른 부정적인 시장 여건이 몇 기업으로 하여금 대미 투자 계획을 다시 생각하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면형 태양광은 패널의 양면에서 전력을 생산하는 태양광 패널을 의미한다. 현재 미국은 수입 태양광 패널에 14.25% 관세를 부과하고 있지만 대형 전력 사업에 자주 사용되는 양면형 패널은 예외로 하고 있다. 태양광을 구매해 설치하는 사업자들은 비용을 줄이려고 관세 면제를 로비해왔지만, 한화큐셀처럼 미국에서 태양광을 생산하는 기업들은 관세를 원한다고 로이터통신은 설명했다. 조지아주를 지역구로 둔 존 오소프·라파엘 워녹 연방 상원의원도 양면형 태양광에 대한 관세 면제 폐지를 주장해왔다. 한화큐셀은 조지아주에 대규모로 투자하고 있다. 이 청원에는 퍼스트 솔라와 수니바 등 미국에 공장이 있는 7개 태양광 제조사가 지지를 표명했다. 다만 미국 정부가 양면형 태양광에 대한 관세 면제를 언제 폐지할지에 대해서는 결정한 바가 없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백악관 당국자는 "우리는 인플
04:39
17일(현지시간) 미 알래스카항공의 미국 내 모든 항공편이 1시간가량 운항이 중단됐다. 알래스카항공은 이날 오전 미 연방항공청(FAA)에 미 전역의 자사 항공기에 대해 이륙 중단(ground stop)을 요청했고, FAA는 이를 승인했다. 이에 따라 미 동부 시간 기준 이날 오전 10시 50분(서부 오전 7시 50분)에서 1시간가량 알래스카항공의 비행기 이륙이 중단됐다. 이 항공사는 "우리는 항공기의 무게와 균형을 계산(weight and balance calculation)하는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는 동안 문제가 발생해 FAA에 이륙 중단을 요청했다"며 "복구 후 정상 운항을 재개했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항공기의 정확한 무게와 균형 계산은 안전한 비행 운영에 매우 중요한 요소이며, 항공기 출발 전에 수립돼야 한다. 알래스카항공은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한 이유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고, 이륙 중단으로 인한 항공기 지연이 하루 종일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작년 9월에는 유나이티드항공이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과정에서 발생한 시스템 문제로 항공기 운항이 일시 중단된 바 있다. /연합뉴스
04:34
대사관 강제 진입 여파 주변국에 지원 요청도 기대 난망 에너지 믹스(구성비) 정책 분야에서 수력 발전 비중을 극대화한 남미 에콰도르가 가뭄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극심한 전력난 속에 에콰도르 정부는 순환 정전에 이어 공공과 일부 민간 부문 근무일을 재조정하는 등 비상사태 극복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에콰도르 대통령실은 17일(현지시간) "전력 배분을 위한 긴급 조처 차원에서 18∼19일을 근무일에서 제외한다"며 "상황이 개선되면 추가로 근무 시간을 배정하도록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번 조처는 일부 전략적 핵심 부문을 제외한 모든 공공 부문에 적용된다. 민간 부문에서도 노사 간 합의에 따라 근무일을 재조정하도록 했다. 대통령실은 "극심한 가뭄으로 마사르 저수지 0%, 파우테 저수지 4% 등 저수율이 곤두박질쳤다"며 "이 중요한 시기에 전기 소비를 줄일 것을 국민들께 호소한다"고 당부했다. 전력난에 따른 비상사태까지 선포된 에콰도르에서는 전날부터 순환 정전이 시작됐다. 정부는 또 전력 소비를 줄이는 기업에 세금 공제 혜택을 고려하고 있다. 전체 에너지원의 75%를 수력발전으로 충당하는 에콰도르는 풍부한 수량으로 잘 알려졌던 그간의 '명성'과는 달리 최근 반복적으로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현지에서는 엘니뇨 기상 패턴과 관련한 가뭄과 고온 현상을 주원인으로 꼽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웃 나라 콜롬비아는 최근 에콰도르로의 전력 수출을 전면 중단했다. 이는 콜롬비아 역시 물 부족으로 수력발전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게 주원인이지만, 에콰도르 군·경의 멕시코 대사관 강제 진입에 따른 여파라는 시각이 있다고 콜롬비아 일간지 엘에스펙타도르는
04:30
잭 스미스·E.진 캐럴·그레그 애벗 등 트럼프·바이든 관련 인물도 다수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러시아 반정부 운동가 가족과 인공지능(AI) 반도체 선두주자인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등을 올해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이하 '타임 100') 인사로 선정했다. 타임지는 17일(현지시간) 발표한 '타임 100' 명단에서 옥중 사망한 러시아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부인 율리아 나발나야를 지도자 부문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사 가운데 한 명으로 꼽았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은 추천사에서 "나발나야는 큰 용기를 내 러시아 정부의 거짓말과 잔인함을 고발했다"며 "나발나야는 정의와 법치를 위한 남편의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해 부정부패에 맞서고 자유롭고 민주적인 러시아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줬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성범죄 피해에 관한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해 승소한 패션 칼럼니스트 E. 진 캐럴도 지도자 부문 영향력 있는 인물로 꼽혔다. 또 국가 지도자 가운데는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리창 중국 총리,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등이 선정됐다. 미국인 가운데는 국경 문제로 조 바이든 정부와 맞서고 있는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수사해 기소한 잭 스미스 특별검사, 미국 명문대학의 반유대주의를 비판해 하버드대 총장 등을 물러나게 한 인물이자 미 공화당 부통령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되는 엘리스 스테파닉 공화당 하원의원, 민주당의 '차기 잠룡'으로 꼽히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타임 100'에 꼽혀 눈길을 끌었다. 기업인 중에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04:16
우크라·이스라엘·대만 각각 지원 예산안 공개…20일 상정 시도바이든, 우크라·이스라엘 지원 촉구…"우방 버릴 때 아니다" 마이크 존슨 미국 하원의장이 같은 공화당 내 강경파의 반대를 무릅쓰고 우크라이나를 위한 추가 안보 예산안 처리를 추진하면서 작년 말 이후 끊긴 미국의 지원이 재개될지 주목된다. 존슨 의장은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그리고 대만을 각각 지원하는 내용을 담은 추가 안보 예산안 3건을 공개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예산안 규모는 총 950억달러(약 130조원)로 우크라이나 610억달러, 이스라엘 260억달러, 대만 80억달러 등이다. 앞서 상원이 지난 2월 통과시킨 950억달러 규모의 안보 예산안과 총액이 같지만, 존슨 의장은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대만 지원을 하나로 묶지 않고 3개로 분리했다. 그는 오는 20일 저녁에 각 예산안의 본회의 표결을 시도할 계획이다. 예산안은 상·하원을 둘 다 통과해야 하는데 그간 하원의 공화당 지도부는 상원 예산안을 본회의에 상정하기를 거부하며 자체 예산안을 준비해왔다. 그러나 존슨 의장이 이날 공개한 3개 예산안이 하원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고 다수 미국 언론은 지적했다. 동맹을 중시하는 전통적 공화당 의원들은 우크라이나를 계속 돕고 싶어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따르는 고립주의 성향의 공화당 강경파들은 우크라이나 지원보다 불법이민자를 막기 위한 국경안보 예산에 우선을 두며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화당 강경파인 마저리 테일러 그린(조지아)·토마스 매시(켄터키) 하원의원은 존슨 의장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존슨 의장은 강경파를 달래기 위해 미국
04:09
4월 FOMC 앞두고 경제동향 조사…경제주체들, 향후 경기 조심스레 낙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 당초 예상보다 더 늦어질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미국 경제가 지난 2월 말 이후 전반적으로 소폭 확장세를 이어갔다고 연준이 진단했다. 연준은 17일(현지시간) 공개한 3월 경기동향 보고서(베이지북)에서 미국 10개 지역 연방준비은행(연은) 담당 지역에서 소폭(slight) 내지 다소 완만(modest)한 성장세가 이어졌다며 이처럼 평가했다. 연준은 앞서 2월 베이지북에서 8개 지역에서 소폭 내지 다소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갔다고 진단한 바 있다. 소비지출은 미국 전체적으로는 약간 증가했으나, 몇몇 지역에선 소비자들의 가격 민감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경기변동에 민감한 임의 소비재 지출이 약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구매는 차량 재고량 개선과 할인 혜택 영향으로 일부 지역에선 눈에 띄게 늘었으나, 다른 지역에선 부진한 판매 상황이 지속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주택판매가 대부분 지역에서 강세를 지속한 가운데 주택건설도 조금 증가했다고 연준은 분석했다. 반면 비주택 건설은 이전 대비 변동이 없었으며, 상업용 부동산 임대는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자들의 경제전망에 대해선 "대체로 조심스럽게 낙관적이었다"라고 평가했다. 베이지북은 미국 12개 연방준비은행(연은)이 담당 지역별로 은행과 기업, 전문가 등을 접촉해 최근 경제 동향을 수집한 경제 동향 관련 보고서로, 통상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2주 전에 발표한다. 이번 보고서는 이달 30일∼5월 1일 열리는 FOMC 회의를 앞두고 나왔다.
04:04
"카타르의 휴전 중재자 역할 전면 재평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휴전 논의가 민감한 국면에서 지체되고 있다고 휴전을 중재해 온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가 17일(현지시간) 밝혔다.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알사니 총리는 이날 자국을 방문한 루마니아 총리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지금 시간이 지체된 채 민감한 단계를 지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재자들은 협상을 진전시켜 가자 주민의 고통을 종식하고 인질이 귀환하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알사니 총리는 가자지구 전쟁이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직접적인 충돌로 이어진 데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카타르는 가자전쟁 발발 당시부터 분쟁의 확산을 경고해왔는데 실제로 지금 우리는 다른 전선에서 충돌을 목격하고 있다"며 "국제사회가 책임감을 갖고 가자 전쟁을 끝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카타르는 미국, 이집트와 함께 가자지구 휴전과 하마스에 억류된 이스라엘 인질 석방을 성사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러나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철수, 영구 휴전 등 핵심 사안을 두고 하마스와 이스라엘이 대치하면서 협상 교착 국면이 길어지고 있다. 한편, 알사니 총리는 이후 별도의 기자회견에서는 휴전 중재자 역할 중단 가능성을 시사해 관심을 모았다. 그는 "카타르는 중재자로서 역할에 대한 전면 재평가를 진행 중"이라며 "카타르의 역할을 악용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카타르에 대한 비난을 선거운동에 이용하려는 정치인의 희생자가 되어 왔다"고 말했다. 다만, 알사니 총리는 이에 관한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 않았다. /연합뉴스
03:40
브뤼셀서 1박 2일간 EU 정상회의…'우크라 뒷전' 우려도 나와 유럽연합(EU) 27개국 정상들이 17일(현지시간) 중동 지역 확전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이스라엘을 공격한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오후 벨기에 브뤼셀에서 개막한 EU 특별정상회의 첫날 정상들은 업무 만찬과 함께 중동 사태, 우크라이나 추가지원, EU-튀르키예 관계 등 외교안보 현안이 논의됐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회의 시작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 주말 (이스라엘) 공격에 사용되고 (러시아에 의해) 우크라이나에서도 사용된 미사일 및 드론 제조에 도움을 준 모든 이들에 대한 제재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제제를 확대하고 그 제재들이 이란 정권을 겨냥하도록 보장하는 것이 우리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카를 네하머 오스트리아 총리는 "대이란 제재를 강화할 수 있는 가능한 모든 수단이 검토돼야 한다"고 강경한 입장을 표명했다. 전날 EU 외교장관 긴급 화상회의에서는 이란산 드론과 미사일 부품은 물론, 이란 혁명수비대 인사들을 제재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다만, EU 등 서방이 이미 수십년간 대이란 제재를 해왔던 점을 고려하면 추가 제재는 상징적 의미가 더 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EU 정상들은 이번 회의를 통해 이스라엘 지지를 재확인하면서도 '재반격'을 자제하도록 촉구할 계획이다. 다만 표현 수위를 두고는 일부 이견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기자들에게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격 대응은 안 된다고 지적했다. 페테리 오르포 핀란드 총리는 "지금 가장 중요한 건 이스라엘에 다시 공격하지 말라고 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긴장을 완화해야 한
03:33
이사회, 법원 '무효' 판결 맞서 재승인 시도…주주에게 '찬성표' 호소법인 소재지 델라웨어→텍사스주 이전 여부도 주주투표 안건 올려 미국 전기차회사인 테슬라 이사회가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에게 560억달러(약 77조원) 규모의 보상안을 다시 승인하는 안건을 주주총회 투표에 부쳤다. 테슬라 이사회는 17일(현지시간) 발표한 주주 서한과 증권 당국에 제출한 서류를 통해 오는 6월 13일 열리는 연례 주주총회에서 2018년 승인한 CE0 성과 보상안을 다시 투표 안건으로 올린다고 밝혔다. 머스크 CEO에게 성과에 따라 총 560억달러 규모의 스톡옵션 등 보상을 지급하는 안건은 2018년 이사회 결정과 주총을 거쳐 승인됐으나, 소액주주인 리처드 토네타가 이를 무효로 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해 올해 1월 승소하면서 무효가 됐다. 델라웨어주 법원은 머스크가 사실상 테슬라 이사회를 지배했으며 해당 보상안이 승인되는 과정에 심각한 결함이 있다는 이유로 이 계약이 무효가 돼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에 대해 머스크와 테슬라 이사회는 항소를 준비 중이다. 로빈 덴홀름 테슬라 이사회 의장은 "델라웨어 법원의 결정이 실행되면 일론은 테슬라에서 지난 5년여간의 기여와 많은 성과에 대해 어떤 보상도 받지 못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법원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그래서 주주들에게 목소리를 낼 기회를 준다. 우리는 주주 민주주의를 믿는다"고 덧붙였다. 또 "머스크의 비전과 리더십 덕분에 테슬라는 회사의 주인인 (주주) 여러분을 위해 엄청난 가치를 창출했다"며 "테슬라의 비범한 성장을 지속하도록 지지해달라"고 호소했다. 테슬라 이사회의 보상안 재승인 시도는 머스크와
03:19
한국환경공단은 18일 오전 3시를 기해 경북 울릉 1개군에 초미세먼지주의보가 발령됐다고 전했다. 이 지역의 1시간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77㎍(마이크로그램·100만분의 1g)/㎥이다. 초미세먼지주의보는 시간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75㎍/㎥ 이상인 상태가 2시간 지속될 때 내려진다. 서부 11개 시·군에는 미세먼지주의보가 유지된 상태다. 공기 중에 초미세먼지나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면 노인·어린이·호흡기질환자·심혈관질환자는 실외활동을 자제해야 한다. 건강한 성인도 되도록 실외활동 시간을 줄이고 외출할 때는 마스크를 쓰는 게 좋다. 특히 초미세먼지는 머리카락 굵기의 30분의 1 정도로 작아 호흡기에서 걸러지지 않고 허파꽈리까지 그대로 침투하기 때문에 미세먼지보다 인체에 해로워 주의가 필요하다. weather_ /연합뉴스
03:16
한국환경공단은 전남 동부 7개 시·군에 내려진 미세먼지주의보가 18일 오전 3시를 기해 해제됐다고 전했다. 해당지역은 여수·순천·광양·고흥·보성·곡성·구례이다. 이 지역의 1시간 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96㎍(마이크로그램·100만분의 1g)/㎥이다. 미세먼지주의보는 시간 평균 농도가 100㎍/㎥ 미만일 때 해제된다. 서부·중부 15개 시·군에는 미세먼지주의보가 유지됐다. weather_ /연합뉴스
03:16
IMF 춘계회의 계기 대담서 원/달러 환율 급등 관련 언급"美 통화정책 변화의 신흥시장 영향 재작년에 비해 일시적일 것"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7일(현지시간) 지속해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원/달러 환율을 안정시킬 재원과 수단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 총재는 이날 워싱턴 D.C.에서 국제통화기금(IMF) 춘계 회의 계기에 열린 대담에서 "우리 환율이 시장 기초에 의해 용인될 수 있는 수준에 비해 약간 떨어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전날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도 "원/달러 환율 급등과 관련해 "시장 펀더멘털을 고려할 때 최근의 변동성은 다소 과도하다"며 "환율 변동성이 계속될 경우 우리는 시장 안정화 조치에 나설 준비가 돼 있으며, 그렇게 할 충분한 수단을 갖추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외환 시장 안정화를 위한 수단을 누차 강조한 이 총재 발언은 결국 앞으로 상황에 따라 환율 방어를 위한 시장 개입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16일 한국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외환 당국은 환율 움직임, 외환 수급 등에 대해 각별한 경계감을 가지고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구두개입에 나선 바 있다. 또한 이 총재는 이날 대담에서 현재의 외환시장 환경은 미국 고금리가 지속되리라는 예상에 따라 달러 가치가 견고하게 올라갔던 2022년 중반과는 다르다면서 현재의 달러 강세는 이르면 6월부터로 예상됐던 연준의 금리인하 시기가 뒤로 늦춰질 수 있다는 예상에 기인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총재는 "나는 미국 통화정책 변화가 신흥 시장의 환율에 주는 영향은 1년반 전에 비해 일시적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 금리 인하 시점
03:08
튀르키예 "네타냐후, 권력 유지 위해 전쟁 이용" 비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최고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를 튀르키예로 초대했다고 17일(현지시간) 밝혔다. AFP 통신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튀르키예 집권당 정의개발당(AKP) 회의에서 연설하면서 "팔레스타인 조직 지도자는 이번 주말 나의 손님이 될 것"이라며 하니예와 회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일정과 장소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튀르키예 NTV 방송은 오는 20일 이스탄불의 돌마바흐체 궁전에서 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과 하니예는 지난해 7월 앙카라 대통령궁에서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함께 만난 이후 처음으로 대면한다. 가자 전쟁에 대해 이스라엘을 노골적으로 비판하고 있는 에르도안 대통령은 하마스를 '저항 단체'라고 부르면서 "신이 나에게 생명을 주는 한 팔레스타인의 투쟁을 옹호하고 억압받는 팔레스타인인들의 목소리가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야사르 귈레르 튀르키예 국방장관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오는 22일 이라크를 방문할 예정이며, 전략적 협정을 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라크를 방문하는 것은 2011년 이후 처음이다.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은 전날 카타르 도하에서 하니예를 비롯한 하마스 정치 지도자들과 3시간 동안 대화하면서 휴전 등을 논의했다고 이날 카타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피단 장관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대해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이 지역을 전쟁으로 끌고 가려는 것이 분명하다"고 비판했다. 또 가자지구가 주변 지역
03:05
두로프 텔레그램 CEO "중립 플랫폼 추구" 메신저 애플리케이션 텔레그램을 개발한 러시아 출신 최고경영자(CEO)가 '중립적 플랫폼'을 추구한다고 밝힌 가운데 러시아 크렘린궁은 텔레그램이 테러 도구로 이용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7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우리는 파벨 두로프 등 텔레그램 리더들에게 텔레그램이 테러범의 도구가 되지 않도록 세심하고 필요한 조처를 해달라는 의견을 반복해서 전했다"고 말했다. 앞서 두로프 텔레그램 CEO는 미국 언론인 터커 칼슨 전 폭스뉴스 앵커와 인터뷰하면서 모든 사람에게 텔레그램에 대한 동등한 접근을 제공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대해 페스코프 대변인은 "그 말이 테러범에게 적용될 가능성은 거의 없겠지만, 우리는 모두 이 역겨운 현상과 악에 맞서 함께 싸워야 한다"면서 테러리스트들이 텔레그램을 사용할 가능성을 제한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텔레그램이 러시아에서 널리 이용되는 가운데 지난달 모스크바 인근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 테러범들이 텔레그램을 통해 모집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두로프 CEO는 이날 칼슨의 유튜브에 공개된 약 1시간 분량 인터뷰에서 "텔레그램을 다양한 시각을 가진 사람들이 접근할 수 있는 중립적 플랫폼으로 남기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텔레그램 본사를 독일 베를린, 영국 런던 등이 아닌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로 이주한 이유에 대해서도 "두바이는 모든 사람과 친구가 되고 싶어 하고, UAE가 지정학적으로 강대국에 편승하지 않는 중립국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텔레그램이 러시아의 통제를 받는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경쟁자들이 퍼트린
02:47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은 17일(현지시간) 17개월만에 이뤄진 중국 국방부장과의 화상 회담에 대해 "우리는 한 시간 정도 대화를 나눴으며 미래에도 계속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오스틴 장관은 이날 하원 세출위 소위에서 진행된 2025회계연도 예산 청문회에서 "새 중국 국방부장과 대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첫 만남은 정말 좋았다(really good)"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전임 중국 국방부장과는 대화할 기회가 없었으며 그것은 매우 실망스러웠다"라고 말했다. 그는 "여러분은 제가 강대국간 열린 소통 채널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을 것"이라면서 "왜냐하면 같은 지역에서 작전할 때 통제 불능 상태로 빠르게 발전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일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앞서 오스틴 국방장관은 둥쥔 국방부장과 전날 화상 회담을 하고 국방 관계, 역내외 안보 이슈에 대해 논의했다. 양국 국방장관간 소통은 2022년 11월 회담 이후 17개월만이다. 한편 하원 세출위 소위의 이날 예산 청문회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공격하는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을 지원에 항의하는 시위로 시작 초반에 몇차례 잠깐씩 중단됐다. /연합뉴스
02:43
유럽연합(EU) 자문기구가 17일(현지시간) 온라인 플랫폼들이 이른바 '맞춤형 광고'(behavioural advertising)를 보지 않는 대가로 이용자들에게 비용 지급을 강제해선 안 된다고 견해를 밝혔다. EU 개인정보보호이사회(EDPB)는 이날 성명에서 "현재 도입된 모델은 일반적으로 이용자가 자신의 데이터를 (플랫폼에) 제공하거나, 원하지 않으면 비용을 지불하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DPB는 소위 '동의 또는 지불' 모델이 이용자에게 실질적인 옵션을 제공하지 않는다면서 "맞춤형 광고 없는 무료 서비스에 대한 추가 선택지가 제공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성명은 네덜란드, 노르웨이, 독일 규제당국이 온라인 플랫폼의 '광고 없는 요금제' 모델의 타당성을 판단해달라고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특정 회사를 언급하진 않았으나 사실상 메타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맞춤형 광고는 단말기에 저장된 위치나 인터넷 검색 활동 등의 이용자 개인 정보를 활용해 노출하는 광고를 의미한다. 메타는 작년 말부터 유럽에서 맞춤형 광고에 대한 규제가 강화하자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대해 광고가 없는 유료 구독 서비스를 도입했다. 요금제에 가입한 이용자는 맞춤형 광고 노출을 중단하되 무료 이용자들은 정보 활용에 동의한 것으로 간주해 광고가 계속 노출되는 방식이다. 사실상 이용자들이 개인정보 활용에 반강제적으로 동의하도록 만든다는 비판이 나왔다.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도 메타의 새 요금제 모델이 디지털 시장법(DMA) 규정 위반이라며 지난달 조사에 착수했다. EDPB는 유럽 각국 개인정보 보호 관련 감독기관 간 협력 증진을 목적으로 하는 독립기구로, EU 일반개인정보보호법(GDPR) 관련 유
02:41
엔진도 없는 '멍텅구리배'…당초 해로서 벗어나 대서양 횡단한듯 브라질 북부 해안에서 불법이민자로 추정되는 시신 9구가 실린, 동력장치조차 없는 '멍텅구리 배'가 발견됐다고 현지 매체가 17일(현지시간) 전했다. 연방경찰은 지난 13일 브라질 북부 파라주(州)의 브라간사 해안에서 어부들이 시신에 실린 선박을 발견했다면서 이 배는 지난 1월 17일 아프리카의 모리타니를 출발해 서아프리카 북부에 있는 카나리아 제도로 향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지만 이 배는 당초 계획했던 해로에서 벗어나 대서양을 횡단해 브라질로 온 것으로 추정되며 최소 25명이 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브라질 해군에 따르면 이 배는 길이 13m로 개인이 자체 제작한 것으로 보이며 엔진과 방향타, 조정장치도 없었다. 유리 프레스치스 해양학 박사는 발견된 배는 아마 바다에서 길을 잃었을 것이며, 대서양에서 적도 해류의 흐름을 타고 브라질에 도착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 작업이 주말까지 이어질 예정이나, 사망 원인은 아마도 식량과 물 부족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서아프리카-대서양 항해 경로는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이주노선 중 하나로 유엔 국제이주기구에 따르면 2022년에만 최소 543명이 항해 중 사망하거나 실종됐다고 G1 등 현지 매체는 전했다. 연방경찰은 모리타니와 카나리아 제도 간 불법 이민이 성행하는 만큼 발견된 배 역시 불법 이민 범죄 조직의 것인지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 사건 담당 경찰은 "범죄 조직이 이 배를 준비해 좌석을 팔았을 것"이라면서 "시신들이 모두 동일한 녹색 우의를 입고 있
02:01
日정부 "인적 피해는 몇몇 경상자"…수도관·전선 등 손상 신고 · 17일 밤 11시14분께 일본 서쪽 규슈와 시코쿠 사이 해협에서 규모 6.6의 지진이 발생했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시코쿠 서쪽 앞바다에서 발생한 이 지진(진원 깊이 39㎞)으로 시코쿠 서부인 고치현 스쿠모시와 에히메현 아이난초에서는 진도 6약의 흔들림이 감지됐다. 고치현과 에히메현에서 진도 6약 수준의 흔들림이 관측된 것은 일본의 현행 지진 등급 체계가 도입된 1996년 이후 처음이라고 NHK는 전했다. 일본 기상청의 지진 등급인 진도는 절대 강도를 의미하는 규모와는 달리 해당 지역에 있는 사람의 느낌이나 주변 물체 등의 흔들림 정도를 수치로 나타낸 상대적 개념으로, 0부터 7까지로 표시된다. 진도6약은 서 있는 게 곤란하고 벽의 타일과 창 유리가 파손되거나 책장이 넘어질 수도 있는 수준의 흔들림이다. 이번 지진으로 시코쿠와 규슈뿐만 아니라 혼슈 서쪽 지역인 히로시마현과 야마구치현에서도 진도 4의 흔들림이 감지됐다. 일본 기상청은 당초 속보치로 지진 규모를 6.4, 진원 깊이를 50㎞로 발표했다가 약 2시간 뒤 수정치(규모 6.6, 진원 깊이 39㎞)를 제시했다. 일본 정부는 이번 지진으로 인한 쓰나미 우려는 없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18일 오전 1시 15분께 기자회견을 열고 "현시점에서 시코쿠 전력의 이카타 원전을 비롯해 원자력 시설에 대한 이상 보고는 접수되지 않았다"며 "인적 피해로는 몇몇 경상자가 구급차로 옮겨졌다"고 말했다. 그는 "계속 피해 등 정보를 수집 중"이라며 "앞으로 1주일 정도는 진도 6약의 지진이 발생할 수도 있는 만큼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NHK에 따르면
02:00
전세계 공공부채 2024년 GDP 93.8%→2029년 98.8%로 증가할 것美 부채, 올해 GDP 123%→2029년 134%…中은 88.6%→110% 추정""미국과 중국의 재정적자 지속 증가 예상…글로벌 위험 요소" 국제통화기금(IMF)은 17일(현지시간) 올해 88개국에서 선거를 치르는 이른바 '글로벌 슈퍼 선거의 해'를 맞아 전 세계적으로 정부 부채 증가 가능성을 경고하며, 재정 지출 억제 필요성을 역설했다. IMF는 이날 발표한 '재정점검보고서'(Fiscal Monitor)에서 "선거가 있는 해에는 그렇지 않은 해보다 국내총생산(GDP)의 0.4%포인트까지 재정 적자 예측치를 초과하는 움직임을 보인다"며 "특히 올해는 커다란 불확실성 속에 상황이 더 복잡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불확실성'은 올해 한국, 미국, 인도, 멕시코를 비롯한 88개국에서 선거를 치렀거나 치를 예정이라는 점에 기인한다고 IMF는 지적했다. 선거 기간 정부는 '지출은 많이 하고, 세금은 덜 걷는' 경향을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비토르 가스파르 IMF 재정국장은 온라인으로 생중계된 발표에서 "재정 정책과 정치 사이의 강력한 연결고리를 고려할 때, 정치적 담론이 공공 지출 과정에서 추가적 역할을 하리라는 것은 지극히 합리적인 예상"이라고 말했다. IMF는 현재의 지출 및 과세 수준을 토대로 할 때 전 세계 정부부채가 2024년 GDP 대비 93.8% 수준에서 2029년에는 98.8%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IMF는 특히 이런 추세가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인 미국과 중국의 나랏빚과 연관 있다고 지적하며 "현재 정책하에서 공공부채는 역사적 최고치를 넘어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경우 소득세 수입의 급격한 감소로 향후 5년간 재정 적자가 GDP 대비 6% 이상으로 유지될 것으로 예측됐다.
01:52
이스라엘 "커뮤니티센터 피격"…헤즈볼라 "군시설 공격"이스라엘군 "부상자 중 군인 14명…6명 중상"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가 17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북부 국경마을 아랍 알아람셰의 커뮤니티 센터를 드론(무인기)으로 공격해 18명이 다쳤다고 현지 일간지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보도했다. 부상자 가운데 14명이 군인이며 이 중 6명은 중상이라고 이스라엘군 당국은 밝혔다. 헤즈볼라는 이 마을의 이스라엘 군사시설을 무장 드론과 유도 미사일로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전날 레바논 남부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지휘관 2명을 포함해 3명이 숨진 것에 대한 보복이라고 덧붙였다. 이스라엘군은 피격 이후 이날 레바논 남부 아이타 아슈샤브의 헤즈볼라 대원이 모인 건물과 드론 발사 시설을 공습했다고 밝혔다. 또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의 요새로 알려진 레바논 북부 바알베크 지역도 공습했다고 레바논 매체가 전했다. 하마스를 지지하는 헤즈볼라는 지난해 10월 7일 가자지구 전쟁 발발 후 지속해서 이스라엘 북부에 미사일과 로켓 등을 쏘며 전쟁에 개입해왔다. 이스라엘군도 전투기 등을 동원해 헤즈볼라의 시설 등을 지속해서 타격하고 드론으로 하마스 부대 지휘관 등을 표적 암살하며 대응하고 있다. /연합뉴스
01:49
中 저가제품 공세에 대응 예고…기존 3국 정상회의 논의도 지속하기로 한미일 재무장관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인 회의는 원화와 엔화 가치의 하락과 중국의 저가제품 공세 등 최근 경제·금융 상황 변화에 대한 인식을 같이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그러면서 대북·대러 제재 등 기존 3국 정상 간의 논의가 이뤄졌던 의제도 향후 지속 협의해나가기로 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장관은 1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회의를 열고 3개국 재무장관 공동선언문을 최초로 채택했다. 이번 한미일 재무장관회의는 작년 8월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의 후속 조치다. 한미·한일 등 양국 간 이뤄졌던 협력을 3국 차원에서 확대하면서 당시 정상 간 논의를 점검하는 것이 회의의 기본 성격인 셈이다. 3국 재무장관들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그간 변화된 경제·금융 상황을 짚는 데도 중점을 뒀다. 원화와 엔화의 평가 절하가 대표적이다. 미국 금리 인하 시점이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과 중동 불안에 따른 위험 회피 심리 등으로 최근 원/달러 환율은 17개월 만에 장중 1,400원대로, 엔/달러 환율은 34년 만에 154엔대로 진입했다. 이에 전날 한일 재무장관은 양자 면담에서 외환시장 변동성에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며 공동 구두 개입하기도 했다. 미국도 이번 공동선언문에 "최근 엔화와 원화의 급격한 평가 절하에 대한 일본과 한국의 심각한 우려를 인지했다"는 어구를 담는 데 동의함으로써 이에 대한 인식을 같이하는 모습이었다. 최근 원화·엔화의 급격한 절하가 펀더멘털(기초여건)과 괴리돼 있다는 인식을 공유한 것
18:02
회사에서 직급이 올라가면서 바빠진 탓에 책 읽을 시간이 별로 없다. 회사 바로 옆이 광화문 교보문고여서 오가는 길에 사 놓고도 못 읽은 책이 여러 권이다.얼마 전에 식사를 함께한 분에게 그런 말을 했더니 전혀 예기치 못한 대답이 돌아왔다. 무엇인가로 내 머리를 꽝 내려치는 것 같았다. “책을 안 읽어서 바쁜 겁니다.”한참 생각한 끝에서야 그 말뜻을 깨달았다. 기실 우리가 바쁜 건, 바쁘지 않아도 될 일에 신경 쓰고, 매사에 조바심 내고, 일이 생기면 어찌할 방도를 몰라서 이리저리 헤매느라 그런 게 아닐까. 책을 읽으면 지혜와 통찰을 얻게 돼 여유가 생기고 길을 헤매지도 않으니 삶이 바쁘지 않을 거라는 놀라운 역설이었다.생각이 그리 미치니 오래전 읽은 책의 제목이 퍼뜩 생각났다. 그 책을 다시 펴들었다. 독서 편력이 엄청난 광고인 박웅현 씨가 쓴 <책은 도끼다>라는 책이다. 그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같은 명카피로 유명한데, 독서하면서 문득 떠오른 영감에서 나온 것들이라고 한다.책 제목은 ‘책은 우리 안의 꽁꽁 얼어붙은 바다를 깨뜨려버리는 도끼다’라는 독일 작가 프란츠 카프카의 말에서 따온 것이다. 멋진 문장 하나를 옮기면 이렇다. ‘한 줄 한 줄 읽을 때마다 단어와 문장의 껍질이 깨지는 소리가 들리고 그 자국은 머릿속에 선명한 흔적을 남긴다. 시간이 흐르면 얼음이 깨진 곳에 싹이 올라온다.’ 그게 바로 독서가 주는 각성이고 통찰일 것이다.각성(覺醒)은 ‘깨어 정신을 차리는’ 것이고, 통찰(洞察)은 ‘현상을 꿰뚫어 보는’ 것이다. 그는 속편 격인 <다시, 책은 도끼다>에서는
17:59
“오늘의 우크라이나는 내일의 동아시아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가장 좋아하는 국제 정세 메시지 중 하나라고 한다. 우크라이나 지원의 필요성과 중국발(發) 동아시아 위기에 대한 경고를 모두 담고 있는, 그의 외교 철학과 딱 맞는 표현이다. 누구 얘기인가. 저작권자는 잘 아는 대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3개월 뒤인 2022년 5월 영국 방문 당시 발언한 이후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말이다.기시다 총리는 지난주 미국 방문 때도 이 말을 수차례 되풀이했다. 백악관 회담 때도, 미 의회 연설 때도 빠지지 않았다. 그는 더 나아가 미국 정치인들이 가장 듣고 싶은 말을 꼭 집어 했다. “국제 질서를 혼자서 지탱해 온 미국의 외로움과 피로, 무거운 부담이 있다. 미국은 혼자가 아니다. 우리가 함께한다.”기시다 총리의 방미를 계기로 미·일 동맹의 역사적 업그레이드가 이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존의 ‘동맹 보호(protection)’를 넘어 ‘동맹 투영(projection)’ 시대를 열었다는 것이다. 표현 방식은 영어 알파벳 ‘t’ 하나를 ‘j’로 바꾸는 언어유희이지만, 두 단어 사이의 의미 차이는 심대하다. 동맹 보호가 미국이 일본을 지켜주는 상하 개념이었다면, 동맹 투영은 대등한 입장에서 같은 전략적 목표를 지향하는 것이다. 프로젝션(projection)은 수학적 의미로 그림자를 뜻한다. 빛이라는 외부 자극에 피사체와 그림자는 동시에, 같은 방향으로, 같은 폭으로 움직인다.향후 인도·태평양 지역은 미·일 중심의 ‘소(小)다자(多者)’형 군사 기구를 중심으로 지역 안보 협력 구조가 형성될 전망이다. 미·일·호주 3국
17:58
자고 일어나면 물가가 뛰는 요즘 오히려 가격이 내려간 항목이 있다. 스마트폰 사용자가 내야 하는 통신 요금이다. 지난해 가계통신비 월평균 지출은 전년 대비 0.1% 감소한 12만8100원이다. 쥐꼬리만 한 하락 폭이지만, 인플레이션 시대에 역주행에 성공했다는 점만으로도 눈에 띈다.이런 추세는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통신 3사가 5세대(5G) 이동통신 요금 최저 구간을 3만원대로 낮춘 데다 새 폰을 사며 통신사를 바꾸는 소비자에게 지급하는 전환지원금이 늘어나서다.어느새 일상이 된 요금 규제가계 통신비가 내려간 것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정부의 압박 때문이다. ‘데이터 구간 세분화’를 시작으로 ‘해외 로밍 요금 인하’ ‘3만원대 5G 요금제 출시’ ‘전환지원금 인상’ 등 세세한 주문이 한두 달 간격으로 떨어지자 통신사들도 버틸 수 있는 재간이 없었다는 분석이다.정부가 민간 기업의 상품이나 서비스 가격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자유시장경제 원리에 어긋난다. 하지만 상당수 전문가가 통신을 예외적인 산업으로 분류하고 있다. 정부의 면허사업으로 독과점이 제도적으로 보장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독과점 가격을 규제하는 것은 비상 상황에서 쓸 수 있는 물가 대책이란 게 이들의 논리다.통신비 인하를 강제해도 ‘뒤탈’이 없다는 인식이 확산한 이유는 그 외에도 다양하다. 정유는 통신과 똑같은 면허사업이지만 수출 비중이 상당하다. 반면 통신은 철저한 내수 산업이다. 통신사를 압박한다고 해서 벌어들이는 외화가 줄어드는 등 직접적인 부작용이 나타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차세대 통신 투자가 지체될 수 있다는 점이 문제가 될 순 있다. 하지만 LTE
17:56
‘테슬라, 볼보 등 자동차 공장 가동 중단.’ 지난 1월 미국 경제뉴스 매체인 CNBC의 헤드라인이었다. 예멘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홍해 통항이 어려워지자 글로벌 선사들이 2주 정도 더 소요되는 우회 항로로 노선을 변경했고, 주요 부품 공급이 지연되면서 공장 가동이 중단됐다는 내용이었다.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무역 규모는 47조1858억달러로 1970년과 비교해 81배 수준으로 성장했다. 교역의 양적 성장과 맞물려 세계 각국의 경제 활동이 유기적으로 엮이면서 글로벌 공급망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이나 최근의 중동 분쟁과 같이 예측하기 힘든 이유로 공급망 위기를 겪은 세계 각국은 ‘싸고 효율적인’ 공급처에서 ‘안정적이고 믿을 만한’ 공급처를 중심으로 공급망을 재편하고 있다. 이런 공급망 재편의 성패는 수출입 물류를 얼마나 신속하고 정확하게 처리하는지에 달려 있다.이런 맥락에서 수출입 물류의 관문인 항만의 경쟁력 확보는 공급망 재편의 핵심이다. 물동량 상위 10대 항만 중 7개를 보유한 중국과 환적화물 세계 1위 항만인 싱가포르가 자국 항만을 현대화하고 규모를 키워나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해양수산부는 글로벌 공급망 변화에 대응해 한국 대표 항만인 부산항의 체질을 혁신적으로 개선해나갈 계획이다. 먼저 스마트화를 통해 항만 생산성을 개선하고자 한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항만은 선박이 부두에 접안한 이후 화물을 트럭에 실어 부두 밖으로 운송하기 전까지 전 과정을 자동으로 처리한다. 비상 상황에도 중단 없는 항만 운영으로 생산성이 향상되고 안전사고도 획기적으로 줄
17:53
카카오모빌리티의 회계기준 위반에 대한 금융위원회 제재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유수의 회계법인이 이 사안에 적정 의견을 냈고, 시정조치까지 완료된 상황에서 대표이사 해임 권고와 검찰 고발을 포함하는 강도 높은 제재를 하겠다는 게 과연 적절한 조치냐는 것이다.카카오모빌리티는 자회사인 케이엠솔루션과 함께 가맹택시인 카카오블루택시에 여객 운송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고, 운임의 20%에 해당하는 수수료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자율주행차, 도심항공교통 등 모빌리티 사업 발전과 새로운 서비스 개발을 위해 카카오블루택시의 운행 관련 데이터를 대가를 주고 매입하고 있다.금융감독원은 카카오모빌리티가 수수료 수입 20%에서 운임의 15~17%에 달하는 데이터 매입 비용을 제외한 순수익 3~5%만 매출로 잡아야 하는데, 수수료 수입 전체를 매출로 과다하게 잡았다는 것을 문제삼았다. 장차 상장 시 공모가를 높이기 위해 고의로 매출을 부풀리려고 수수료 수입 전체를 매출로 인식하는 회계분식을 했다고 지적했다.카카오모빌리티가 매출을 회계처리한 방식은 총액주의 방식이라고 하며, 기업이 어디에서 돈을 벌고 어디에 돈을 쓰는지에 대한 정보를 투명하게 보여주는 회계의 대원칙에 부합하는 방식이다. 반면에, 수수료 수입에서 운행데이터 매입비용을 차감해 순수익으로 매출을 회계처리하는 방식은 순액주의 방식으로 회계기준에서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따르도록 하는 방식이다. 순액주의 방식을 따라야 할 때는 수수료 계약과 데이터 매입 계약이 긴밀하게 연결돼 서로 구별되지 않는 경우에 해당해야 함을 요건으로 한다.카카오모빌리티의 재무제표는 2020년부터 2022년까
17:52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은 994만 명에 육박한다. 총인구 대비 19.2%다. 초고령사회 진입이 목전이다. 압도적 저출산을 겪고 있는 한국은 고령화 속도로는 단연 세계 1위다. 65세 이상 비중이 30%에 육박하는 ‘노인 대국’ 일본마저 머지않아 따라잡을 기세다.올해 초 개봉한 ‘플랜75’는 초고령사회 일본의 고민을 잘 보여주는 영화다. 영화 속 플랜75는 정부가 장려하는 조력사(死) 프로그램으로 75세 이상 ‘후기 고령자’는 국가가 운영하는 조력사 시설에 들어가 죽음을 선택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 오히려 더 섬뜩했다. 일본에선 몇 년 전 <엄마가 죽었으면 좋겠다>는 제목의 책이 출간된 적도 있는데 간병 살인을 다룬 NHK 다큐멘터리를 엮은 것이다. 오래전부터 초고령사회를 대비해 온 일본이지만 고령자 돌봄 문제는 그리 쉽게 해결할 수 없는 모양이다. 노인홈이라고 불리는 요양시설이 도쿄와 그 주변 지역만 해도 3000곳에 달하지만 시설과 돌봄인력 부족은 마찬가지다.한국에선 노인요양시설을 늘리기 위해 님비(NIMBY·혐오시설 기피)와도 싸워야 한다. 서울 시흥동에선 한 새마을금고가 사회공헌사업의 일환으로 짓고 있는 노인요양시설이 “집값 떨어진다”는 주변 아파트 단지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송파의 실버케어센터는 아예 무산됐고 여의도 등 재건축 단지에서는 용적률을 더 높여주겠다는 당근을 제시해도 노인요양시설은 결사반대다. 결국 노인은 사람들 눈에 띄지 않는,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요양원으로 보내라는 말인데 영화 플랜75의 ‘쓸모없는 노인은 사회의 짐’이라는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은 듯
17:51
최근 원·달러 환율이 사상 네 번째로 1400원을 터치하는 등 원화 가치 추락이 심상찮다. 외환당국이 이틀 연속 구두개입하고, 한·일 경제 수장이 최초로 공동 대응에 나섰을 정도다. 그 덕분에 원·달러 환율은 1380원대로 내렸지만 정부 개입이 없으면 1450원 지키기도 쉽지 않은 분위기다.원화의 가파른 추락과 변동성 확대는 갈 길 바쁜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밖에 없다. 때마침 고공비행 중인 유가도 상승폭을 키우고 있어 자칫 시계 제로 상황이 닥칠 수 있다. 원·달러 환율과 유가가 10%씩 상승하면 국내 기업 원가가 2.82% 상승(한국무역협회)한다는 분석이 나와 있다.통화가치 추락은 원화만의 일은 아니다. 일본 엔화도 34년 만의 최저다. 유로 엔 등 주요국 6개 통화 대비 달러가치(달러인덱스)가 5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글로벌 달러 강세’라는 표현이 더 적합하다. 그래도 원화 약세가 상대적으로 더 크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환율은 여러 복합적 요인으로 움직이지만 원화 약세는 기본적으로 우리 경제에 대한 신뢰 약화를 의미한다. 물론 수출과 펀더멘털이 나쁘지 않고 외환보유액도 나름 쌓여 있어 과도한 비관론은 금물이다. 하지만 높아지는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한국이 특히 취약하다는 점을 감안한 만반의 대처가 필요하다.무너지는 환율 균형이 인공지능(AI) 혁신을 주도하는 미국발이라는 점도 주목 대상이다. 미국은 인재·기술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며 글로벌 경제 주도권을 회복한 모습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올해 미국 성장률 전망치를 3개월 만에 0.6%포인트나 올린 2.7%로 수정했다. 중국 일본 한국 등 다른 나라는 거
17:51
일본 정부가 기초연금 보험료 납부기간을 5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 40년(만 20세 이상~60세 미만)인 납부기간을 45년(만 20세 이상~65세 미만)으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기초연금 보험료는 정액제로 월 1만6590엔이다. 납입기간이 5년 늘면 1인당 약 100만엔의 보험료를 추가 부담해야 한다.일본은 2004년 한국의 국민연금에 해당하는 후생연금 보험료율을 13%에서 18.3%로 인상하는 연금개혁을 단행했다. 매년 0.354%포인트씩 13년간 보험료율을 올렸다. 물론 일본에서도 연금개혁은 인기 없는 주제다. 하지만 일본은 일찌감치 후생연금을 개혁한 데 이어 이번에 기초연금까지 손보기로 하는 등 연금개혁을 착착 진행하고 있다.그런데 일본보다 저출산 고령화 속도가 빠른 한국의 연금개혁은 지지부진하기 짝이 없다. 당장 기초연금은 보험료 한 푼 내지 않아도 65세 이상이고 소득 하위 70%에 속하기만 하면 월 최대 33만원가량이 지급된다. 부부의 경우엔 20% 감액해도 월 최대 53만원가량을 받는다. 현재 국민연금 평균 수급액(62만원)에 맞먹는다. 이러니 꼬박꼬박 국민연금 낸 사람들만 바보라는 말까지 나온다. 기초연금에 드는 예산도 2014년 6조8000억원에서 지난해 22조6000억원으로 불어났다. 국책연구소까지 나서 기초연금은 저소득층 중심으로 지원하는 게 맞다고 지적하지만 오히려 대선 때마다 기초연금 인상 공약이 나오는 실정이다.국민연금은 이대로 두면 2055년 적립금 고갈이 불가피하다. 개혁이 시급한데도 전임 문재인 정부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연금개혁을 포기했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보험료율, 소득대체율 등 알맹이를 뺀 ‘맹탕’ 개혁안만 내놨
17:50
더불어민주당이 총선에서 승리하더니 그 횡포가 도를 더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민주당이 맡아야 한다는 주장이 터져 나오고 있다. 법사위원장은 물론 대통령실을 담당하는 운영위원장까지 민주당이 가져가야 한다고 하고, 모든 상임위원회를 차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국회의장을 비롯해 의회 권력을 독식하겠다는 것이다.민주당은 이게 총선 민심이라고 하지만, 어불성설이다. 법사위는 대법원과 법무부, 대검찰청, 감사원 등을 관할하는 상임위 고유 기능과 함께 다른 상임위를 통과한 법안을 본회의에 상정하기 전 체계·자구 심사를 하는 최종 관문 역할을 한다. 이 과정에서 여야 이견이 큰 법안 처리 속도는 법사위원장의 뜻에 따라 빨라질 수도, 늦춰질 수도 있다. 법사위원장은 고위공직자 탄핵소추 위원도 맡고 있다. 이 때문에 법안 상정권을 가진 국회의장은 원내 제1당이, 법사위원장은 2당이 맡는 게 오랜 관례였다. 법안 처리 핵심 두 자리 모두 한 정당이 차지한다면 견제와 균형이 무너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21대 총선에서 승리하더니 국회의장과 상임위원장 모두 독식해 버렸다. 후반기에도 합의를 뒤집고 법사위원장 자리 욕심을 내더니 이번에도 억지를 부리고 있다. 그 의도는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특검법, 검찰법 등 민주당이 추진하는 각종 법안은 속전속결 처리하고, 윤석열 정부의 입법안들은 제동을 걸겠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 국정 안정을 위해 여당(민주당)이 법사위원장을 맡아야 한다고 할 땐 언제고 뻔뻔하기 짝이 없다.더욱 염려스러운 것은 차기 국회의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추미애 당선인은 대놓고 중립을 지키지 않겠다고 한다.
19:00
지능지수(IQ)를 넘어 감성지수(EQ), 사회성지수(SQ), 네트워크지수(NQ), 역경지수(AQ) 등 능력과 수준을 다양하게 판별하는 인성 분류가 인기를 얻고 있다. 과거에는 두뇌의 좋고 나쁨이 최적의 판단 준거였다면, 앞으로는 청소년의 끈기와 사회적 유능성의 힘이 더 중요하다.폴 스톨츠는 힘든 상황을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며 빠르게 극복해내는 특성을 지수화한 것이 역경지수(AQ: Adversity Quotient)라고 했다. 모험과 도전을 통해 신체와 정신의 균형을 맞추려는 청소년기의 특성은 역경의 의미와 가장 잘 맞는다. 불투명하고 불안한 미래를 청소년이 준비하는 과정 자체가 역경이기에, 이에 대응하는 에너지를 채우려는 행동을 통해 역경지수가 높아질 수 있다. 아날로그형 인생을 산 어른과는 정반대로 나아가야 할 청소년은 조언을 얻기 어려워 역경을 극복할 방법도 스스로 찾아야 한다.청소년이 역경에 대응하는 힘을 얻는다면 불편을 극복할 수 있다. 하지만 ‘사서 고생할 필요가 없다’는 말을 믿고 어려운 일을 포기하면 난관은 더욱 커진다. 청소년이 역경을 겪고 이겨낼 기회를 어른이 막아서면 안 된다. 그러면 나중에 청소년이 ‘철부지’라고 비난받게 될 뿐이다.청소년의 역경지수를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모험과 도전이다. 신체적 인내는 정신을 강화해 어려움을 극복하고 잠재 능력을 끌어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그런데 청소년의 역경지수를 말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부분이 있다. 10년 전 세월호 참사로 아름다운 영혼들이 채 꽃피우지 못한 채 왜 스러져 갔는지를 기억해 보라. 모두의 안녕을 지켜내지 못한 어른들의 잘못은 무엇이었는지 깊이 반성하고 성찰해야 한다. 하인리히
18:28
1996년 9월 6일, 미국 뉴욕의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인 파닉스는 해커로부터 공격받았다. 당시 뉴욕타임스는 “해커는 서비스 제공업체의 서버에 수많은 가짜 연결 요청을 쏟아부어 합법적인 고객의 실제 요청이 통과하지 못하도록 차단함으로써 (서비스 다운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해커는 파닉스의 메일, 웹, 뉴스, 이용자 서버 등에 기기 연결을 요청하는 패킷(SYN 패킷)을 초당 150~210개씩 보내 서버를 무력화했다. ‘분산 서비스 거부(DDoS·디도스) 공격’으로 인한 첫 번째 피해 사례다. 파닉스가 자사 서비스에 스팸 메일을 차단하는 시스템을 설치하자 이에 불만을 품은 해커가 공격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디도스 공격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서버, 서비스, 네트워크 등 공격 대상에 엄청난 양의 트래픽을 보내 정상적인 작동을 막는 악의적 시도’다. 왕복 2차선 도로에 갑자기 수만 대의 차량이 몰려 차들이 오도 가도 못하는 것과 같은 상황이다.단일 장치에서 트래픽을 보내면 서비스 거부(DoS) 공격, 둘 이상의 장치를 이용해 공격하면 분산 서비스 거부(DDoS) 공격이다. 여러 대의 장치를 이용할 경우 사전에 악성코드 등으로 해커의 명령에 따라 트래픽을 전송하는 ‘좀비 PC’를 동원하는 게 일반적이다. 가장 고전적이지만 무서운 수법디도스 공격은 다른 해킹들과 목적 및 수단이 다르다. 대개의 해킹은 정보 탈취처럼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이뤄진다.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선 실력도 필요하다. 반면 디도스 공격은 인터넷 서비스를 못 쓰게 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완벽히 막는 것도 불가능하다. 방법도 다른 해킹보다 쉽다. 돈만 내면 디도스 공격 프로그램
18:25
겨울 스포츠가 막을 내리고 야외 스포츠가 개막할 무렵, 나는 설레기 시작한다. 축구광은 아니지만 저녁에는 K리그 경기중계를 기다리고, 새벽에는 프리미어 리그 중계를 눈을 부릅뜬 채 기다린다. 조명이 비추는 잔디밭은 마치 녹색 융단이 깔린 것 같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 내 심장의 박동수는 빠르게 올라간다. 스물두 명의 선수들이 심판들과 함께 운동장으로 들어서는 순간 내 안의 남성 호르몬이 미친 듯 소용돌이친다. 주심의 휘슬이 울린다. 공을 쫓아 야생 짐승처럼 뛰어다니는 선수들은 숲에서 사냥감을 쫓는 초기 인류를 연상하게 한다.일반적으로 스포츠에서는 트랙을 뛰고, 도약하고, 상대와 맞붙어 힘과 빠르기를 겨룬다. 또한 제 신체의 한계에 도전하고 자기 극기의 정신을 키운다. 공을 갖고 하는 구기 종목은 필드에서 공을 차고 달리며 상대의 골대에 공을 집어넣는 것으로 승부를 가른다.스포츠는 전쟁의 폭력성과 살상력을 배제하고, 규칙과 규범을 작동시켜 승부를 겨루는 놀이로 승화시킨다. 축구 경기가 지나치게 과열돼 인간 내면의 광기를 자극해 폭력을 낳기도 한다. 영국이나 독일의 축구 관중 중 일부는 훌리건이라 불리는데, 이들은 자주 폭력 사태를 일으키는 것으로 유명하다. 축구 경기에는 승리와 환희와 패배의 쓰라림이 교차한다. 그 찰나 온몸에 전류처럼 흐르는 짜릿한 마음을 담아 나는 ‘축구 찬가’를 썼다.“어린 시절 공을 차며 내가/ 중력의 세계에 속해 있다는 걸 알았다./ 내가 알아야 할 도덕과 의무가/ 정강이뼈와 대퇴골에 속해 있다는 것을,/ 변동과 불연속을 지배하려는/ 발의 역사가 그렇게 길다는 것을,/ 그때 처음으로 알았다.// 초록 잔디 위로 둥
18:01
벌써 58일째다. 전공의들이 집단으로 사직서를 내고 환자 곁을 떠난 게 꼭 두 달이 됐다. 암 수술 등이 기약 없이 미뤄진 환자와 보호자는 절망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지역 종합병원들이 버팀목이 돼 전공의가 사라진 대학병원의 공백을 메꿔주고 있는 걸 그나마 다행스럽게 여겨야 할 상황이다.안타까운 것은 의정 갈등을 풀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만나 대화의 물꼬를 텄지만 이후 진전이 없다. 면담 직후 박 위원장이 SNS에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가 없다’는 글을 올리면서 스스로 대화의 문을 닫아버렸다. 의료계, 대안 없는 반대뿐의정 갈등 해결 시한은 너무도 촉박하다. 2025학년도 대학별 대입전형 일정이 늦어도 5월 초에는 확정돼야 하기 때문이다. 의대 정원 증원 규모를 조정하려면 불과 보름의 시간밖에 남지 않았다는 얘기다. 정부는 이미 의료계가 합리적인 안을 가져오면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문제는 의료계다. 단일 대화 창구는커녕 집안 싸움 하느라 바쁘다. 개원의 단체인 대한의사협회는 신임 당선인과 비상대책위원회가 불협화음을 내다가 최근에야 겨우 봉합했다. 사제지간인 대학교수와 전공의들도 갈등을 빚고 있다. 지난 주말 박 위원장이 SNS에 올린 ‘의대 교수들이 착취 사슬의 관리자’라는 글이 발단이었다. 제자들이 불이익을 당하면 행동에 나서겠다고 했던 대학교수 사회에선 “배신당했다”는 격앙된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전공의의 열악한 근무 환경, 전공의와 대학교수 간 도제식 관계 등의 문제점은 늘 지적돼온 사안이다. 하지만
17:59
22대 총선은 더불어민주당(더불어민주연합) 175석, 국민의힘(국민의미래) 108석, 조국혁신당 12석, 개혁신당 3석, 새로운미래 1석, 진보당 1석 당선으로 막을 내렸다. 유권자의 ‘회고적 투표’ 행태에 기반을 둔 ‘정권 심판론’이 주효했다.하지만 성적표를 보면 민주당 175석은 21대 총선에서 얻은 180석에 미치지 못한다. 2020년 민주당은 문재인 중간평가 총선을 코로나19 위기 극복 능력 강조와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으로 돌파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총선 내내 고물가, 의료 대란, ‘용산 불통’ 이슈에 휘둘렸다. 한동훈 위원장이 ‘금 사과값’ ‘대파 논란’에 대해 사과하고 ‘의료 대란’ 해결을 약속했지만 대안 제시는 없었다. 대통령 ‘불통’ 비판에 대해 국민의힘이 확실한 수권 정당임도 보여주지 못했다.회고적 투표의 반대는 ‘전망적 투표’다. 정권 심판에 맞서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의 원전 생태계 회복, 한·미 동맹 강화, 할 말 하는 대중·대북 외교 성과를 부각하는 데 실패했다. 야당의 ‘대파 논란’ ‘도주 대사’ 프레임에 대응하느라 미래 문제 해결 능력을 드러내지 못했던 것이다. 반대로 민주당은 21대 총선에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가격 상승,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등 수많은 악재를 코로나19 위기 탓으로 돌렸고, 현금 포퓰리즘으로 승부를 갈랐다. 비교하면 한 위원장은 선거에 순수했다.4·10 선거 결과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의 뜻을 받들어 국정을 쇄신하고 경제와 민생 안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민심은 언제나 옳다. 국민의 뜻을 준엄하게 받아들인
17:58
“스팩(SPAC) 기업가치는 고무줄 같아요. 매번 줄다리기가 벌어집니다. 금융당국에선 기업가치를 무조건 깎으니 일부러 높여서 신고서를 제출하죠.”한 증권사 기업공개(IPO) 담당자는 스팩 합병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스팩은 우량 장외기업의 합법적 우회 상장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된 기업인수목적회사다. 정식 IPO가 아니라 스팩 합병을 통해 주식시장에 입성하는 기업이 갈수록 늘고 있다. 하지만 스팩 합병 과정에서 장밋빛 실적 전망을 토대로 기업가치를 ‘뻥튀기’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금융감독원이 칼을 빼들었다.금감원은 올해 초부터 본격적으로 스팩으로 상장하는 기업의 가치 평가 방식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증권사에 합병 대상의 기업가치를 낮추라는 정정보고서를 요구하는 일이 빈번해졌다. 올해 1분기 스팩을 통해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6개사 모두 금감원의 요구를 받아들여 기업가치를 낮췄다. 사피엔반도체는 주당 1만7865원으로 합병증권신고서를 제출했으나 결국 14% 내린 1만5330원으로 상장했다. 제이투케이바이오도 정정 요구를 받고 기업가치를 11% 깎았다. 한빛레이저와 에스피소프트 등도 기업가치를 10% 가까이 하향 조정했다.그동안 스팩 합병기업 부풀리기는 관행처럼 이뤄졌다. 장외기업들은 자산가치와 수익가치를 토대로 주당 가격을 산정하는데 기업의 본질가치는 현재 자산가치보다 미래 수익가치에 좌우되는 경향이 있어 수익가치에 가중치를 둔다. 다만 수익 전망에 따라 수익가치가 고무줄처럼 변하기 때문에 자본시장법에선 자산가치와 수익가치 가중치를 1 대 1.5로 고정해놨다. 하지만 스팩 합병은 특례규정을 적용받는다. 수익가치 산정을 자율에 맡긴
17:47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A캐피털은 작년 말 우량 자산을 증권사에 담보로 제공하고도 연 14%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채권시장에서 화제가 됐다. 비(非)금융지주 계열 캐피털사의 열악한 자금조달 사정을 상징적으로 보여줬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처럼 캐피털사들도 수십조원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브리지론 및 중·후순위 대출을 내줘 시장이 자산 건전성을 의심하고 있다. 캐피털사들은 한편에선 저금리 시절 연 7~8%를 받고 부동산 PF 대출을 내준 뒤 ‘레고랜드 사태’ 후 6개월마다 만기를 연장해주고, 다른 한편에선 고금리 시대에 그 두 배 수준의 금리로 신규 자금을 조달하는 ‘역마진 경영’을 하고 있다. PF 사업이 무너지면 대출 원리금조차 회수하지 못한다.역마진 경영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사실 2022년 글로벌 금리 인상기 이후 수만, 수십만 중견·중소 제조업체가 겪는 상황이다. 영업이익률이 높아야 6~7%인 신용등급 A~BBB등급 제조업체들은 요즘도 연 9~12% 금리로 돈을 빌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한국무역협회가 지난달 417개 수출기업 최고경영자(CEO) 및 임원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 ‘이자 비용이 영업이익과 같거나 초과한다’는 응답이 57.3%에 달했을 정도다.기업이 역마진을 버티는 이유는 간단하다. 곧 상황이 좋아질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희망이 팽배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국 수출이 회복되는 가운데 미국 중앙은행(Fed)이 올해 여섯 차례 금리를 내리고 한국은행도 이르면 상반기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기대가 컸다. 고금리 시대가 서서히 저물면서 올해 경기는 상저하고일 것으로 예상됐다.이달 들어 상황이 돌변
17:45
지금까지 46명의 미국 대통령 중 탄핵 위기에 몰렸던 인물은 모두 4명이다. 남북전쟁 직후의 앤드루 존슨, 워터게이트 사건의 리처드 닉슨, 혼외관계가 문제가 된 빌 클린턴, 그리고 내란 선동 혐의를 받는 도널드 트럼프다. 이 가운데 존슨, 클린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상원에서 탄핵안이 기각됐고 닉슨 전 대통령은 하원에서 탄핵안이 가결되자 사임했다.트럼프 전 대통령은 여기에 새로운 기록을 하나 추가했다. 전직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형사재판을 받게 된 것이다. 그것도 한두 건이 아니라 네 건의 혐의 때문이다. 돈으로 성추문 입막음 시도, 대선 결과 뒤집기, 의사당 난입사태 선동, 기밀문서 유출 등이다. 이 가운데 성추문 관련 재판이 가장 먼저 시작돼 트럼프 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지방법원 법정에 섰다.미국 대선이 머잖은 시점인 데다 미국 법원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6~8주 동안 매주 4회 법정에 세운다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된다. 재판은 수요일을 제외한 월, 화, 목, 금요일에 진행하며 형사 피고인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전 9시반부터 오후 4시반까지 꼬박 법정에 있어야 한다. 그는 5월에 있을 막내아들 졸업식 참석을 위해 불출석을 요청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선 여론조사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을 앞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꼼짝없이 재판에 출석하는 것은 그만큼 재판 관련 법규가 엄격하기 때문이다. 재판에 나오지 않으면 법원이 체포영장을 발부할 수 있으며 막대한 벌금을 부과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재판에 출석하지 않는 것 자체가 판결에 불리하게 작용한다.한국은 이와는 천양지차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대장동 특혜 의혹 재판에 툭
17:44
윤석열 대통령이 어제 국무회의에서 총선 패배와 관련, 반성문을 내고 변화를 다짐했다. “취임 후 국민만 바라보며 국익을 위한 길을 걸어왔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국민 뜻을 살피지 못했으며 저부터 잘못했다”고 자성했다. 국정의 올바른 방향을 잡고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음에도 국민이 체감할 만큼의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했다고 했다. 민생 최우선, 더 낮은 자세, 민심 경청 등 다짐도 내놨다.요컨대 국정 방향은 맞으나 서민의 삶에 대한 세심한 배려와 정책과 현장 사이의 간극을 좁히기 위한 노력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가 추진해 온 한·미 동맹 강화와 한·일 관계 개선, 원전 생태계 복원, 건전 재정, 노동·연금·교육·의료 개혁 등은 나라 미래를 위해 마땅히 가야 할 길이란 점에서 국정 방향이 틀렸다고 볼 수 없다. 구조 개혁에 성과를 내 경제 체질 개선을 이루지 못한다면 글로벌 경제·기술 패권 전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아쉽게도 윤 정부는 노동 현장의 엄정한 법 집행 등 일부 성과는 있었지만, 임금 체계 개선과 근로시간 유연화 등 본격적인 노동 개혁은 시작도 못 했다. 나머지 분야도 다르지 않다. 그런 점에서 윤 대통령이 구조 개혁 지속 추진을 강조한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국가적 개혁과제들을 성공적으로 이뤄내느냐에 따라 나라 미래가 달라지기 때문에 임기 시작이라는 각오로 실천에 매진해야 한다. 소통을 통해 국민 공감을 얻기 위해선 도어스테핑을 재개하고 기자회견도 추진해야 한다. 윤 대통령이 “포퓰리즘은 나라의 미래를 망친다”고 한 만큼 숱한 현금 지원성 공약을 재점검하고 옥석을 가려야 마땅하다.
17:44
금융감독원이 부실 징후를 보이는 저축은행 10여 곳에 즉각적인 자본 확충을 요구하고 나섰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가 덮칠 조짐을 보이자 선제적인 진화에 나선 것이다. 지난해 국내 저축은행 79곳 가운데 절반이 넘는 41곳이 적자를 낸 상황이다. 올 들어서도 고금리와 경기 침체에 따른 대출 연체율 증가, PF 추가 부실이 이어지면서 실적 악화가 가속화할 것이란 관측이다. 올해 전체 저축은행업계가 2조원 넘는 적자를 볼 전망이다. 일각에선 2011년 수많은 서민을 눈물과 절망으로 몰아넣은 ‘저축은행 사태’가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저축은행 사태 이후 건전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크게 개선됐지만 무분별한 부동산 대출과 취약한 위험관리 능력으로 부실 채권을 떠안은 행태는 2011년 당시와 달라진 게 없다. 저축은행 고유 기능인 지역 서민 및 중소기업에 대한 안정적인 금융중개는 소홀히 한 채 고위험·고수익 사업 비중을 공격적으로 늘렸다. 게다가 시중은행이 대출하지 않는 사업장에 중·후순위로 돈을 빌려주며 건설경기 하락에 따른 위험에 스스로를 노출했다. 저축은행의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작년 말 기준 9조6000억원으로 증권사(7조8000억원)보다 많았고, PF 대출 연체율은 6.94%로 전 금융권에서 증권사 다음으로 높았다. 2002년 3월 이후 상호신용금고라는 이름 대신 저축은행 상호를 부여받았지만 ‘은행’이라는 표현을 달고 있는 게 무색할 정도다.서민 금융기관으로서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 안정적으로 BIS 비율을 유지할 수 있도록 자발적인 자본 확충에 나서는 동시에 저축은행 본연의 기능을 강화하고, 간판에 걸맞
17:43
한국의 미래를 열어갈 세대인 20~30대의 60%가 자신의 ‘기업가정신’이 낮다고 자평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인협회의 국민인식 조사를 보면 기업가정신이 높다는 응답 비율이 20대는 38%, 30대도 41%에 그쳤다. 현업에서 물러나고 있는 60대 이상(51%) 연령대와 비교된다. 한경협은 이번 설문조사에서 기업가정신에 대해 ‘다른 사람이 보지 못하는 기회를 인식해 불확실성을 떠맡는 정신을 의미한다’고 개념을 제시했는데 이런 결과가 나왔다.우리 경제의 중추 역할을 하는 40대는 더 낮아 32%에 그쳤다. 경제활동 참가자 모두가 모험적·창의적인 기업가가 되기는 어렵다고 해도 한창 성취동기가 높고 의지와 투지가 빛날 시기인 20~40대에서 기업가정신이 이렇게 저조한 것은 우려스러운 현상이다. 기업가정신은 나라의 번영과 경제성장, 개인의 꿈과 포부 등을 실현하는 미래 지향의 발전 원동력이다. 이런 중요한 희망과 긍정의 정신이 MZ세대에서 자리 잡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어둡다.더욱 안타까운 것은 기업가정신이 낮아진 요인이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28%) ‘학교 안팎 교육 부족’(26%) 탓이 크다. 학교와 사회 교육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기업가정신 고취뿐만 아니라 기본적 경제교육에 큰 구멍이 있다. 지난해 기획재정부가 18~79세 국민을 대상으로 한 경제이해력 조사에서도 과락 수준(58.7점)으로 나타난 바 있다. 이번 한경협 조사에서 기업가정신이 낮다는 전 세대 평균 응답(59.7%)과 비슷하다. 경제이해력이 낮은 것과 기업가정신이 미약한 게 같은 맥락이다.인재가 사실상 전부인 나라에서 이래서는 미래가 없다. 제대로 된 경제교육을 바탕으로 기업가
16:17
‘코리아 나라장터 엑스포 2024’가 ‘기술혁신 K-조달, 세계로! 미래로!’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17일부터 3일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다. 나라장터 엑스포는 2000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24번째 개최다. 참가 기업, 관람객, 수출 실적 등 여러 면에서 기록을 경신하면서 발전하고 있는 공공 조달 분야의 국내 유일한 박람회다. 참여 기업은 우리나라 기업 수의 97%를 차지하는 등 한국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중소 제조기업 중에서 공공조달시장에 납품하고 있는 유망 중소기업이다.중소기업은 각고의 노력을 통해 새로운 기술과 제품을 개발하고도 판로를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조달청은 연간 200조원에 달하는 공공구매력을 전략적으로 활용해 판로 확보에 관한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 조달 정책의 초점을 맞춰 왔다. 중소기업이 기술 수준, 제품 특성, 기업 성장 단계 등에 맞춰 공공조달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우수조달, 혁신조달, 다수공급자계약, 벤처나라 등 다양한 조달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또한 우리나라 공공조달시장에서 경쟁력을 검증받은 중소기업에 대해선 ‘해외 조달시장 진출 유망기업’ 지정 제도를 통해 우리 기업이 실질적으로 진출 가능한 시장 규모만 2조달러 이상에 달하는 거대한 해외 조달시장에 진출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국내 공공조달시장은 중소기업 수주 비율이 80%를 넘어 포화상태이기 때문이다.나라장터 엑스포는 우리 중소기업의 국내외 판로 확대를 지원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행사다. 중소기업들이 우리나라의 공공기관 조달업무 수행자, 외국의 조달기관 관계자는 물론 협력사를 찾는 국내외 유수의 민간
09:02
매일 전해지는 뉴스에는 마약에 관련된 내용들이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마약의 문제점은 쉽사리 중독에 이르게 되고 결과적으로 삶을 망가뜨리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특정 약물로 인한 중독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사람들이 중독에 들어서는 과정과 중독으로부터 벗어나는 과정을 연구함으로써 건전한 사회를 만드는 방법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다. 스탠포드대학 정신의학과 애나 램키 교수가 저술한 <도파민네이션>(2022)에 따르면 도파민의 양으로 중독 여부를 측정하며, 뇌에서 쾌락과 고통을 담당하는 부위가 동일하다고 한다. 중독성 약물로 쾌락을 얻는 사람이 좀 더 자극적인 쾌락을 경험하고자 약물의 양을 늘려간다면, 어느 순간 뇌는 쾌락대신 고통을 인식한다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모든 기술들이 인공지능(AI)의 급격한 발전으로 완성의 단계에 이르고 있다. 기술적인 부분에 있어서 사람들을 중독과 유사하게 빠지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반대로 디지털약의 등장으로 중독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해주는 두가지 면이 공존한다. 게임, 포르노, 디지털 관음증 등은 핸드폰을 손에서 놓기 어렵게 만드는 '도파민 플랫폼'이다.
18:55
“아주 작은 영역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실수를 한 사람이 전문가다.” 원자 구조 이해와 양자역학 성립에 기여한 공로로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닐스 보어의 말이다. 보어와 동시대를 산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한 번도 실수를 해보지 않은 사람은 한 번도 새로운 것을 시도하지 않은 사람”이라고 했다. 우리는 전문가의 성공을 보고 부러워한다. 그러나 그 뒤에 가려진 숱한 도전과 실패는 알려고 하지 않는다.‘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명언의 뜻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아이러니하게도 요즘은 실패를 잘 피하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영화를 보는 방식조차 바꾸었다. 이나다 도요시의 책 <영화를 빨리감기로 보는 사람들>에는 영화를 빠른 배속으로 보거나 중간중간 넘기며 보는 이유에 대한 분석이 나온다. 실패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크다는 것이다. 특히 젊은 세대는 ‘정답’을 빨리 찾고 싶어 한다. 그런 세태가 영화나 드라마를 10분 이내로 요약해주는 유튜브 영상의 인기로까지 이어진다. 심지어 요약본을 보고 마음에 들어야 영화 시청을 결정한다. 크게 흥행하기 어려운 오컬트 장르 최초로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파묘’도 유튜브 요약본의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도전하고 실패하는 과정과 이를 통해 성공하는 방법의 터득이 중요함을 점점 잊고 있다.실패가 얼마나 중요한가는 스티브 잡스의 인생이 잘 보여준다. 대학을 중퇴했고, 창업한 회사 애플에서도 쫓겨났다. 숱한 시행착오를 겪었다. 그러나 세상을 바꾸겠다는 강렬한 의지 덕분에 실패는 기회가 됐고 그것을 발판으로 큰
18:07
집권 여당의 참패로 끝난 제22대 총선 이후 많은 변화가 예상되지만, 검찰개혁 문제가 단연 최대 쟁점으로 재등장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검찰독재정권 종식’을 공언하며 수사·기소권 분리, 검사의 기소·불기소 재량에 대한 사법 통제 강화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조국혁신당은 더 나아가 검찰청 폐지 후 기소청 신설, 검사 직접수사 개시권 완전 폐지, 검사장 직선제 도입, 기소배심제 도입을 공약했다. 어떤 형태로든 검찰 권한 축소 법안의 추진은 불가피하게 됐다. 검찰개혁을 둘러싼 여야의 대치도 강경일변도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검찰개혁은 문재인 정권의 최우선 정책이었고, 집권 5년은 검찰로 시작해 검찰로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신설했고, 수사권 조정의 이름으로 경찰에 독자적 수사권과 1차 수사종결권을 부여했다. 검사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하면서 6대 범죄로 검사의 직접수사권을 제한했다. 그런데 개혁의 성과는 어떤가. 지난 1월 임기를 마친 김진욱 공수처는 3년간 600억원의 예산과 25명의 공수처 검사, 수사관 40명을 투입했지만 직접 기소한 사건은 3건에 불과했다. 출범 직후부터 공수처장의 리더십 부재, 정치적 편향성과 부실한 수사력 논란이 이어졌다. 무엇을 위한 공수처인지 의구심이 끊이지 않았다. 민주당이 다음달 2일 공수처가 수사 중인 해병대 채상병 사건에 대한 특검법을 국회에서 통과시키겠다고 했는데 검찰개혁의 상징인 공수처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하는 태도를 이해하기 어렵다.수사권 조정 이후의 상황은 모성준 대전고법 판사의 신간 <빨대사회>에 적나라하게 나타나 있다. 2017년 23만1489
18:06
“한국 사람들은 혜리 편인가, 한소희 편인가?”최근 중국 지방정부 공무원들과 저녁 식사를 했다. 분위기가 무르익자 20대 여성 공무원들은 얼마 전 한국에서 화제가 된 연예인의 삼각관계 사건에 관해 물었다. 그러고 나서 “우리는 덕선이 편”이라며 까르르 웃었다. 그들은 시시콜콜한 한국 연예계 소식을 모두 꿰고 있었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헤로인 혜리를 극중 이름인 ‘덕선이’로 부르며 친근감을 드러내는 모습도 놀라웠다. 통제에도 맹위 떨치는 한류지난달 23일에는 아이돌 그룹 ‘뉴진스’가 베이징에서 팬사인회를 열었다. 뉴진스를 보기 위해 모여든 팬들로 현장은 북새통을 이뤘다. 사인회 입장권은 뉴진스 앨범 수백 장을 보유한 350여 명의 현지 열혈 팬에게만 주어졌다. 엔터업계 관계자는 “중국 팬들의 구매력이 한국 아이돌 수익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했다. 공식 공연이 어려워도 중국에서 팬 관리 행사를 여는 이유였다.K팝 스타들은 중국 청소년에게 이미 동경의 대상이다. 최근 만난 한 중국인 학부모는 전교 1등을 하던 고등학생 자녀가 한국 아이돌에 빠져 공부에 손을 놓았다며 고민을 토로했다. 이 학생은 국내 엔터테인먼트 회사 연습생으로 들어간 뒤 미국 아이비리그 진학을 포기하고 ‘K팝 스타’의 꿈을 키우며 매일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고 했다.한국 문화콘텐츠산업이 중국에서 전면 통제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할 때 이처럼 중국 내 한류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는 사실은 놀랍다. 2016년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사태가 터진 이후 본격화한 한한령으로 한국의 영화·공연예술·음악은 중국에서 전면
18:05
“아무래도 숫자가 정확하지 않아 공개하기가 어렵습니다.”올해 1분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현황을 묻는 말에 정부 관계자가 내놓은 답변이다. “PF 시장이 실종됐다” “어디를 찾아가도 대출받을 수 없다”는 시행사의 주장에 이른바 ‘팩트 체크’를 해보려고 했다. 하지만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근거 자료는 어디에도 없었다. 이렇다 보니 업계에선 증권사 직원이 알음알음 만들어 나돌아다니는 비공식 자료가 가장 공신력 있다고 얘기할 정도다.부동산 PF 시장과 관련된 공식적인 숫자는 금융감독원이 분기별로 집계하는 대출 잔액과 연체율이 유일하다. 하지만 이 숫자는 3개월이 지나야 집계가 완료된다. 몇 주 새로 시장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나오는 말 그대로 ‘뒷북 통계’다.이 숫자가 시장 상황을 정확하게 대변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새마을금고 등 금융당국이 관리하지 않는 기관의 실적은 취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일례로 지난해 9월 기준 금융당국이 밝힌 PF 대출 잔액은 134조원이었지만,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총 202조6000억원으로 추정했다. 새마을금고와 증권사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등을 포함한 숫자다. 김정주 건산연 연구위원은 “부동산펀드는 정확한 통계가 없어 포함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정부는 시장에서 불거지는 ‘4월 위기설’에 “시장이 잘 관리되고 있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지만 업계에선 회의적인 반응이다. PF 시장을 관리하는 컨트롤타워도, 정확한 통계도 없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대응이 이뤄질 리 만무하다는 것이다. 최근 1년간 정부가 PF 관련 대책을 10여 차례 쏟아냈는데 시장에서 체감하지
18:04
22대 총선은 예전 같으면 국민 눈높이를 통과할 수 없었을 인물 다수에게 국회 문을 열어줬다. 배타적인 개딸·조빠 부류와 세계관과 이해관계를 공유하는 ‘진보 극단세력들’이다. ‘이대생 성상납’ 발언의 김준혁, 사기대출 혐의 양문석 당선인이 대표적이다. ‘상식적인 민주당’을 호소한 이낙연의 광주 참패도 상징적이다. 반면 개딸 대변인 격인 정청래·박찬대, 독설가 민형배·김용민 의원 등은 넉넉한 득표로 재선됐다. 법치를 정치로 오염시켰다는 비판을 받는 ‘친문 검사’ 이성윤도 압도적 지지로 배지를 달았다. 과격·종북 성향 진보당이 3석이나 차지하며 정의당과 선수교체한 점 역시 의미심장하다.조국당 비례 12명 가운데 상당수도 ‘특권의식과 언행 불일치의 끝판왕’ 조국 대표 못잖다. 검사 출신 비례 1번은 “10개월에 41억 번 게 무슨 전관예우냐, 160억은 벌었어야지”라고 했다. 그 외 ‘정치 판검사’로 비난받은 이들, 재판·수사 대상자가 즐비하다. 자신의 범죄를 추궁 중인 ‘검찰 해체’가 이들의 최우선 의정 목표란다. 부끄러움은 국민의 몫이다.도덕, 품격 모두 바닥인 후보를 다수 국민이 선택하는 퇴행이 어떻게 가능할까. 프리드리히 하이에크가 80년 전에 답을 제시하고 있다. <노예의 길>에서 그는 ‘왜 최악의 인간들이 권력을 잡는가’라고 자문한 뒤 ‘전체주의로의 경도’를 이유로 꼽았다. 전체주의 분위기가 확산하면 저급한 자들이 그 사회의 정점으로 올라간다고 갈파했다.전체주의는 하나의 목적을 위해 사회의 모든 자원을 조직한다. 리더들은 공동선, 복지, 인간애 등을 앞
18:03
봉이 김선달은 수천냥을 받고 평양 대동강 물을 팔아먹었다는 옛이야기 속 사기꾼이다. 그의 사기행각으로 전해지는 여러 일화 중 대동강 물 사건이 대표적인 건 액수도 액수려니와 조선시대에 공짜 강물을 판다는 발상 자체와 깍쟁이 한양 상인들을 속여 넘긴 기발함 때문일 것이다. 지금은 물과 공기도 팔고 사는 시대가 되긴 했지만 여전히 상상을 뛰어넘는 ‘현대판 봉이 김선달’들을 만나게 된다.1980년부터 데니스 호프라는 미국인이 달의 토지를 팔아 140억원을 벌었다. 유엔 ‘외기권조약’에 따르면 우주의 어떤 것도 특정 국가의 소유권을 인정하지 않지만 개인에 대해서는 별다른 조항이 없다. 그 허점을 이용한 호프는 샌프란시스코법원에 달에 대한 소유권 취득 소송을 내고 일부 승소했다. 그 후 ‘달 대사관’이란 회사를 차려 달 분양에 나섰고 사업은 대성공을 거뒀다.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 톰 행크스 등 유명인들이 구입자 명단에 대거 이름을 올렸고 국내에선 한 팬클럽이 가수를 위해 축구장 두 개 규모의 달 부동산을 사기도 했다.제주에 이어 강원·전북 등 지방자치단체들이 김선달의 후예를 자처하고 나섰다. 지자체들은 “햇빛과 바람은 우리 지역 것”이라며 신재생사업자에게 태양광·풍력으로 번 돈의 일부를 내놓으라고 요구할 태세다. 특별법으로 이익 공유를 강제하는 것인데 일부 기초지자체는 그마저도 없이 이미 조례만으로 돈을 걷어가고 있다. 태양광발전 이익의 30%를 징수해 주민들에게 ‘햇빛연금’을 지급하는 신안군의 사례를 놓고 다른 지역에서도 “우리는 왜 그렇게 못 하느냐”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고 한다.물
18:01
정부가 어제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지역 소멸을 막기 위해 ‘세컨드 홈’ 대책을 발표했다. 1가구 1주택자가 83개 인구 감소 지역에서 공시가 4억원 이하 주택을 구입하면 2주택자가 아니라 1주택자 수준의 종합부동산세·재산세·양도소득세 혜택을 주겠다는 것이다. 지역과 생활권을 공유하는 생활인구를 늘려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이를 위해 이달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발의하고 오는 6월 지방세법 시행령을 개정할 계획이다. 문제는 야당이 다수를 장악한 국회에서 법 통과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정부가 야당을 설득하지 못하면 정책이 공수표가 되는 것은 물론 정부 정책에 대한 국민 신뢰도 땅에 떨어진다. 주주친화 기업에 대한 법인세·배당소득세 인하, 기업이 직원에게 지급한 출산장려금에 대한 비과세 등 정부가 올해 24차례 민생토론회에서 약속한 정책도 비슷한 처지가 될 수 있다.걸핏하면 “부자 감세” “대기업 특혜”라며 발목을 잡아 온 야당도 문제지만 정부도 정책을 관철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어떤 정책이든 국민적 공감대를 얻지 못하면 탄력받기 어렵다. 그런데도 총선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툭 던져 놓은 채 국민과 제대로 소통하지 않은 정책이 적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지금 경제는 비상 상황이다. 고금리·고물가로 내수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동 전쟁 확전 우려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고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선을 넘보고 있다. 경제·민생법안마저 무더기로 좌초하면 민생은 더 악화할 수밖에 없다. 윤석열 대통령도 한덕수 총리와의 주례회동에서 “국정의 우
18:01
정부가 물가 안정을 내세워 멜론과 플로, 지니뮤직 같은 음원앱 업체의 요금제까지 간섭하고 있다고 한다. 시장경제와 자유주의 복원을 내걸고선 실제론 반자유주의적 가격 통제를 전방위적으로 반복하고 있는 현 정부의 관치행정이 도를 넘어섰다는 비판이 나온다.문화체육관광부는 얼마 전 주요 음원 플랫폼 사업자에게 ‘가족 요금제’ 형태의 결합 요금제를 신설할 것을 주문했다고 한다. 현재 음원앱 사용료는 계정당 월 1만원 안팎인데, 월 1만3000~1만5000원에 4명가량이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요금제를 만들어 보라는 것이다. 정부는 물가 안정 취지라고 하나, 기업 고유의 마케팅 영역까지 손대는 월권행위에 다름 아니다.정부의 이런 요구에 음원앱 업체들은 대부분 난색을 보였다는데, 지극히 당연한 반응이다. 기업에 대한 간섭 가운데 가장 위험한 것이 가격 규제다. 가족 요금제가 기업의 매출, 수익성, 점유율 확대 등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 정부가 거론하기 전에 기업 스스로 알아서 했을 일이지, 정부가 앞장서 하라 말라 할 일은 결코 아니다.음원앱 업체들은 정부가 가족 요금제를 주문하기에 앞서 유튜브와 같은 해외 업체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저작권 징수 규정부터 개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저작권 사용료는 국내 업체가 총매출 기준인데 해외 업체는 운영 비용과 각종 수수료를 뺀 순매출 기준이어서 역차별 논란이 지속돼 왔다. 정부는 가족 요금제 신설과 관련해 징수 규정 개정 검토 의사를 내비쳤다는데, 이 역시 선심 쓰듯 할 일은 전혀 아니다.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면 진즉부터 바로잡았어야지, 시혜적 태도를 보이는 것 자체가 권위적 관료주의의 발로다.기업의 자율
로그인 후 이용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