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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0
  • 07:42

    손님 차로 사고 내고는 되레 큰소리…협박 문자 보낸 대리기사

    법원 "폭력 전과 다수…피해자와 합의 안 돼" 징역형 집유 선고 손님 차를 몰다가 접촉 사고를 내고는 되레 협박 문자를 보낸 40대 대리기사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형사1단독 신동일 판사는 협박, 성폭력처벌법상 통신매체 이용 음란 혐의로 기소된 A(42)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을 명령했다고 20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7월 손님 B(42)씨의 차량을 대리운전하던 중 접촉 사고를 내 사고처리 문제를 B씨와 논의하던 과정에서 B씨 자녀들을 위협할 것처럼 문자를 보내 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B씨에게 성적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막말 문자를 보낸 사실도 공소장에 포함됐다. A씨는 B씨가 '주민번호 알려주신댔으니 이름이나 남겨주세요. 인적 사항 주시면 아는 분 통해서 알아보겠습니다'라는 문자를 받고 홧김에 이같이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신 판사는 "피해자와 합의되지 않았고, 실형 전과를 포함한 다수의 폭력 전과가 있다"며 "자신이 낸 사고로 인해 피해자로부터 연락받았음에도 되레 피해자를 협박한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연합뉴스

  • 07:39

    당진 차량부품 제조공장서 불…1시간여 만에 진화

    지난 19일 오후 8시 28분께 충남 당진시의 한 산업차량 부품 제조공장에서 불이 나 1시간여만에 진화됐다. 소방 당국은 같은날 오후 8시 55분께 담당 소방서 전체 인력이 출동하는 경보령인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소방차 24대와 인력 86명을 투입해 불을 껐다. 화재가 나자 공장 직원들이 모두 대피해 인명피해는 없었다. 공장 도장동 천장과 벽면 660㎡, 외부 도장 부스 108㎡ 등이 불에 탔다. 소방 당국은 도장동 외부 집진 설비에서 난 불이 건물 안으로 옮겨붙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과 재산 피해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 07:33

    [속보] 이라크 군사기지 폭발음…"미확인 공습 추정"[로이터]

    [속보] 이라크 군사기지 폭발음…"미확인 공습 추정"[로이터]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 07:33

    불안한 국제 정세에 금 거래 '역대 최대'

    중동 위기 여파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이달 들어 국내 금 거래가 급증한 것으로 드러났다.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19일까지 국내 금 시장의 일평균 금 거래대금은 169억1천만원으로 KRX 금 시장이 개장한 지난 2014년 3월 24일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지난달 일평균 거래대금(68억6천만원)의 2.4배 수준이다.이달 금 1㎏ 현물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61억6천만원, 미니 금 100g은 7억5천만원이다.이달 일평균 금 거래량도 16만895g으로 전달(7만4천137g)의 2배 수준이다. 금 1㎏ 현물의 일평균 거래량은 15만3천780g, 미니 금 100g은 7천115g이다.최근 이란과 이스라엘이 충돌하는 등 중독 지역 지정학적 긴장이 커진 데다 인플레이션 우려, 중국에서의 금 수요 증가 등으로 국제 금값이 치솟아 금에 대한 수요가 더 몰렸다.전통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은 경제 불확실성이나 인플레이션, 통화 정책에 따른 위험 헤지 수단으로 활용된다.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이달 들어 7.1% 올랐다.한국거래소(KRX) 금 시장에서 금 1㎏ 현물 가격은 이달 들어 10.3% 올랐으며, 미니 금 100g도 13.4%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5.6% 하락했다.금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도 고공행진 중이다. KRX 금 현물 지수를 기초 지수로 하는 'ACE KRX 금 현물 ETF'는 이달 들어 9.2% 올랐다.금 가격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중동 지역의 불안정성은 한 단계 상승한 수준에서 유지될 것이며, 이는 국제유가를 자극하고 금융시장의 위험 회피를 지속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중국의 금 수요가 이탈해 상승세가 둔화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

  • 07:31

    한은총재 "토큰화 자산에 대한 공동의 국제규제시스템 필요"

    워싱턴서 열린 대담서 한은 참여 '아고라 프로젝트' 관련 제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토큰화된 자산'에 대한 공동의 글로벌 규제 시스템 구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춘계 회의 참석을 위해 방미중인 이 총재는 19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가 개최한 대담에 참석, 디지털 화폐 관련 국제 공동 사업인 '아고라(Agora) 프로젝트' 차원에서 "토큰화 자산을 위한 공동의 국제 규제 프레임워크를 개발할 것을 강력 제안한다"고 말했다. 자산 토큰화는 예금을 비롯한 금융상품이나 부동산 등 전통적 자산을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플랫폼에 기록될 수 있도록 '디지털 증표'로 변환하는 과정을 칭한다. 아고라 프로젝트는 토큰화된 예금과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CBDC)를 활용해 통화시스템 개선 가능성을 모색하는 국제 협력 사업이다. 한국은행은 국제결제은행(BIS), 기축통화국(미국·영국·일본·프랑스·스위스)과 멕시코 중앙은행, 국제금융협회(IIF) 등과 함께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이 총재는 토큰화 자산과 관련한 공동의 국제 규제 시스템을 위해 각종 토큰화 자산에 대한 표준적인 분류 기준, 토큰화 자산 발행자들에게 적용할 표준적인 정보 공개 및 보고 관련 요구 사항 수립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투자자들이 토큰화 자산에 대한 투명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총재는 "만약 전세계적으로 통일된 기준들이 실행된다면 단일 관할권하에서 발행된 토큰화 자산이 국경을 넘어 거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이 총재는 "일부 교훈들은 경험을 통해서만 얻어질 것"이라며 "우리의 경험

  • 07:31

    하루 만에 550조원 증발…실적·물가 압력에 기술주 투매 [글로벌마켓 A/S]

    미국 뉴욕주식시장에 지정학 위험과 인플레이션 지표, 실적 불확실성을 피하려는 대규모 매물이 쏟아졌다. 간밤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전격 보복 공격으로 약해진 시장 심리는 인공지능 테마로 분류되었던 기업들의 실적 악화 우려와 함께 급격히 무너져내렸다.현지시간 19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S&P500 지수는 5거래일 연속 하락해 한 달만에 5천선을 내줬다. S&P500지수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43.89포인트, 0.88% 내린 4,967.23을 기록했다. 나스닥은 빅테크 기업들의 급락 여파에 318.49포인트, 2.05% 급락하며 1만 5,282.01까지 밀렸다. 반면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보험, 은행 등 전통 주식들의 반등 속에 211.02포인트, 0.56% 상승한 3만 7,986.4로 대조를 이뤘다.● 슈퍼마이크로 -23%, 엔비디아 -10% 기술주만 폭락나스닥 지수를 구성하는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이날 하락을 주도했다. 엔비디아의 GPU인 H100을 이용한 서버 공급을 전담하던 슈퍼마이크로컴퓨터가 하락의 발단이 됐다. 오는 30일 실적 공개를 앞둔 슈퍼마이크로컴퓨터는 지난 1월 회계연도 2분기 실적 발표 전 전망치를 8% 상향 조정하던 것과 달리 이번 3분기(1월~3월)는 가이던스 조정 여부를 미리 밝히지 않았다.슈퍼마이크로 컴퓨터에 대한 지난 분기 매출 전망치는 40억 달러 수준이다. 루프캐피탈은 매출 47억 달러 수준을 기대하며 목표주가를 1,500달러로 높였지만, 웰스파고의 아론 레이커는 이날 동일비중 의견과 함께 주당 960달러로 목표치를 수정했다.장 초반 주당 830달러 약보합으로 출발한 엔비디아는 무려 10% 내린 762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고점 대비 20% 가량 조정을 받은 엔비디아는 본격적인 약세장 구간에 접어들게 됐다.이 여파에 슈퍼마이크

  • 07:27

    시비옹테크, 라두카누 꺾고 포르셰 그랑프리 테니스 4강 진출

    이가 시비옹테크(1위·폴란드)가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포르셰 그랑프리(총상금 80만2천237 달러) 단식 4강에 올랐다. 시비옹테크는 20일(한국시간)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열린 대회 5일째 단식 준준결승에서 에마 라두카누(303위·영국)를 2-0(7-6<7-2> 6-3)으로 물리쳤다. 2월 카타르 토털에너지스오픈, 3월 BNP 파리바오픈에 이어 올해 세 번째 단식 우승에 도전하는 시비옹테크는 4강에서 엘레나 리바키나(4위·카자흐스탄)를 상대한다. 자신의 네 차례 메이저 우승 가운데 클레이코트 대회인 프랑스오픈에서 2020년, 2022년, 2023년 우승한 시비옹테크는 올해 처음 출전한 클레이코트 대회에서도 4강까지 순항했다. 2021년 US오픈 챔피언 라두카누는 지난해 4월 이 대회 1회전 탈락 이후 부상 때문에 약 8개월 공백기를 가진 뒤 올해 1월 코트에 복귀했다. 올해 처음 투어 이상급 대회 단식 8강에 진출했지만 시비옹테크의 벽은 넘지 못했다. 2022년 이 대회 8강에서도 시비옹테크에게 패한 라두카누는 시비옹테크와 상대 전적 3전 전패가 됐다. 이 대회 4강 대진은 시비옹테크-리바키나, 마르케타 본드로우쇼바(8위·체코)-마르타 코스튜크(27위·우크라이나)의 경기로 열리게 됐다. /연합뉴스

  • 07:27

    "나는 국가브랜드 판매 영업사원"…한 재외공관장의 외교이야기

    정영호 美휴스턴총영사, '나는 텍사스 1호 영업 사원입니다' 출간 "외교관이야말로 국가 브랜드를 판매하고, 국가 이미지를 관리하는 진짜 영업사원이다" 미국 텍사스주와 오클라호마·아칸소·루이지애나·미시시피 등 5개 주를 관할하는 재외공관장 정영호 주휴스턴총영사가 그간의 외교 활동기를 담은 책을 펴냈다. '나는 텍사스 1호 영업 사원입니다'라는 제목의 이 책은 '외교관은 국가 브랜드를 판매하는 영업사원'이라는 정 총영사의 철학을 바탕으로 지난 1년여간 펼쳐온 활동상을 기록했다. 정 총영사는 외교를 'VCR'이라는 개념으로 요약한다. 방문(Visiting), 돌봄(Caring), 복원·회복(Restoration)이 3가지가 핵심이라는 것이다. 미국에서 수년간 신학을 공부하고 목회 활동을 한 이력이 있는 정 총영사는 교회에서 '심방'을 하듯 외교에서도 방문과 돌봄을 통해 심층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심방 외교'가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정 총영사는 지난해 1월 부임 후 이를 실천해 총 305회의 공식 일정을 소화하고 승용차로 1만6천772마일(2만6천992㎞), 비행기로 6만마일(9만6천561㎞)의 거리를 이동하며 매주 6일간 하루도 빠짐없이 심방외교를 펼쳤다고 전한다. 정 총영사는 책 서문에서 "이 책에서 국익 창출과 동포사회의 연대와 화합을 위해 열심히 '심방'하는 '텍사스 1호 영업 사원'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아 전하고자 노력했다"며 "이 이야기가 재외공관장들의 활동을 이해하는 데 작은 보탬이 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다음 달 1일 오후 7시(한국시간) 서울 테헤란로 '북쌔즈'에서는 이 책을 소개하는 북콘서트가 열린다. /연합뉴스

  • 07:25

    "선 넘었네"…카페에 대형 모니터 설치한 '카공족'

    카페에 노트북은 물론 대형 모니터까지 설치하고 업무를 보는 사람의 모습이 포착돼 충격을 주고 있다.1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선 넘은 스벅 상황'이라는 제목으로 멀티탭에 대형 모니터, 노트북, 키보드까지 챙겨와 작업을 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게재됐다.테이블을 2개 붙여 놓은 4인용 좌석을 혼자 차지하고 앉아있을 뿐 아니라 전력 사용량이 많은 모니터에 멀티탭까지 챙겨왔다는 점에서 "두 눈을 의심했다"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해당 프랜차이즈 카페 정책상 일회용품을 매장 내에서 사용하는 게 아닌 이상 손님을 쫓아낼 수 없다는 점에서 "저렇게 전기 도둑질을 해도 대응이 안 될 것"이라는 반응도 나왔다.'카페에서 장시간 공부를 한다'는 일명 '카공족'이 카페에서 '진상' 손님으로 등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특히 최근엔 각종 물가 상승으로 카페 운영 비용이 급증한 상황에서 회전율을 떨어트리는 카공족은 카페 업주들한테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한국외식산업연구원 조사 결과 4100원짜리 커피 한 잔을 구매한 손님의 손익분기점은 1시간 42분으로 나타났다. 비(非) 프랜차이즈 카페의 평균 매출을 기준으로 △8개 테이블 △테이크아웃 비율 29% △하루 12시간 영업하는 가게라고 가정했을 때 수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1인1음료', '3시간 이상 제한' 등의 규칙을 내놓는 카페도 등장했다.대법원은 2009년 9월 카공족의 장시간 좌석 체류는 카페 업무를 현저하게 곤란하게 하는 행위로 영업방해(업무방해)로 처벌될 수 있다고 판결했다.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 07:25

    발기부전 치료제 등 위조의약품 팔려던 80대 남녀

    43억원어치 보관했다가 덜미…항소심서 형량 늘어 발기부전 치료제 등 위조 의약품 수십억원어치를 판매하기 위해 보관한 80대 남녀가 항소심에서 1심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받았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항소1부(임민성 부장판사)는 최근 상표법 위반, 약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추모(83)씨와 박모(81)씨에게 원심 판결을 깨고 각각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지난해 5월 1심에서 추씨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박씨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에 검찰은 원심의 형이 너무 가볍다며 항소했고 2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사실혼 관계인 추씨와 박씨는 2020년 12월 인적 사항을 알 수 없는 인물로부터 취득한 위조 의약품 11만1천900정을 경기도 구리의 한 컨테이너 창고에 보관하는 등 총 26만2천824정의 위조 의약품을 보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해당 약품을 판매하려는 목적으로 소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관한 약품은 정품 시가로 약 43억4천437만원에 달했다. 재판부는 추씨가 범행의 주범이며 박씨는 그를 도와 중요한 역할을 한 공동정범에 해당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은 상표권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일 뿐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의 건강과 한국 사회에 미치는 해악이 무척 크다"며 "원심이 선고한 형은 다소 가벼워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또 이들이 과거에도 모조 의약품이나 의약품 미신고 수입 혐의(관세법 위반 등)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점 등을 양형 사유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 07:17

    톱날 머리뼈 박힌 채 봉합...'황당' 의료사고

    뇌종양 수술 중 쇠톱 날이 부러져 머리뼈에 박혔는데 병원 측이 이를 모른 채 봉합했다 재수술을 하는 황당한 의료사고가 있었다.20일 연합뉴스 취재에 따르면 인천에 사는 60대 여성 A씨는 지난 3일 유명 대학병원에서 4시간에 걸쳐 뇌종양 수술을 받았다. 다음날 경과를 확인하기 위해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했는데 어쩐지 MRI가 찍히지 않았다. 살펴본 결과 A씨 머리뼈에 쇠톱 날이 박혀 있었다. 머리에 금속 물질이 있어 정상 작동하지 않았던 것이다.결국 A씨는 지난 5일 몸도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다시 전신마취를 하고 두피를 가른 후 두개골 속 톱날을 꺼내는 수술을 받았다. 그의 자녀들은 모친이 연이은 전신마취와 2번에 걸친 머리 수술을 받아야 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들에 따르면 병원 측은 처음에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의료과실을 대수롭지 않은 것처럼 변명해 더 화가 났다고 전했다.A씨는 다행히 수술 경과가 좋아 현재까지 운동과 언어, 인지 능력 등이 정상적으로 잘 회복되고 있다고 한다. 병원 측은 의료 과실을 인정하고 보상 협의를 진행 중이다.A씨 자녀인 B씨는 "담당 의사는 실수를 인정하면서도 종종 발생하는 일이라고 변명해 황당했다. 환자를 대하고 수술 경과를 설명하는 과정도 미흡하다. 병원이 돈으로 보상해주겠다고 하지만 돈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병원 관계자는 "가족분들께 사고를 인정하고 정중히 사과의 말씀을 전달했다. 아울러 이번 일이 조속하고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의해 나가겠다. 앞으로도 환자분의 빠른 쾌유와 안녕을 위해 병원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사진=연합뉴스)박근아기자 twilight

  • 07:11

    해장술 권하고, 머리숱 걱정에 한숨…800년 전 '고려 아재'

    강민경 국립제주박물관 학예연구사가 쓴 책 '이규보 선생님…' "제가 우둔한 자질로 과거에 합격한 지 벌써 8년이 지났으나 벼슬을 한 번도 제수받지 못하였나이다. " 오랜 공부 끝에 과거 시험을 통과했지만, 관직을 구하는 게 만만치 않다. 자리는 정해져 있고 합격자들은 쌓여가는 상황. 고려를 대표하는 문인으로 평가받는 이규보(1168∼1241) 역시 작은 벼슬자리 하나 얻기 위해 '구직 활동'에 나서야 했다. 어려서부터 글 잘 짓기로 이름났던 그가 이런 험난한 인생을 예상이나 했을까. 최근 출간된 '이규보 선생님, 고려시대는 살 만했습니까'(푸른역사)는 800여 년 전 고려 시대를 살아간 지식인 백운거사(白雲居士) 이규보의 삶과 자취를 들여다본 책이다. 국립제주박물관의 강민경 학예연구사는 거창한 사건이나 드라마, 휘황찬란한 설명 없이 그 시절 '재미있는 아저씨' 이규보의 삶을 그가 남긴 기록으로 보여준다. 위대한 인물도, 신선 같은 모습도 아닌 그저 '옛날 사람' 그 자체다. "그는 과거시험에 합격하고도 벼슬을 못 구해 이리저리 '이력서'를 넣어야 했고, 술과 친구를 좋아했으며, 나오는 배와 빠지는 머리카락을 걱정하는 동네 아저씨였습니다. " 이규보가 남긴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 곳곳에는 흥미를 끄는 부분이 많다. 총 53권 13책으로 이뤄진 문집은 고구려의 시조인 동명왕 주몽에 관해 쓴 장편 서사시 '동명왕편'을 비롯해 뛰어난 시와 문학 작품, 시론 등을 담고 있다. 그러나 강 학예연구사는 귀한 작품보다는 이규보의 진솔한 생각과 감정에 주목한다. 그는 자기 외모에 대해 '수염은 거칠고 더부룩하며 입술은 두텁고 붉네'라고 하거나, '털이 빠져 머리가 온통 벗겨

  • 07:10

    경제 불안에 국내 金 거래대금 '역대 최대'…한달새 2.4배

    KRX 금시장 현물가격 이달 들어 10.3% 급등…금 ETF도 9.2% 올라중동 위기로 금값 상승세 이어질듯…"장기적으론 상승세 둔화" 전망도 중동 위기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내 금 거래가 이달 들어 급증한 것으로 파악됐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19일까지 국내 금 시장의 일평균 금 거래대금은 169억1천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KRX 금 시장이 개장한 지난 2014년 3월 24일 이후 최대다. 또한 이는 지난달 일평균 거래대금(68억6천만원)의 2.4배 수준이다. 종목별로 보면 이달 금 1㎏ 현물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61억6천만원, 미니 금 100g은 7억5천만원이다. 이달 일평균 금 거래량도 16만895g으로 전달(7만4천137g)의 2배 수준으로 늘었다. 금 1㎏ 현물의 일평균 거래량은 15만3천780g, 미니 금 100g은 7천115g이다. 최근 이란과 이스라엘 간 충돌로 지정학적 긴장이 커진 데다 인플레이션 우려 확대, 중국 금 수요 증가 등으로 국제 금값이 치솟자 금에 대한 수요가 더욱 몰리는 모양새다. 금은 전통적인 안전자산으로 투자자들 사이에서 경제 불확실성이나 인플레이션, 통화 정책에 따른 위험 헤지 수단으로 활용되는 경향이 있다. 이스라엘이 지난 1일 시리아 내 이란 영사관을 폭격해 이란혁명수비대 간부 등을 살해하자, 이란은 지난 13일 이스라엘 측에 드론과 미사일로 보복 공습을 단행했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확전 방지 노력 속에 중동의 긴장은 잦아드는 듯했으나 19일 이스라엘이 이란에 재보복 공습을 단행하면서 다시 긴장감이 커졌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이달 들어 7.1% 올랐다. 한국거래소(KRX) 금 시장에서 금 1㎏ 현물 가격은 이달 들어 10.3% 올랐으며, 미니 금 10

  • 07:07

    [특파원 시선] 과거사 반성 빠진 기시다 美의회 연설…역사 문제는 해결됐나

    日정부,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사실 확인 회피…교과서에는 '종군위안부' 용어 삭제각료·국회의원, 21∼23일 야스쿠니신사 참배 예상돼 미국을 국빈 방문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은 과거사 문제가 전혀 언급되지 않은 점이 무엇보다 눈길을 끌었다. 기시다 총리보다 더 우파 성향이었던 아베 신조 전 총리가 9년 전 같은 자리에서 제2차 세계대전에 대한 '반성'을 표명했지만, 기시다 총리는 이 문제를 입에 올리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아베 전 총리는 당시 연설에서 "우리(일본)는 전쟁(2차 세계대전)에 대한 깊은 반성의 마음으로 전후를 시작했다"며 "우리의 행위가 아시아 국가의 국민에게 고통을 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것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이런 측면에서 역대 총리들에 의해 표현된 관점들을 계승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기시다 총리는 이번 연설에서 '글로벌 파트너'로서 미일 관계 미래상에 방점을 맞췄을 뿐, 전쟁이나 과거 식민 지배에 대한 반성은 언급하지 않았다. 한일 관계는 2022년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개선 추세다. 이는 윤 정부가 지난해 3월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과 관련한 제3자 변제 해법 발표 등 적극적인 대일 관계 개선 자세를 보였기 때문이지 역사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 입장이 개선됐기 때문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제3자 변제 해법은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민간의 자발적 기여로 마련한 재원을 통해 소송에서 배상 확정판결을 받은 피해자들에게 일본 기업 대신 배상금과 지연이자를 지급하는 방법이다. 한국 정부는 컵에 물을 절반 채우면 일본 정부도 과거사 문

  • 07:04

    병가 절반이 '우울증'...英총리 '쓴소리'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장기 병가를 남용하는 '병가 문화'가 만연하다며 이와 관련된 복지 제도를 개혁하겠다고 밝혔다.BBC 방송·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수낵 총리는 19일(현지시간) 장기 병가에 따른 비경제활동 인구가 급증했다면서 "우리는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는 인력을 그렇게 많이 잃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공식 통계에 따르면 생산 가능 연령인 16∼64세 영국인의 22%인 940만명이 취업자도, 실업자도 아닌 비경제활동 인구로 분류돼 2015년 이후 최다 수준을 기록했다. 장기 병가 중인 근로자는 280만명으로 구직활동 중인 실업자 수의 2배에 달한다.지난해 장기 병가와 복지 수당을 받기 위해 필요한 업무 적합성 진단서가 1천100만건 발급됐는데, 그중 94%가 업무 부적합 진단을 담았다.수낵 총리는 일반의(GP)가 필요한 진단서를 발급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발급 체계를 재검토하겠다며 "평가 책임을 GP로부터 객관적인 평가를 제공하는 데 전념할 수 있는 보건 전문가 등에게로 옮기는 방안을 시험해볼 것"이라고 설명했다.그는 정신 건강 문제로 인한 병가 남발을 지적하며 "우리는 삶의 일상적 문제와 근심을 과도하게 의료화하는 위험에 대해 더 솔직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영국에서 장기 병가자의 53%가량이 '우울증 또는 불안'을 앓고 있다고 보고됐다. 다만, 상당수가 다른 일차적 건강 문제로 인한 부수적인 이유로 알려졌다고 영국 매체들이 전했다.총리실은 이같은 복지 개혁 조치가 비경제활동 인구의 증가를 막고 가장 필요한 사람에게 복지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올해 총선을 앞두고 낮은 지지율로 고전하는 수낵 총리가 보수당 핵심 지지층에 호소하려는 것이라고 블룸

  • 07:01

    회원전용 엔비디아 10% 폭락, S&P 5000 붕괴…골드만 "4886에 매물 폭탄"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4월 19일 금요일>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은 약간 가라앉았습니다. 하지만 비싸진 기술주가 시장 앞길을 가로막았습니다. 팩트셋이 '가장 과대평가된 주식'으로 평가한 슈퍼마이크로는 실적 발표 일정을 알렸다가 23% 폭락했습니다. AI 대장주 엔비디아도 덩달아 10% 떨어졌습니다. AI 테마가 흔들리자 나스닥은 2% 넘게 내렸고 S&P500 지수는 5000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이제 다음주 실적을 공개하는 테슬라,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메타에 투자자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다음주 1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발표와 3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도 발표됩니다.  이란 보복은 없다?미국 동부 시각으로 19일 새벽 이스라엘의 이란 재보복 공습이 이뤄졌습니다. 반격 소식에 순간 글로벌 주가가 급락하고 유가는 4% 뛰었습니다. 또 '안전자산'인 금, 국채, 엔화와 스위스프랑 등의 가격도 크게 올랐죠. 하지만 이런 움직임은 대부분 빠르게 되돌려졌습니다. 이는 이스라엘의 공격은 큰 피해나 인명 손실을 초래하지 않았고, 이란의 또 다른 보복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강해진 덕분입니다. 이란의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외무장관은 "격추된 소형 드론들은 아무런 피해나 사상자도 내지 못했다"라고 말했습니다. CNN은 익명의 '지역 정보'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에 국가 대 국가 차원의 직접적 공격은 더 없을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바이탈 날리지는 "이스라엘은 이란 중부를 공격했는데 매우 정제된 방식으로 그렇게 했다. 긴장을 고조시키려는 게 아니라 추가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고안한 것 같았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

  • 07:01

    4번째 반감기 시작…비트코인 또 오르나요? [이민재의 쩐널리즘]

    4번째 비트코인 반감기가 시작됩니다. 반감기(半減期·half-life)는 반 반(半), 덜 감(減), 기약할 기(期)라는 한자 구성을 볼 때, 무엇인가가 반으로 줄어드는 기간을 뜻합니다. 이는 방사성 붕괴를 설명하는 개념으로 쓰입니다. 우라늄 등이 방사성 붕괴를 통해 다른 중간 원소로 바뀌는 과정에서 해당 물질의 양이 절반이 되는 시간을 의미하는 말로 사용됩니다.이런 의미는 비트코인에서 발생하는 특정 현상에도 적용됩니다. 비트코인 반감기는 채굴하는 블록마다 지급되는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현상을 말합니다.▷ 반감기 = 비트코인 통화 정책?반감기의 존재 이유는 비트코인 발행량 제한 때문입니다. 비트코인 창시자로 알려진 사토시 나카모토(Satoshi Nakamoto)는 비트코인을 처음 내놓을 때 총 발행량을 2,100만개로 정했습니다. 이 총량에 맞춰 21만번째 블록마다 반감기를 하게 됩니다. 이번 반감기는 84만번째 블록이 만들어질 때 발생합니다.대략 4년 가량의 시간이 지날 때 마다 발행량이 절반씩 줄어드는 겁니다. 2012년 11월 첫번째 반감기에서 채굴보상은 1블록당 50개에서 25개로 줄었고, 이후 두번째, 세번째 반감기가 진행됐습니다. 이번 4번째 반감기로 채굴 보상은 1블록당 3.125개가 됩니다. 반감기는 이런 추세로 2140년까지 총 33차례 진행됩니다.사토시가 이런 결정을 한 이유는 비트코인 가치가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더리움에는 이런 반감기가 없습니다. 비트코인 만의 특성이자 일종의 통화정책인 겁니다.그동안 반감기에 따른 수급의 변화로 비트코인 가격은 오름세를 보였습니다. 지난 3번의 반감기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대략 1년에서 1년 6개월 사이 기간에 고

  • 07:00

    [지적장애인 홀로서기] ① "너도 할 수 있어" 아영씨의 '나 혼자 산다'

    밥, 빨래, 청소도 척척…고된 반복 교육 덕에 얻은 평범한 삶기념품 가게 취업 성공한 어엿한 직장인…캠퍼스 낭만도 실현 [※ 편집자 주 = 장애인은 특정 시설에 갇혀 살거나 가정집에 머무르면서 스스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수동적이고 시혜적인 존재로 여겨지곤 합니다. 비장애인이 때로 기댈 누군가가 필요하듯 장애인 역시 도움의 손길이 필요할 때가 있기는 하지만, 이들 역시 충분히 주체적이고 능동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존재입니다. 스스로 삶을 꾸려나가면서 장애인들은 자신의 권익을 실현할 뿐만 아니라 사회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해내기도 합니다. 이에 실제 자립 생활을 하는 중증 지적장애인의 삶과 중증 지적장애인 딸을 자립시킨 엄마의 이야기 그리고 홀로서기를 희망하지만 그렇게 할 수 없는 사회의 장벽에 관한 이야기를 담아 세 편의 장애인의날 기획 기사를 송고합니다. ] "예쁜 휴대폰 케이스나 네일아트를 좋아해요. 산리오, 헬로키티 캐릭터도 좋아요. 귀엽잖아요. 요즘엔 김수현이 나오는 눈물의 여왕이 재밌어요. " 취향이 담긴 자신만의 공간을 소개하는 최아영(26)씨 얼굴이 석류알같이 발갛다. 곱게 칠한 입술과 고데기로 직접 손질한 머리카락, 반짝이는 큐빅이 돋보이는 손톱만 보더라도 한창 외모 가꾸는 데 관심이 많은 대학생 같다. "집에 손님을 들이는 건 처음"이라며 수줍은 듯 얼굴을 붉히다가도 좋아하는 걸그룹 아이브의 이야기가 나오면 능숙하게 춤 동작을 선보일 만큼 발랄한 성격의 소유자인 아영씨. 여느 20대 여성과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아영씨는 강릉 주문진에서 4년째 홀로 사는 중증 지적장애인이다. 흔히 장애인들은 오랜 기간 가정집이나

  • 07:00

    [지적장애인 홀로서기] ② 부모 품 떠난 '반전 인생' 이끈 모정

    중증 장애 딸 위해 요식업 그만두고 자립지원센터 차린 전명희씨"뭐든 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중요…다른 부모들에게도 권하고파" "부모로서 지켜보니 잘 입히고 잘 먹이는 것보다도 홀로 살게 하는 게 중요하더라고요. 그런 걸 가르쳐 주는 게 우선인 것 같아요.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했는데 너무 잘해요. " 중증 지적장애가 있는 딸 김유리(35)씨를 둔 전명희(56)씨는 불과 4년 전까지만 해도 '요식업 경력 24년의 사장님'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강릉시지적장애인자립지원센터장으로서 딸 유리씨뿐만 아니라 중증 지적장애인들의 홀로서기를 돕는 든든한 지원군이다. "보통 부모가 아이의 장애를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해요. 보통 아이들보다 느리다고만 생각하지, 장애가 있다고 받아들이지 않는 거죠. 그러면 장애인 인증을 못 받아서 돌봄이 안 되는 경우가 많아요. 상처가 더 커지는 거죠." '집에 갇혀만 있으면 변하는 게 없다'는 생각에 12년을 운영한 식당 간판을 과감히 내리고 지적장애인자립지원센터장의 길을 택하면서 그의 인생도, 유리씨를 비롯한 중증 장애인들의 인생도 180도 바뀌었다. "그냥 데리고 다니면서 종일 옆에만 붙어 있으면, 그건 유리 인생이 아닌 거예요. 엄마 삶에 끌어들여서 사는 것일 뿐이죠. 그래서 유리의 삶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서 센터를 만들었어요. " 전씨는 횟집 12년, 한식집 12년을 운영하며 모은 돈을 센터를 차리는 데 쏟아부었다. 그렇게 중증 지적장애인들을 돕겠다고 결심하고 나섰지만, 그들의 독립이 독거가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일자리'와 '주거 공간'이 필요했다. 특히 일자리랍시고 우두커니 앉아서 시간만 보내는 게 아닌 볼

  • 07:00

    [작은 학교를 가다] ① "피톤치드 마시며 수업해요"…장성 서삼초

    아토피 치유학교 운영·황톳길 걷기 등 다양한 체험 교육 제공농산어촌 유학 프로그램 도입으로 타지 전학생에 전교생도 늘어 [※ 편집자 주 = 학령 인구 감소로 농어촌학교는 물론 도시 일부 학교도 갈수록 학생 수가 줄고 있습니다. 인구 감소로 학교가 사라지면, 그 지역의 소멸 속도도 빨라집니다. 학교가 있어야 지역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작은 학교는 전교생 숫자가 60명 이하인 곳으로 폐교 위기를 딛고 저마다 특색있는 주제로 학생들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농산어촌 프로그램 등 다양한 교육 활동을 통해 도시 학생들의 유학을 유도하는 등 지역사회와도 함께 생존을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연합뉴스는 광주와 전남지역 대표적인 작은 학교 7곳을 살펴보고 이러한 교육·사회적 성과들을 확산하기 위한 전문가 조언 등을 소개합니다. ] "처음엔 맨발로 걷는 게 어색했는데, 촉촉하고 부드러워서 너무 좋아요. " 올해 3월 서울에서 전남 장성군 서삼초등학교에 유학을 온 서수민(10)양은 점심시간이면 학교 운동장에 있는 황톳길을 걷는다. 잔디가 깔린 운동장 곁에 'ㄱ'자로 200여m 크기로 만들어진 황톳길에서 학생들은 맨발로 걷거나 뛰며 즐겁게 지낸다. 도시에서 자라 맨발로 흙을 밟는 것이 낯선 아이들도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과 친해지고 있다. 편백숲으로 유명한 축령산 아래 자리 잡은 서삼초등학교는 아토피 치유학교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사계절 생태 놀이와 틈새 치유 힐링테라피, 숲 놀이 및 황톳길 맨발 걷기 등 다양한 특색 프로그램이 있다. 봄에는 편백 심기와 백양사 템플 스테이를 하고 여름에는 교내에서 물놀이 행사를 한다. 가을에는 인근 농가를 찾

  • 07:00

    [지적장애인 홀로서기] ③ 열에 서넛은 자립원하지만…집·일자리 태부족(끝)

    예산 부족에 자립주택 적고, 입주 기회도 얻지 못한 장애인 수두룩중증 경우 우선 채용 안 돼…'가치창출' 공공일자리 시행 움직임도 "자립하고 싶어도 못 하는 장애인들도 많아요.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자립 주택은 장애인 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고, 개인적인 비용을 들여 독립하려고 해도 안정적인 일자리가 없으면 지속할 수 없는 상황이죠." 삶의 오랜 시간 특정 시설이나 가정에 머무르며 살아온 장애인 중에는 홀로서기를 꿈꾸는 이들이 적지 않다. 2022년 한국장애인개발원이 발표한 '거주시설 장애인의 자립생활 지원체계 강화 방안 연구' 보고서를 보면 전국 장애인 거주시설 628곳 입소 장애인 약 2만5천여명 중 33.5%가 자립 욕구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립 욕구가 있다고 답한 경우 자립 희망 시기는 '잘 모르겠다'가 42.4%, 자립 희망 거주지로는 53%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제공하는 공공주택'을 꼽았다. 함께 살고 싶은 동거인은 가족(32.5%)이, 자립 시 필요한 것은 돈(34.7%)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반면 시설에서 나가고 싶지 않은 이유로는 '이곳에서 사는 것이 좋아서'가 69.5%로 집계됐는데, 한국장애인개발원은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자립생활에 대한 제도를 체험하지 못했거나 기본적인 정보 부족 때문에 이같이 답한 것으로 분석했다. 결국 열에 서넛은 '탈시설'을 꿈꾸지만, 현실에서 마주하는 거대한 성벽으로 인해 자립까지 이어지기란 녹록지 않다. 실제 자립을 희망하는 장애인 수에 비해 자립 주택 수가 턱없이 부족하고, 그마저 있는 주택도 특정 지역에서만 이용이 가능한 실정이다. 2018년 장애인을 대상으로 자립 관련 전수조사를 처음 실시한 강원도는 그 결과를 토대로

  • 07:00

    과학의 날 맞아 과학축제 가볼까…주말 전국 곳곳에서 행사

    21일 과학의 날을 맞아 전국 국립과학관 등이 주말 동안 다채로운 문화 행사를 선보인다. 국립중앙과학관과 국립과천과학관, 국립부산과학관, 국립광주과학관, 국립대구과학관 등은 20일과 21일 상설전시장을 무료 개방한다. 국립과천과학관은 20일과 21일 '우주, 플레이 위드 미?'를 주제로 해피사이언스 축제를 연다. 천문 우주와 과학 원리를 체험하는 프로그램들과 함께 과학퀴즈 풀기, 풍선 공연, 우주 아카데미 강연 등도 진행된다. 국립부산과학관은 21일까지 자동차, 항공우주, 에너지, 의과학 테마의 상설전시관과 어린이과학관 및 천체투영관을 오후 8시 30분까지 연장 운영하는 '별빛과학관'을 운영한다. 또 데이터, 네트워크, 인공지능(AI)을 주제로 한 이동형 전시물을 모은 'DNA 세계여행'을 어린이과학관 순회전시실에서 연다. 국립광주과학관은 다음 달 6일까지 '2024 스페이스오딧세이 봄축제: 미라클 사이언스'를 연다. 행사에서는 ▲ 신기한 과학 만들기 체험 '사이언스 클래스' ▲ 마술 같은 흥미로운 전시체험 '사이언스 팝' ▲ 함께 참여하는 공연, 이벤트 '사이언스 펀&펀' 등 20여 종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국립대구과학관은 28일까지 '다가올 미래, 과학의 상상'을 주제로 과학의 달 행사를 연다. 행사에서는 ▲ LED 움직이는 상상속의 로봇 ▲ 3D 홀로그램 ▲ VR 카드보드 등 만들기 체험 ▲ 과학관 방 탈출 미션 ▲ SF 히어로 코스프레 ▲ 챗GPT 넌 누구니 등 이벤트가 진행된다. 지방자치단체들도 과학의 날을 맞아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다. 인천시는 28일까지 과학문화 축제를 열고 21일 시청 앞에서 인천 전략산업과 연계한 '과학피크닉, 과학아 놀자'를 개최한다. 인천어린이과학관

  • 07:00

    ‘LCK 4연속 우승’ 젠지, 신입생 활약 빛났다 [이주현의 로그인 e스포츠]

    젠지e스포츠가 전대미문의 기록을 달성했다. 젠지는 지난 14일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KSPO돔에서 열린 2024 LCK(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스프링 결승전에서 T1을 세트 스코어 3 대 2로 제압하며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로써 젠지는 지난 2022 서머 스플릿부터 무려 4연속 LCK 우승을 차지하는 최초의 팀이 됐다.젠지가 4연속 우승을 달성하는 과정에서 이번 시즌에 새로 영입한 ‘신입생’들의 활약이 눈부셨다. 젠지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예상보다 큰 폭의 로스터 변경을 택했다. 미드 라이너인 ‘쵸비’ 정지훈, 원거리 딜러 ‘페이즈’ 김수환을 제외한 3명의 선수를 교체했다. 지난 2023 LCK 스프링과 서머 스플릿을 모두 우승했지만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에서 8강 진출에 그치는 아쉬운 성적을 거두며 과감한 결단을 내린 것이다.우선 젠지는 탑 라이너 ‘기인’ 김기인과 정글러 ‘캐니언’ 김건부를 영입하며 ‘기개쵸’라는 탄탄한 상체 라인업을 완성시켰다. 김기인은 지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에 국가대표로 선발될 정도로 빼어난 실력을 인정받은 선수다. 김건부는 2020년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우승, LCK 우승 등을 달성한 최정상급 정글러다. 이에 더해 과거 젠지에서 활동했던 ‘리헨즈’ 손시우를 다시 품으며 바텀 라인에 안정감을 더했다. 또한 김정수 감독과 권영재, ‘마타’ 조세형 코치를 영입하며 코치진에도 변화를 줬다.젠지의 파격적인 영입은 ‘LCK 우승컵’이라는 빛나는 결과로 돌아왔다. 먼저 정글러 김건부는 젠지를 막다른 절벽에서 구해냈다. 결승전 1세트를 승리하며 앞서갔던 젠지

  • 07:00

    "김어준도 70억에 건물 샀다"…재개발 속도 내는 '이 동네'

    방송인 김어준 씨가 대표로 있는 ‘주식회사 딴지그룹’이 재개발이 추진되고 있는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3가 ‘마포로5구역 제2지구 도시정비형 재개발구역’ 내 사옥으로 사용하던 건물을 70억원대에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일대는 재개발을 통해 28층짜리 주상복합으로 거듭날 전망이다.2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마포로5구역 제2지구 도시환경정비사업 조합설립추진위원회는 다음달 18일 총회를 열고 재개발 조합설립 안건을 논의하기로 했다. 앞서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는 지난해 6월 ‘마포로5구역 제2지구 도시정비형 재개발구역 및 정비계획’을 수정 가결했다. 계획안에는 국내 최고령 아파트로 알려진 ‘충정아파트’가 포함된 마포로5구역 제2지구에 지하 5층~지상 28층 2개 동에 공동주택 192가구와 근린생활시설 등으로 구성된 주상복합(연면적 4만2000㎡)을 조성하는 내용이 담겼다. 사업은 공공재개발로 추진된다.1937년 지어진 충정아파트는 철근 콘크리트 구조의 국내 최초이자 국내 최고령 아파트다. 마포로5구역 제2지구는 1979년 재개발구역으로 지정됐으나 2009년 도시환경정비구역으로 변경돼 수십년 간 개발이 이뤄지지 않았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시절이던 2019년에는 충정아파트를 문화시설로 보존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하지만 안전 문제 등으로 지난해 6월 철거가 결정됐다. 서울시는 아파트의 역사적 가치를 고려해 3차원(D) 스캐닝 등을 활용해 충정아파트 기억공간을 남기기로 했다.등기부등본에 따르면 딴지그룹은 도계위 직후인 지난해 9월 그동안 임차해 사용하던 충정로3가 사옥과 부속 토지를 법인 명의로 매입했다. 건물은 근린생활시설과 사무실,

  • 07:00

    "주가 보면 소주 생각 나요"…71년 흑자기업의 '굴욕' [윤현주의 主食이 주식]

    소주 원료 만드는 풍국주정호실적에도 올 주가는 10% 하락최근 5일간 하루 거래량 3만주 안 돼“초고순도 에탄올 본격 상업 생산반도체·배터리·바이오 등 영역 확대”올 매출 2000억·영업익 150억 도전일각 “주주친화책 강화는 숙제”71년간 흑자 행진에도 주가는 올 들어 9.31% 하락했다. 최근 5일간 하루 평균 거래량은 2만9197주에 그칠 정도로 개인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는 상장사가 있다. 코스닥 시가총액(1400억원) 600위 풍국주정 이야기다.풍국주정은 1954년 2월 27일 설립된 회사로 한국 주류산업의 역사와 함께한다. 음료용 주정(알코올 성분 액체)과 세계 최고 수준인 99.99% 이상의 첨단 친환경 에탄올 생산 설비를 갖췄다. 가스사업 분야에서 단일 공장으로는 국내 최초 흡착설비(PSA)로 포집된 탄산가스와 드라이아이스 제조 플랜트를 갖춘 선도화학(지분 10%), 차세대 에너지 산업에 대응하기 위한 초고순도 수소 제조 플랜트와 국내 유일의 초고순도 반도체용 아세틸렌 플랜트를 보유한 에스디지(지분 56.4%), 산업용 가스뿐만 아니라 헬륨과 특수가스 등을 생산하는 선도산업(지분 50%)을 계열사 및 자회사로 두고 있다. 풍국주정은 기초소재 산업 명문장수 기업으로 불리는데 100년 기업을 향해 뛰고 있다.   71년간 흑자 행진 … “초고순도 에탄올 본격 상업 생산”풍국주정은 71년간 적자를 기록한 적 없는 ‘실적 우량주’다. 2021년 매출 1277억원, 영업이익 72억원에서 지난해 매출 1685억원, 영업이익 117억원을 기록했다. 2년 만에 각각 31.95%, 62.50% 뛰었다. 지난해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주정 및 에탄올 사업부 35%, 수소 및 아세틸렌 사업부 35%, 산업

  • 07:00

    "절대 안 돼" 루이비통 기 죽이더니…日 백화점, 끝내 '변심' [김일규의 재팬워치]

    일본 최대 백화점인 이세탄 백화점과 세계 최대 명품 브랜드 프랑스 루이비통이 40여년 만에 결국 손을 잡았다. 지난 3월 이세탄 도쿄 신주쿠 본점에 루이비통이 입점한 것. 둘은 왜 오랫동안 만나지 않았고, 왜 지금 손을 잡았을까.1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루이비통은 지난달 ‘미쓰코시 이세탄 홀딩스’가 운영하는 이세탄 신주쿠 본점에 입점했다. 남성관 2층에 자리 잡은 루이비통은 가방, 의류, 신발 등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했다.이세탄 신주쿠 본점의 연간 매출은 약 3300억엔(약 3조원)으로 일본 최대 규모다. 이런 백화점에 루이비통이 이제서야 입점했다는 것이 오히려 놀랍다는 게 현지 반응이다. 둘 사이에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이세탄과 루이비통의 스토리는 40여년 전인 1980년부터 시작된다. 일본의 소비 환경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해외 명품 브랜드가 몰려들던 시기다. 루이비통도 이세탄과 협상을 시작했다. 루이비통은 이세탄에 “1층 화장품 매장을 비워달라”고 요청했지만, 이세탄은 거절했다.이세탄이 루이비통의 브랜드 파워를 몰랐던 것은 아니다. 당시 이세탄은 특정 브랜드에 의존하는 것을 거부했다. 이미 패션에 강한 백화점이라는 자부심이 있었던 데다 1등 자리를 내주면서까지 매장 구성의 자율성을 양보할 생각은 없었다. 명품 브랜드에 굴복하지 않고 아이덴티티를 지키려고 했다.유력 브랜드는 주변 매장과 차별화를 위해 기둥이나 벽으로 ‘매장 내 부티크’를 만드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세탄은 유력 브랜드가 다른 브랜드와 벽을 만드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매장 내 동선을 해친다는 이유에서다. 이세탄이 강

  • 06:59

    트럼프 미디어, 주가 급락 원인 '무차입 공매도' 지목

    누네스 CEO, 나스닥에 "잠재적 시세조종에 주의 기울여달라" 촉구시타델 등 금융사 등 책임 거론도…시타델 "누네스는 루저" 반박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대주주인 '트럼프 미디어'가 지난달 상장 이후 주가 하락의 배경을 '무차입 공매도'로 돌려 월가의 반발을 사고 있다. 트럼프 미디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설립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 소셜의 모회사다. 트럼프 미디어는 19일(현지시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에서 전날 나스닥에 "잠재적인 시세조종 행위에 주의를 기울여달라"라고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트럼프 미디어의 데빈 누네스 최고경영자(CEO)는 아데나 프리드먼 나스닥 CEO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무차입 공매도는 SEC의 공매도 규제(Regulation SHO)에 따라 일반적으로 불법에 해당한다"면서 "트럼프 미디어 주식은 공매도 '한계 종목'(threshold list)에 등재됐는데 이는 불법 거래 활동이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누네스 CEO는 공화당 연방 하원을 지낸 대표적인 친(親)트럼프 인사다. 누네스 CEO는 서한에서 "무차입 공매도는 수준 높은 시장 참여자가 개인 투자자를 희생시키면서 이익을 얻게 한다는 점에서 특별히 문제가 된다"라고 지적했다. 무차입 공매도란 주식을 빌리지 않은 상태에서 매도 주문을 내는 것으로, 한국에서는 엄격히 금지되며 미국에서도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다만, SEC는 공식적으로 등록된 금융투자업자에 의한 공매도나 시장조성을 위한 공매도, 해당 증권을 소유하고 있음이 분명한 고객을 대신해 금융투자업자가 수행하는 공매도에 대해선 예외적으로 무차입 공매도가 허용하고 있다. 누네스 CEO는 "트

  • 06:55

    차선 바꾸는 차 뒤에서 고의로 '쾅'…보험금 수억 타낸 일당

    고의로 차 사고를 내 보험금 수억원을 타낸 일당이 무더기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12단독 정은영 판사는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모(31)씨와 강모(27)씨, 민모(38)씨에게 각각 징역 5년, 징역 4년,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공범 6명에게는 각각 징역 5개월∼1년 6개월을, 범행에 가담했으나 보험사로부터 타낸 보험금을 대부분 갚은 1명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이씨 등 20∼30대로 구성된 일당 10명은 차선을 변경해 들어오는 차를 뒤에서 고의로 들이받은 뒤 상대 차의 잘못으로 교통사고를 당한 것처럼 꾸며 보험금을 타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렇게 받은 보험금은 역할에 따라 나눠 가졌다. 이들은 수도권 일대에서 사고를 계획·지시하고, 운전·동승하는 등 역할을 나눠 조직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2022년 5월부터 같은 해 12월까지 8개월간 59차례에 걸쳐 보험금으로 4억7천여만원을 챙겼다. 나흘에 한 번꼴로 사고를 낸 셈이다. 강씨와 민씨도 각각 31차례에 걸쳐 2억600여만원, 52차례에 걸쳐 4억2천여만원을 보험금으로 받았다. 정 판사는 "다수의 선량한 보험 가입자들에게 피해가 전가돼 보험제도 근간을 위태롭게 하고 중대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위험성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씨와 강씨에 대해 "범행 전반을 주도적으로 구성, 지시했는데도 특정 범행을 부인하며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연합뉴스

  • 06:52

    '1명 사망' 연구소 폭발사고, 넉달째 원인 못밝혀

    대전 국방과학연구소(ADD)에서의 탄두 폭발 사고로 사망자가 1명 발생한 지 넉 달이 지났지만 아직 폭발 원인을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경찰은 현장에서 폭발의 잔해와 주변 물품 등을 수거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식을 의뢰하고 결과를 통보받았지만, 명확한 원인을 알아내지 못해 추가 의뢰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지난해 12월 21일 낮 12시 54분께 ADD 실험동 내에서 폭발 사고가 나 현장에 있던 직원 A씨(60대)가 숨졌다. 그는 사고 직전 동료 직원에게 전화를 걸어 "타는 냄새가 난다. 내부를 확인하겠다"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달 말 국과수로부터 감식 결과를 받고 폭발 지점과 원인 등에 대한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지난해 실시한 합동 감식 결과 경찰은 사고가 난 ADD 실험동 내에서 40kg 탄두 2개를 발견하고 이 중 하나가 원인 미상의 폭발을 일으킨 것으로 추정했다.사고 현장은 화약을 수중 보관하다 건조 후 탄두 형상을 만드는 곳이었다. 감식반은 탄두 시료를 채취해 정밀 감식을 의뢰했다.대전경찰청 관계자는 "경찰이 추정했던 폭발 원인과 국과수 감식 결과가 일맥상통한 부분도 있지만, 정확한 원인을 밝히기에는 불명확했다"며 "다른 원인이 있는지 사고 현장 내부 환경 등을 추가해 추가 감식을 맡긴 상태"라고 밝혔다.또 "1차 감식 결과 현재까지 테러 용의점이나 극단적 선택과는 관련성이 적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경찰과 노동 당국은 ADD 관계자 참고 조사를 통해 A씨의 사고 직전 이동 동선과 실험동에서 실제 실험을 했는지 여부 등 정확한 작업내용, 작업환경의 문제점 등을 파악 중이다.경찰 관계자는 "목격자도 없고 건물 외부 CCTV 분석을 통해서도 별다른 단

오피니언

2024.04.19
  • 18:13

    [한경에세이] 위기는 곧 기회다!

    필자는 최근 스페인의 ‘아르코 아트페어’에 다녀왔다. 이제 곧 ‘아트 부산’과 ‘프리즈 서울’ 페어도 한국에서 열린다. 인구가 약 5000만 명인 우리나라에 현재 아트페어가 수십 개 열리고 있다. 엄청나게 많은 숫자다. 이 조그만 나라에서 왜 이렇게 많은 아트페어가 열리고 있을까?필자가 10여 년 전 참석한 아시아 큐레이터들의 모임에서 흥미로운 이야기가 오고 갔다. ‘수없이 창궐하는 아시아의 아트페어와 비엔날레 중에서 어느 것이 경쟁력이 있고, 몇 개나 살아남을 수 있을까?’라는 내용이었다. 1980년대 이후 수많은 아트페어와 비엔날레가 생기면서 세계 미술계가 급성장했지만, 출현과 퇴장을 반복하며 전체적으로는 그 수가 줄어드는 추세다. 우리나라만 빼고 말이다.세계 아트페어 상황을 살펴보자. 경기 변동과 미술시장이 연동하면서, 많은 아트페어가 합종연횡하며 지형도를 조정하고 있다. 로컬 아트페어와 글로벌 아트페어의 역할이 점점 명확하게 나뉘고, ‘바젤’과 ‘프리즈’라는 두 거대한 아트페어는 거대 권력으로서 승자 독식하며 그 영역을 전 지구로 확장하고 있다. 한때 세계 5대 아트페어라고 불린 ‘시카고 아트페어’와 ‘아르코 아트페어’는 로컬 아트페어로 그 위상이 점점 낮아지고 있으며, ‘피악 아트페어’는 최근에 바젤에 인수됐다.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아트페어들은 어떤 생존전략을 수립할 수 있을까? 첫째는 국내 화랑과 소장가만을 대상으로 한 로컬 아트페어가 되는 것이다. 둘째는 다른 아트페어가 다루지 않는 예술 상품과 시장을 개척해 세계 미술계에서 다른 위치를 확립하는 것이다. 셋째

  • 18:03

    [토요칼럼] '연대'라는 말로 포장된 낡은 환상

    ‘대파’와 ‘범죄자’ 심판보다 덜 주목받았지만 지난 총선에서 흥미로웠던 것 중 하나는 조국혁신당 지지자 사이에서 벌어진 ‘사회연대임금제’ 논란이었다. 사회연대임금제는 대기업이 임금 인상을 자제하고 중소기업 임금은 높여 대·중소기업 간 격차를 줄이자는 제도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이 공약을 발표하면서 “대기업이 임금을 낮추면 정부가 그 기업에 세제 혜택을 주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찬반을 떠나 복수와 저주의 칼춤이 벌어진 총선 판에서 그나마 눈에 띈 정책 공약이었지만, 정작 역풍은 지지층에서 불었다. 대기업 근로자의 임금을 깎아 중소기업 근로자에게 나눠주는 게 말이 되냐는 비판이다. 그도 그럴 것이 조국혁신당의 최대 지지층은 40·50대 화이트칼라다. 40·50대는 전 세대를 통틀어 정규직 비중이 높고 월평균 소득과 순자산도 가장 많다. 주택 보유 비율도 50%를 넘본다.자신들의 핵심 이익과 정반대 공약을 내놓은 정당을 ‘묻지 마 지지’한 걸 논외로 하면, 이들의 사회연대임금제 반대를 이중적이라고 매도하기만은 쉽지 않다. 40·50대 대다수는 자산 50억원인 조 대표와 달리 부모에게 많은 재산을 물려받지 않은 채 지금의 경제적 자산을 일궜을 것이다. 시대적 행운을 감안하더라도 개천에서 가재·붕어·개구리로 머물지 않고 최선을 다해 학교에 진학하고 일자리를 구했을 테다. 그 결과 안정적 직장에 높은 임금을 손에 쥐었다. 자녀에게 더 나은 삶을 물려주기 위해 지금도 열심히 일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 이들이 젊은 시절 뜨거운 심장으로 사회주의 국가 건설을 꿈꿨다던 정치인의 자아도취식 공약에

  • 18:01

    이란 공격서 이스라엘을 구한 레이건

    지난 주말 이란의 보복 공습으로부터 이스라엘 국민을 구한 사람은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이다. 1983년 당시 레이건 대통령은 ‘전략 방위 구상’이라고 불리는 계획을 제안했다. 소련이 미국 본토를 향해 발사할 것을 대비해 핵무장 탄도미사일을 격추할 수 있는 방어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과 국방기관들은 이 아이디어를 조롱했고, 테드 케네디 상원의원은 ‘스타워즈’라고 불렀다. 당시 조 바이든 상원의원은 1986년 연설을 통해 “스타워즈는 수십 년 미국 안보를 지탱해온 개념, 동맹, 군비 통제 협정에 대한 근본적인 공격”이라며 “대통령이 이를 고수한다면 현대 정치 역사상 가장 무모하고 무책임한 행위”라고 지적했다.지난 주말 전 세계의 찬사를 받은 주인공은 이스라엘 미사일 방어 시스템이다. 이란과 그 대리인들이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한 300여 대 드론과 미사일로부터 이스라엘 국민을 보호하는 모습을 실시간 목격했다. 미국 정치인들은 본토가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안전하다는 자만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스라엘은 누구보다 미사일 방어의 필요성을 빨리 인식했다. 찬사받은 이스라엘 방어 시스템레이건 발표 2년 만에 이스라엘은 미국과 미사일 방어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스라엘은 국가 생존을 위해 유능한 과학시설을 갖추고, 다층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개발했다.레이건의 전략방위구상은 오늘날 미국에 교훈을 준다. 전략방위구상에 반대했던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정치적 이익을 보게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졌다. 레이건의 미사일 방어 계획에 반대한 사람들은 소련의 대응을 유발할 것이라고 주장

  • 18:00

    [취재수첩] 공사비 대란에 기름 붓는 '제로에너지' 의무화

    “물가 상승분보다 안전 관리비, 공휴일 공사 중지 등 규제로 인한 공사비 상승분이 더 커요. 이게 말이 됩니까.”최근 공사비 증액 협상을 진행 중인 한 대형 건설사 담당자가 ‘증액 명세서’를 보여주며 한 말이다. 전체 300억원 규모의 증액 요구서에서 물가 상승에 따른 인상분은 140억원 수준이었다. 사업 환경 변화와 법령 제·개정에 따른 공사비 상승분이 절반이 넘는 160억원에 달했다.증액 요구서를 뜯어보니 각종 안전관리 절차가 강화된 데 따른 사업비 증가가 눈에 띄었다. 2022년 1월부터 근로자 50명 이상 기업에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면서 현장에 불어닥친 후폭풍이다. 올해 1월부터는 근로자 50명 미만 사업장까지 확대 적용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고용개선 지원비 규정에 따른 수당 증가와 공휴일 공사 중지 조치로 인한 공기 연장 등으로 추가된 비용도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근로시간 단축과 레미콘 토요 휴무제 등도 모두 공사비 증가와 연결된다.업계에서는 내년부터 의무화되는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이 복병이라고 입을 모은다.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건물을 지을 때 단열·환기 성능을 높이고, 에너지 자립률도 최대 40%를 충족해야 한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30가구 이상 민간 아파트가 대상인 만큼 사실상 대부분의 신축 아파트에 적용될 전망이다. 정부는 이번 정책에 따라 전용면적 84㎡ 기준 130만원의 추가 공사비가 들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재생에너지 사용으로 매년 절약하는 금액을 따지면 6년 안에 추가 비용을 모두 회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그러나 현장의 반응은 들끓고 있다. 올해부터 중대재해처벌법이 50인 미만 사업장으로 확대

  • 17:58

    [아르떼 칼럼] 오디오와 와인, 숙성의 미덕

    요즘 와인을 즐겨 마신다. 예전엔 소주 아니면 맥주였고 위스키는 가끔 마셨다. 최근엔 와인이 당기는데 그 이유는 나도 모른다. 대충 가늠해보면 나이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맥주는 배가 부르다. 따라서 소화가 잘 되지 않고 더부룩해 기분이 나쁜 경우가 종종 있다. 배는 부른데 취기가 올라오면 기분 좋아지라고 마신 술 때문에 오히려 기분이 나빠지는 결과를 초래한다. 소주는 마시긴 하지만 이건 좀 사람 심성을 거칠고 공격적으로 만드는 경향이 있다.청음실에 이러면 안 되는 걸 알지만 작은 와인 셀러를 하나 구비했다. 여덟 병 정도 들어가는 국민 와인 셀러다. 아는 와인숍에 주문해 넣어두고 가끔 지인들이 오면 대형 스크린으로 유튜브 음악 영상을 틀어놓고 마신다. 물론 자주 마시면 곤란하다. 안 그래도 청음실이자 일하는 곳인데 자주 이러면 오늘 일을 내일로, 내일 일을 모레로 미루게 된다.내가 와인에 관심이 많은 걸 아는 지인이 최근엔 어디를 함께 가자고 했다. 다름 아니라 와인 시음회였다. 단순 시음하고 노는 건 아니고 간단한 스터디도 있다고 했다. 무엇이든 공부해서 알고 경험하는 건 음악이나 오디오나 마찬가지로 훨씬 더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그런데 가보니 강의를 꽤 오래 한다. 시음하는 와인은 미국 나파밸리 지역에서 재배한 포도로 그곳 와이너리가 생산한다고 한다. 브랜드 이름은 프로몬토리. ‘잃어버린 붉은 그림자’, 나파밸리 화재에서 살아 돌아온 바로 그 컬트 와인이다.강의 중에 스태프가 돌아다니며 2017년, 2018년, 2019년산 세 종류 와인을 한 잔씩 따라주는데, 연도만 다르지 동일한 와이너리에서 생산한 와인들이다. 재밌는 건 꼭 오래된 것이

  • 17:57

    [천자칼럼] 꿈을 파는 명품 LVMH

    애플을 ‘IT(정보기술)업계의 명품’으로 만들고 싶었던 스티브 잡스가 생전 세계 최대 명품 제국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을 만난 적이 있다. 아르노 회장이 “몇십 년 후에도 아이폰이 존재할까? 그건 모르겠지만, 그때도 사람들은 돔페리뇽(LVMH가 판매하는 고급 샴페인)을 마시고 있을 거요”라고 하자 잡스도 고개를 끄덕였다고 한다. 문화와 역사를 파는 명품 사업의 불멸성을 대변하는 일화다.LVMH는 사명처럼 1971년 주류회사인 모엣 샹동과 헤네시가 합친 뒤 1987년 명품 패션 브랜드 루이비통을 합병해 그룹 면모를 갖췄다. 이후 크리스챤 디올을 비롯해 셀린느, 불가리, 티파니 등을 인수해 75개 호화 브랜드를 거느렸다. 아르노의 경영철학은 “나는 꿈을 파는 상인이며, LVMH는 소비자에게 꿈을 판다”는 것이다.LVMH 매출은 지난해에도 13% 증가해 불황을 이겼다. 올초 이 회사 주가가 뛰면서 아르노 회장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밀어내고 세계 최고 부호 자리에 올랐다. 외신에 따르면 LVMH는 작년 235억유로(약 34조5000억원)어치를 수출해 프랑스 전체 수출의 4%를 차지했다. 와인 치즈 등 전체 농업 부문(3.2%) 비중보다 높다. 이를 놓고 아르노 회장이 셋째와 넷째 아들까지 그룹 이사회에 합류시키면서 승계를 둘러싼 논란이 일자 국가 경제에 대한 기여도를 강조하기 위해 여론전에 나섰다는 곱지 않은 시각도 있다. 이 중 넷째 아들 프레데릭 아르노는 걸그룹 블랙핑크 멤버 리사와 열애설이 불거져 국내에도 잘 알려진 인물이다.보도 배경이 어찌 됐든 LVMH를 비롯한 에르메스, 샤넬, 구찌의 모기업 케링 등 명품 기업이 프랑스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 17:56

    [사설] 정부·기업·가계 모두 '긴축의 시간' 길어진다

    이스라엘이 미사일로 대이란 보복 공격에 나서면서 어제 주식시장이 급락하고 환율도 심하게 흔들렸다. 중동에 드리운 전운이 국내 금융시장은 물론 국제 유가까지 들썩이게 하면서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가뜩이나 중국산 저가 공세에 한국 제조업의 고전이 심화하는 양상이다. 어제 나온 한국은행의 ‘2024년 1분기 대출행태 서베이’를 보면 가계신용위험지수 역시 올라가고 있다. 이번 분기(4~6월) 전망지수(39)는 지난해 1분기 이후 가장 높다. 가계의 빚상환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여서 가계부채와 소비 여력 문제가 다시 부각될 조짐이 있다.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은 주말 정황을 계속 지켜볼 일이지만 전체적으로 국제 경제 여건이 살얼음판이다. 미국에선 금리 인하를 바라는 시장 기대와 달리 인상 전망까지 나온다. 실제로 미국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올 들어 처음으로 연 7%(30년 고정치 평균)대로 뛰어올랐다.이런 판에 국내에선 여소야대로 끝난 총선 후유증마냥 날로 ‘정치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거대 야당은 그제 문제의 양곡관리법 개정안 등 5개 법안을 본회의에 직회부했고, 추가경정예산 편성까지 요구하고 있다. 앞서 주장해온 전 국민 25만원 지급, 지역상품권 배포를 위한 것이다. 하지만 야당의 이 같은 요구가 국가재정법의 추경 요건에 부합할지는 의문이다. 더구나 국가채무가 1127조원에 달하면서 국내총생산(GDP)의 50%를 넘어섰다는 2023년 정부 결산이 나온 게 바로 지난주다.오히려 지금은 긴축 시기다. 다시 부각되는 가계와 기업 채무 부담에 주목하면서 정부도 중장기 안목으로 허리띠를 좨야 한다. 서민 최대의 어려움인 고물가를

  • 17:55

    [사설] 대학 자율로 결정된 의대 증원…의사들도 합리적 목소리 내야

    강원대 경북대 충남대 등 6개 거점 국립대 총장들이 건의한 ‘내년에 한해 의대 증원분의 50~100% 범위 내 자율 선발’을 정부가 하루 만에 전격 수용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어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6개 대학을 포함해 의대 정원이 늘어나는 32개 대학 모두에 이 같은 자율 조정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내년 의대 증원 규모는 정부가 계획한 2000명에서 1000명으로 최대 절반까지 줄어들 수 있다. 물론 대학 스스로 정할 일이라 500명 이상 줄어든 1500명 미만이 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증원 규모가 줄어드는 만큼 의대 교수들과 전공의 등이 주장하는 부실 교육 우려도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의대 교수들이 지난달 제출한 사직서 효력 발생과 의대생들의 집단 유급이 이젠 정말 코앞에 닥쳤다. 다음주를 넘기면 더는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라 국립대 총장들이 어렵게 중재안을 낸 것이다. 정부도 2000명 증원 고수에서 물러나 화답했으니 이젠 의사들이 ‘원점 재검토’ 주장을 내려놓을 때다. “의학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할 거라는 걸 총장들도 인정한 것”이라는 의사협회 등의 반응은 “총선 참패는 의대 증원을 멈추라는 국민 심판”이라던 아전인수식 해석과 다름없다. 합리적 단일안을 내달라는 정부의 요청에도 오로지 ‘증원 백지화’만 외치는 강경 일변도와 중재안이 나와도 내부에서 타협의 목소리조차 낼 수 없는 의사 사회의 폐쇄성은 많은 국민의 할 말을 잊게 만든다.지난 16일엔 경남 함안에서 사고로 크게 다친 오토바이 운전자가 48개 병원의 거부 끝에 6시간이 지나서야 경기 수원에서 응급 수술을 받았다고

  • 17:55

    [사설] '검찰청 술판' 허위로 드러나면 민주당 책임져야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에 대한 ‘검찰청사 술판 회유 의혹’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이 ‘국기문란’ ‘사법농단’이라며 맹공격 중이다. 하지만 논란이 이어진 1주일 가까이 ‘술판 회유’를 뒷받침할 만한 근거는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현재로선 오직 오락가락하는 형사피고인의 주장만 있을 뿐이다.술판이 벌어졌다고 주장한 시간의 출정일지까지 공개됐다. 이화영 측이 주장한 2023년 6월 28일과 7월 3일은 물론이고 그 다음 조사일(7월 5일)에도 ‘오후 5~6시 술판’은 없었다. 이 전 부지사가 4시45분~5시5분 사이에 조사를 마치고 검사실을 나가 수원구치소로 향한 사실이 확인됐다. 관련 교도관 38명 전원과 김성태 회장 등 쌍방울 관계자, 민주당 법률위 소속 변호사와 입회 변호사까지 술판을 부인했다.다른 주장도 앞뒤가 안 맞는다. ‘얼굴이 벌게져 귀소했다’더니 그제 입장문에선 ‘술을 먹지는 않았다’고 했다. 어이없는 번복이다. 술 마신 장소도 ‘검사실 건너편 창고’에서 검사실 옆 진술녹화실, 검사휴게실로 계속 바뀌었다. 술판 후 이 전 부지사의 진술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 불리하게 바뀌었다는 주장 역시 엉뚱하다. 이화영의 진술 변경과 신문조서 작성 시기는 ‘술판 회유’ 주장 시점보다 빠른 5~6월이다.이화영 재판은 듣도 보도 못한 파행의 연속이다. 비겁한 재판 지연 전술에 사법절차는 거의 누더기다. 이 전 부지사의 부인은 법정에서 남편에게 ‘정신차리라’고 고함쳤다. 남편 의사에 반해 일방적으로 변호사를 해임하는 일도 있었다.선고를 불과 한 달여 앞두고 나온 피고인의 불분명한 발언을 민주당은 “100%

  • 07:30

    [박영실 칼럼] 리더의 이미지 가치를 올리는 퍼스널이미지브랜딩

      성공동력, 이미지 가치를 상징화하는 과정‘퍼스널이미지브랜딩’의 필요성을 실감하는 리더들이 늘어나고 있다. 필자에게 기업체 특강은 물론 그룹 및 개별 맞춤 컨설팅 의뢰가 최근 급증하면서 실감하고 있다. 퍼스널이미지브랜딩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랜 세월 동안 꾸준하게 차별성을 담아 사람들에게 기대 이상의 만족을 줄 때 비로소 가능해지는 가치다. 그렇기에 빨리 시작할 수록 효과적이다. 퍼스널이미지브랜딩은 어떠한 마케팅 전략보다 효과적이고 강력한 성공 동력이다. “퍼스널이미지 브랜딩이 중요한 건 알겠는데요. 정확한 의미가 뭔가요?” 요즘 내게 이미지코칭을 받는 주 고객층은 기업의 CEO를 비롯해서 각계각층 리더들인데 제일 많이 묻는 질문이 비슷해서 흥미로웠다. 퍼스널이미지브랜드는 ‘사람의’를 뜻하는 Personal과 ‘사람이나 사물로부터 받는 느낌‘을 의미하는 이미지(Image) 그리고 어떤 특정한 ‘제품 및 서비스를 식별하는 데 사용되는 명칭. 기호. 디자인’을 총칭하는 brand가 합쳐진 말이다. 즉, 개인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 및 개성, 능력, 가치를 상징화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개인의 이미지브랜드 구축을 위한 수단으로 이미지브랜딩의 주체인 개인 자신의 장점, 개성, 차별성, 환경 등을 철저한 분석을 통해 목표에 부합하는 체계적인 전략을 세워야만 효과적인 퍼스널이미지브랜드를 디자인할 수 있다. 퍼스널이미지브랜딩은 개인의 이미지 가치를 상징화하는 과정이다.  무형의 자산, 하나의 인격 브랜드현대적 관점에서의 퍼스널이미지브랜드는 하나의 인격 브랜드로 인식되고 있다. 그렇

2024.04.18
  • 18:12

    [한경에세이] 비상이다. 비상!

    모든 조직은 예상치 못한 사고로 큰 위기에 직면한다. 예방하면 좋겠지만 사고는 불가피하게 일어나고,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서 조직의 존망이 결정된다. 한국조폐공사는 모바일 운전면허증, 지역사랑상품권 등 다양한 정보통신기술(ICT)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네트워크 특성상 사고가 나면 전체 시스템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부임한 지 한 달이 좀 지난 시점인 지난해 11월 24일 금요일, 조폐공사가 운영 중인 모바일 운전면허증 시스템이 다운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시스템 점검 과정에서의 작은 실수가 원인이었는데, 실무자에게서 복구 완료 시점을 예상할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순간 아찔했다. 이전에 국가 전산망이 세 번에 걸쳐 다운돼 국민의 우려가 큰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우선 홍보실장에게 사고 원인과 함께 복구 상황 및 예상 완료 시점 등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언론에 공개할 수 있게 준비하도록 했다.당시 서울 출장 중이던 필자는 본사가 있는 대전으로 향했다. 대전 도착 직후 IDC(데이터센터)에서 비상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전사적 대응 체제로 전환했다. 사고 당일 사고 원인, 조치 현황, 완전 정상화 예상 시간을 반영한 1차 보도자료를 냈고 시스템 정상 가동을 확인하고 2차 보도자료를 배포했다.다음날인 토요일 2차 대책회의 및 3차 보도자료 배포를 진행했고 일요일 3차 대책회의 후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는 순으로 긴박하게 대응했다. 직원들의 동요가 우려돼 “사고가 났지만 ICT 사업은 조폐공사가 가야만 할 길이기에 더욱더 지원하겠다”는 내용으로 최고경영자(CEO) 레터를 보냈다.시스템 정상화 이후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주력했다. 비상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 18:00

    [허원순 칼럼] 22대 국회 '역대 최대' 법률가들의 4가지 책무

    로스쿨 도입은 김영삼 정부가 시작했지만 실제 발족은 노무현 정부 때였다. 특정 정권의 모험적 구상을 10년 뒤 다른 정파가 제도로 실행했다. 법 전문가, 특히 변호사를 많이 길러 서민도 제대로 된 법률 서비스를 받게 하자는 취지가 진영논리를 넘어섰다. 로스쿨이 세계화 과제에 담겼을 당시만 해도 ‘사시는 3대까지, 행시 합격하면 당대는 먹고 산다’고 했다. 판사든 검사든 전관예우는 지금과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만연했다. 변호사는 구름 위에서 그들만의 세상에 있었다. 논란도 있었지만 어떻든 변호사의 대중화는 어느 정도 이뤄졌다.적어도 문제지만, 너무 많아도 문제인 것은 법조인도 마찬가지다. 굶주린 변호사는 배고픈 사자보다 더 무섭다는 말 그대로다. 변호사 천국인 미국에서는 교통사고라도 나면 가장 먼저 도착하는 게 구급차도, 경찰도 아닌 변호사라는 냉소적인 말이 있지 않나.로스쿨 정착으로 한국도 벌써 변호사 3만 명 시대에 들어섰다. 법 전문가는 확 늘었는데 법률서비스의 보편화, 서민에 다가서는 변호사는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다. 법치주의 성숙, 준법의식 고양, 법률자문시장 선진화는 또 얼마나 이뤄졌는지 실감이 안 난다. 확실한 것은 ‘생계형 변호사’가 급증했다는 사실이다. 치솟는 로펌 빌딩, 커지는 송무 시장, 기업자문 시장 같은 외형 성장보다 대폭 늘어난 율사들이 법 문화와 준법의식 고취에 얼마나 제대로 기여했느냐가 관건인 것이다.늘어난 법률 전문가들이 국회까지 장악했다. 22대 국회의원 당선자 중 61명, 역대 최고다. 단일 직업군으로는 단연 1위다. 사법부를 넘어 입법부 권력까지 쥔 것이다. 직능별 안배·균형이 무너졌다. 미국 의

  • 17:58

    [차장 칼럼] 실장·수석보다 힘 센 용산 비서관

    올해 초 대통령실의 한 비서관이 수시로 대통령 관저를 드나들다 뒷말이 나온 적이 있다. 직속상관에게 알리지 않고 직접 보고하는 일이 반복됐다고 한다. 상관은 뒤늦게 이 사실을 알고 엄중 경고했다. 다른 비서관은 이번 총선 결과를 낙관적으로 전망하는 보고서를 공식 정무라인 보고서와 별개로 작성해 올렸다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최근 일부 대통령실 비서관들이 도마에 올랐다. 비서관은 공무원 직급상 1급(차관보급)이다. 장관급인 실장과 차관급인 수석 아래다. 그런데 일부 비서관이 공공연하게 실장이나 수석과 다른 의견을 내놓는 일이 허다하다. 수석이나 실장을 ‘패싱’하고 대통령에게 직보하는 비서관도 있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직속상관인 수석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이도 있다. 본인 업무도 아닌 일에 관여한다는 얘기도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대통령실 직원들은 이들을 ‘비공식 라인’으로 부른다. 김건희 여사와 가깝거나 김 여사와 과거 인연이 있다는 공통점을 들어 ‘여사 라인’으로 불리기도 한다. 비서실장도 모르는 인사설지난 17일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을 국무총리 및 비서실장으로 유력 검토한다는 언론 보도를 둘러싼 혼선도 이들 비공식 라인 비서관으로부터 시작됐다. 대통령실 인사위원장 역할을 맡고 있는 이관섭 비서실장은 사실관계를 확인하려고 전화한 참모들에게 “말이 되나. 대통령께서 이렇게 인사를 하실 리가 없다”고 답했다. 대통령실은 대변인 명의로 두 사람에 대한 인선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공지했다. 인선 관련 언론 보도에 대해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던 기존 관례를 깰 정

  • 17:56

    [취재수첩] '그냥 못 믿겠다'…공매도 평행선 언제까지

    공매도 제도 간담회가 또 열린다. 금융감독원이 오는 25일 개인투자자 일부를 초대해 개최한다. 시장 일각에 퍼져 있는 뜬소문을 해소하고, 공매도 전산화를 비롯한 제도 개선안에 대해 개인투자자의 의견을 듣는 자리다.하지만 개인투자자의 반응은 냉랭하다. 이유가 있다. 금감원 등은 작년 10월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 이후 반년간 공매도 간담회를 세 차례 열었다. 내용은 사실상 매번 같았다. 공매도 거래 절차와 방식이 어떤지 각 기관과 기업 실무자를 데려다 세세히 소개한다. 공매도 전면 전산화가 왜 현실적으로 어려운지,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있는 한 유동성공급자(LP)의 공매도가 왜 발생할 수밖에 없는지도 설명한다. 기본 시장 원리를 두고도 투자자의 눈치를 보며 허락을 호소하는 것으로 보일 정도다. 관계자들의 설명이 끝나면 개인투자자는 잘라 말한다. “못 믿겠다. 100% 전산화하든지, 공매도를 전면 막든지 하라.” 매번 평행선을 달린 간담회가 이번이라고 다르겠느냐는 것이 시장의 중론이다.금감원은 개인투자자가 당국의 발표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게 소통 부족 때문이라고 보는 모양새다. 이 때문에 작년 말엔 간담회 외에 별도 브리핑도 열었다. 국내 특정 증권사에서 불법 공매도 주문이 쏟아졌다는 루머는 사실이 아니고, LP가 ‘공매도 악의 축’도 아니라고 해명했다. 설득에 성공했을까. 결과는 아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개인투자자 일부는 금감원이 해명한 건을 재조사하고 LP의 공매도를 막으라는 국민청원을 올렸다. 소통을 늘렸다고 해서 인식이 바뀌진 않았다는 얘기다.관건은 무엇일까. 공매도 조사 확대 등에 목소리를 높이는 개인투자자는 애

  • 17:46

    [시론] 인턴십? 리턴십!

    대학 입학시험 응시 인원이 모집 정원을 초과하는 것은 올해가 마지막일 것이라고 한다. 50년 전만 하더라도 한 해 100만 명에 육박하던 출생자가 현재는 5분의 1로 감소한 것이 원인이다. 반면, 평균수명은 50년 전에 비해 20년 이상 길어졌고 노화에 따른 신체 능력 저하 속도는 현저히 늦춰졌다. 많은 사업장에서 법정 최저 정년인 만 60세를 정년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근로자의 신체 능력은 60세 이후에도 근로를 수행하는 데 지장이 없는 경우가 많다. ‘환갑잔치’라는 어휘가 자꾸만 낯설어지는 시대다.인구 감소로 대학 정원이 응시 정원을 웃도는 것은 아무리 취업시장이 얼어붙었다고 하더라도 근로 수요가 공급을 상회하는 시대가 머지않았음을 의미한다. 그런데 근로 수요가 공급을 추월한다는 얘기는 곧 직장의 인력구조 피라미드 하단을 구성하는 신규 진입 인력군에 공백이 생긴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렇다면 산업을 지탱하는 인력구조 피라미드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결국 이 공백을 정년이나 육아 등을 이유로 이미 근로시장에서 한 사이클을 지났거나 제외된 근로자들이 채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새로이 근로시장에 진입할 때 겪는 인턴십 과정만큼이나 육아와 출산, 정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되거나 은퇴한 사람들이 다시 노동시장으로 회귀하는 이른바 리턴십(Return+Internship)을 준비해야 하는 필요성이 실감 나는 이유다. 이 용어는 2000년대 초반 월스트리트에서 처음 등장했는데, 당시 남성 편중이 심한 금융계에서 중간관리자와 임원 직급 여성 비율이 급격하게 낮아지자 골드만삭스 같은 주요 금융사가 우수한 경력직 여성 인력을 채용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그 후 점차

  • 17:45

    [천자칼럼] 노담 사피엔스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금연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나라는 부탄이다. 2004년부터 자국 내 담배 판매를 전면 금지하고 있다. 정히 피우고 싶으면 비싼 관세를 물고 수입해야 한다. 경찰에 불법 담배를 적발하기 위한 가택 수색 권한도 있다. 접경 인도에서 3000원 정도의 씹는담배를 갖고 들어오다 적발돼 징역 3년형을 선고받은 사례도 있다.부탄은 인구 78만 명으로 통제가 쉬운 나라다. 일반적인 국가의 골격을 갖춘 나라 중 끽연가에게 가장 피곤한 곳은 멕시코다. 지난해부터 공원, 해변을 포함한 모든 공공장소에서 금연에 들어갔다. 위반 시 월 최저임금 절반 수준의 벌금이나 최대 36시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담배 광고는 물론 상점 내 담배 진열도 못 하게 했더니, 월마트 등 유통업체들이 소비자 권익 침해라며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세계 각국의 담배와의 전쟁은 이제 담배 없는 세대, ‘노담 사피엔스’를 지향하고 있다. 영국이 2009년 이후 출생자부터 담배 판매를 영구 금지하는 법안을 1차 통과시켰다. 이들은 성인이 되는 2027년 이후에도 평생 담배를 살 수 없다. 이 법안이 최종 통과되면 영국은 2070년쯤에는 60세 이상 노인층만 담배 구입이 가능한 ‘담배 청정국’이 된다. 리시 수낵 총리는 “흡연자 5명 중 4명이 20세 이전에 담배를 피우기 시작한다”며 “애초에 습관을 들이지 말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담배 없는 세상이 쉬운 일은 아니다. 영국 법안의 벤치마킹 모델인 뉴질랜드는 2022년 영구 금연법을 통과시켰다가 시행도 못 하고 1년 만인 지난해 폐기했다. 정권이 바뀌면서 세수 부족을 이유로 후퇴한 것이다. 두 나라 법안 모두 궐련에만 적용될 뿐 전자담배는

  • 17:44

    [사설] 대기업 임원들, 주말 출근하라는 이유 성찰해야

    삼성그룹 모든 임원이 ‘주 6일 근무’에 돌입했다. 당초 삼성전자 임원들로 국한된 주말 출근이 전 계열사로 확대된 것이다. 그룹 내 맏형 격인 삼성전자 경영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이재용 회장을 비롯한 그룹 수뇌부의 위기의식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SK그룹도 최창원 부회장이 그룹 실무를 총괄한 이후 ‘토요 사장단 회의’를 부활시켜 격주로 열고 있다. 주 5일 근무제를 도입한 2000년 이후 24년 만이다.재계 대표 그룹이 임원들의 주말 근무를 독려하고 나선 배경에는 반도체 부문의 실적 부진과 그룹 전반의 성장성 정체, 인공지능(AI) 혁명에 따른 대내외 사업 환경 급변 등이 작용한 것이지만 내부적으로 이완된 근무 기강을 조이고 조직 비대화에 따른 관료주의적 타성을 혁파하기 위한 고육지책의 성격도 강하다. 변화와 혁신이 필요한 시기에 임원들의 솔선수범과 생산성 향상이 필요하다는 판단이었을 것이다. 삼성은 이건희 회장 시절인 1993년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는 슬로건 아래 전체 임직원을 대상으로 ‘7·4 근무제(오전 7시 출근, 오후 4시 퇴근)’를 전격 실시해 경제계 전체에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주말 근무 같은 전통적 자극 방식이 디지털 시대에 걸맞지 않다는 얘기도 없지 않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대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약진을 거듭하고 주 5일제·주 52시간 근무제가 잇따라 시행되면서 이른바 ‘워라밸’을 즐기고 중시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진 것도 부인할 수 없다. 고액 연봉과 넉넉한 복지 혜택을 누리면서도 혁신의 주역이 돼야 할 임원들이 도전과 모험보다는 전례 답습을 되풀이한다는 내부 비판

  • 17:43

    [사설] 제2 양곡법 본회의 직회부…巨野의 포퓰리즘 본색

    총선에서 압승한 거대 야당이 입법 폭주에 재시동을 걸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어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양곡관리법 개정안 등 5개 법안을 여당 반대에도 일방적으로 본회의에 직회부했다. 양곡관리법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4월 거부권을 행사해 폐기됐으나 야당은 문구만 살짝 바꿔 재발의해 21대 국회 임기 만료(5월 29일) 전 본회의에서 통과시킬 계획이다.야당이 재발의한 양곡관리법은 ‘쌀값이 폭락, 폭등할 때 초과 생산량을 매입하거나 정부 관리 양곡을 판매하는 등 대책을 수립·시행한다’는 게 핵심이다. 폐기된 법안 문구인 ‘쌀값이 전년 대비 5~8% 하락할 때 정부가 초과 생산량을 모두 매입한다’를 변경한 것으로, 매입 조건만 일부 달라졌을 뿐 의무 매입제 본질은 같다. 함께 직회부한 농수산물 가격 안정 법안은 쌀에 한정된 최저가 보장 대상 작물을 채소와 과일로 넓혀 포퓰리즘 성격이 더 강해졌다. 부작용은 한둘이 아니다. 쌀 소비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의무 매입은 과잉생산, 가격 하락의 악순환을 초래해 쌀시장을 망가뜨릴 수 있다. 채소는 품목에 따라 생산이 최고 40%까지 늘어나고, 가격은 최대 67% 폭락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농업 선진화가 요원해짐은 물론이다. 거대 야당이 진정 농민을 위한다면 일시적인 연명용이 아니라 고부가가치화로 농업 경쟁력을 높이는 대책 마련에 나서는 게 옳다.민주당은 이뿐만 아니라 ‘선 구제, 후 회수’ 방식의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도 다음달 본회의에서 처리할 방침이다. 나랏돈으로 전세금을 돌려준 뒤 집주인에게 구상권을 청구토록 하는 이 법안은 다른 사기 피해자들과 형평

  • 17:43

    [사설] 응급환자 사망 속출에도 정부에 항복만 강요하는 의사들

    전공의 집단 이탈이 두 달째 이어지는 가운데 환자가 치료받을 병원을 찾아 헤매다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속출하고 있다. 경남 김해에선 60대 가슴 통증 환자가 6개 병원에서 응급실 이전을 거부당한 뒤 부산의 한 병원에 옮겨졌으나 수술을 기다리다가 사망했다. 부산의 50대 환자는 급성 대동맥박리 진단에도 병원 10곳 이상에서 수용을 거부당한 끝에 목숨을 잃었다. 충북 보은에선 도랑에 빠진 33개월 아이가 11개 대형병원에서 전원을 거부해 숨졌고, 충북 충주에선 전신주에 깔린 70대 여성이 병원을 돌다 사망했다.이런 비극이 전공의 집단사직의 후폭풍인지는 따져봐야겠지만, 의료 공백이 길어지면서 정부와 의사 모두 도의적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의사들의 태도 변화가 절실하다. 정부는 복귀명령에 응하지 않은 전공의 처벌을 유예하고 핵심 쟁점인 의대 증원 규모에 대해서도 ‘2000명 증원’을 고수하지 않고 유연하게 논의할 수 있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 그럼에도 의사들은 여전히 ‘증원 백지화’만 되풀이하고 있다. 의사협회는 올해 의대 증원을 멈추고 의사가 과반인 의사수 추계위원회를 꾸려 증원 규모를 정하자고 주장하는데, 사실상 정원을 늘리지 말자는 말이나 다름없다.게다가 전공의들은 복귀 조건으로 의대 증원 철회 외에 군 복무기간 단축, 의료사고 법적 부담 완화, 파업권 보장, 보건복지부 차관 경질 등을 내걸었다. 자신들의 이익만 앞세운 이기적 요구이자, 정부에 ‘백기투항’하라는 요구다. 정부로선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고 국민 여론에도 맞지 않는다. 의사들이 혹시 집권 여당의 총선 패배로 의대 증원 동력이 떨어졌다고 보고 버티기

2024.04.17
  • 18:02

    [한경에세이] "책을 안 읽어서 바쁜 겁니다"

    회사에서 직급이 올라가면서 바빠진 탓에 책 읽을 시간이 별로 없다. 회사 바로 옆이 광화문 교보문고여서 오가는 길에 사 놓고도 못 읽은 책이 여러 권이다.얼마 전에 식사를 함께한 분에게 그런 말을 했더니 전혀 예기치 못한 대답이 돌아왔다. 무엇인가로 내 머리를 꽝 내려치는 것 같았다. “책을 안 읽어서 바쁜 겁니다.”한참 생각한 끝에서야 그 말뜻을 깨달았다. 기실 우리가 바쁜 건, 바쁘지 않아도 될 일에 신경 쓰고, 매사에 조바심 내고, 일이 생기면 어찌할 방도를 몰라서 이리저리 헤매느라 그런 게 아닐까. 책을 읽으면 지혜와 통찰을 얻게 돼 여유가 생기고 길을 헤매지도 않으니 삶이 바쁘지 않을 거라는 놀라운 역설이었다.생각이 그리 미치니 오래전 읽은 책의 제목이 퍼뜩 생각났다. 그 책을 다시 펴들었다. 독서 편력이 엄청난 광고인 박웅현 씨가 쓴 <책은 도끼다>라는 책이다. 그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같은 명카피로 유명한데, 독서하면서 문득 떠오른 영감에서 나온 것들이라고 한다.책 제목은 ‘책은 우리 안의 꽁꽁 얼어붙은 바다를 깨뜨려버리는 도끼다’라는 독일 작가 프란츠 카프카의 말에서 따온 것이다. 멋진 문장 하나를 옮기면 이렇다. ‘한 줄 한 줄 읽을 때마다 단어와 문장의 껍질이 깨지는 소리가 들리고 그 자국은 머릿속에 선명한 흔적을 남긴다. 시간이 흐르면 얼음이 깨진 곳에 싹이 올라온다.’ 그게 바로 독서가 주는 각성이고 통찰일 것이다.각성(覺醒)은 ‘깨어 정신을 차리는’ 것이고, 통찰(洞察)은 ‘현상을 꿰뚫어 보는’ 것이다. 그는 속편 격인 <다시, 책은 도끼다>에서는

  • 17:59

    [윤성민 칼럼] 韓 대파로 싸운 날, 美·日은 의형제 맺었다

    “오늘의 우크라이나는 내일의 동아시아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가장 좋아하는 국제 정세 메시지 중 하나라고 한다. 우크라이나 지원의 필요성과 중국발(發) 동아시아 위기에 대한 경고를 모두 담고 있는, 그의 외교 철학과 딱 맞는 표현이다. 누구 얘기인가. 저작권자는 잘 아는 대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3개월 뒤인 2022년 5월 영국 방문 당시 발언한 이후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말이다.기시다 총리는 지난주 미국 방문 때도 이 말을 수차례 되풀이했다. 백악관 회담 때도, 미 의회 연설 때도 빠지지 않았다. 그는 더 나아가 미국 정치인들이 가장 듣고 싶은 말을 꼭 집어 했다. “국제 질서를 혼자서 지탱해 온 미국의 외로움과 피로, 무거운 부담이 있다. 미국은 혼자가 아니다. 우리가 함께한다.”기시다 총리의 방미를 계기로 미·일 동맹의 역사적 업그레이드가 이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존의 ‘동맹 보호(protection)’를 넘어 ‘동맹 투영(projection)’ 시대를 열었다는 것이다. 표현 방식은 영어 알파벳 ‘t’ 하나를 ‘j’로 바꾸는 언어유희이지만, 두 단어 사이의 의미 차이는 심대하다. 동맹 보호가 미국이 일본을 지켜주는 상하 개념이었다면, 동맹 투영은 대등한 입장에서 같은 전략적 목표를 지향하는 것이다. 프로젝션(projection)은 수학적 의미로 그림자를 뜻한다. 빛이라는 외부 자극에 피사체와 그림자는 동시에, 같은 방향으로, 같은 폭으로 움직인다.향후 인도·태평양 지역은 미·일 중심의 ‘소(小)다자(多者)’형 군사 기구를 중심으로 지역 안보 협력 구조가 형성될 전망이다. 미·일·호주 3국

  • 17:58

    [데스크 칼럼] 통신사는 왜 동네북이 됐나

    자고 일어나면 물가가 뛰는 요즘 오히려 가격이 내려간 항목이 있다. 스마트폰 사용자가 내야 하는 통신 요금이다. 지난해 가계통신비 월평균 지출은 전년 대비 0.1% 감소한 12만8100원이다. 쥐꼬리만 한 하락 폭이지만, 인플레이션 시대에 역주행에 성공했다는 점만으로도 눈에 띈다.이런 추세는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통신 3사가 5세대(5G) 이동통신 요금 최저 구간을 3만원대로 낮춘 데다 새 폰을 사며 통신사를 바꾸는 소비자에게 지급하는 전환지원금이 늘어나서다.어느새 일상이 된 요금 규제가계 통신비가 내려간 것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정부의 압박 때문이다. ‘데이터 구간 세분화’를 시작으로 ‘해외 로밍 요금 인하’ ‘3만원대 5G 요금제 출시’ ‘전환지원금 인상’ 등 세세한 주문이 한두 달 간격으로 떨어지자 통신사들도 버틸 수 있는 재간이 없었다는 분석이다.정부가 민간 기업의 상품이나 서비스 가격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자유시장경제 원리에 어긋난다. 하지만 상당수 전문가가 통신을 예외적인 산업으로 분류하고 있다. 정부의 면허사업으로 독과점이 제도적으로 보장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독과점 가격을 규제하는 것은 비상 상황에서 쓸 수 있는 물가 대책이란 게 이들의 논리다.통신비 인하를 강제해도 ‘뒤탈’이 없다는 인식이 확산한 이유는 그 외에도 다양하다. 정유는 통신과 똑같은 면허사업이지만 수출 비중이 상당하다. 반면 통신은 철저한 내수 산업이다. 통신사를 압박한다고 해서 벌어들이는 외화가 줄어드는 등 직접적인 부작용이 나타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차세대 통신 투자가 지체될 수 있다는 점이 문제가 될 순 있다. 하지만 LTE

  • 17:56

    [기고] 공급망 위기 극복, 부산항이 앞장선다

    ‘테슬라, 볼보 등 자동차 공장 가동 중단.’ 지난 1월 미국 경제뉴스 매체인 CNBC의 헤드라인이었다. 예멘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홍해 통항이 어려워지자 글로벌 선사들이 2주 정도 더 소요되는 우회 항로로 노선을 변경했고, 주요 부품 공급이 지연되면서 공장 가동이 중단됐다는 내용이었다.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무역 규모는 47조1858억달러로 1970년과 비교해 81배 수준으로 성장했다. 교역의 양적 성장과 맞물려 세계 각국의 경제 활동이 유기적으로 엮이면서 글로벌 공급망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이나 최근의 중동 분쟁과 같이 예측하기 힘든 이유로 공급망 위기를 겪은 세계 각국은 ‘싸고 효율적인’ 공급처에서 ‘안정적이고 믿을 만한’ 공급처를 중심으로 공급망을 재편하고 있다. 이런 공급망 재편의 성패는 수출입 물류를 얼마나 신속하고 정확하게 처리하는지에 달려 있다.이런 맥락에서 수출입 물류의 관문인 항만의 경쟁력 확보는 공급망 재편의 핵심이다. 물동량 상위 10대 항만 중 7개를 보유한 중국과 환적화물 세계 1위 항만인 싱가포르가 자국 항만을 현대화하고 규모를 키워나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해양수산부는 글로벌 공급망 변화에 대응해 한국 대표 항만인 부산항의 체질을 혁신적으로 개선해나갈 계획이다. 먼저 스마트화를 통해 항만 생산성을 개선하고자 한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항만은 선박이 부두에 접안한 이후 화물을 트럭에 실어 부두 밖으로 운송하기 전까지 전 과정을 자동으로 처리한다. 비상 상황에도 중단 없는 항만 운영으로 생산성이 향상되고 안전사고도 획기적으로 줄

  • 17:53

    [시론] 카카오모빌리티는 고의로 매출 부풀렸나

    카카오모빌리티의 회계기준 위반에 대한 금융위원회 제재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유수의 회계법인이 이 사안에 적정 의견을 냈고, 시정조치까지 완료된 상황에서 대표이사 해임 권고와 검찰 고발을 포함하는 강도 높은 제재를 하겠다는 게 과연 적절한 조치냐는 것이다.카카오모빌리티는 자회사인 케이엠솔루션과 함께 가맹택시인 카카오블루택시에 여객 운송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고, 운임의 20%에 해당하는 수수료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자율주행차, 도심항공교통 등 모빌리티 사업 발전과 새로운 서비스 개발을 위해 카카오블루택시의 운행 관련 데이터를 대가를 주고 매입하고 있다.금융감독원은 카카오모빌리티가 수수료 수입 20%에서 운임의 15~17%에 달하는 데이터 매입 비용을 제외한 순수익 3~5%만 매출로 잡아야 하는데, 수수료 수입 전체를 매출로 과다하게 잡았다는 것을 문제삼았다. 장차 상장 시 공모가를 높이기 위해 고의로 매출을 부풀리려고 수수료 수입 전체를 매출로 인식하는 회계분식을 했다고 지적했다.카카오모빌리티가 매출을 회계처리한 방식은 총액주의 방식이라고 하며, 기업이 어디에서 돈을 벌고 어디에 돈을 쓰는지에 대한 정보를 투명하게 보여주는 회계의 대원칙에 부합하는 방식이다. 반면에, 수수료 수입에서 운행데이터 매입비용을 차감해 순수익으로 매출을 회계처리하는 방식은 순액주의 방식으로 회계기준에서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따르도록 하는 방식이다. 순액주의 방식을 따라야 할 때는 수수료 계약과 데이터 매입 계약이 긴밀하게 연결돼 서로 구별되지 않는 경우에 해당해야 함을 요건으로 한다.카카오모빌리티의 재무제표는 2020년부터 2022년까

  • 17:52

    [천자칼럼] 요양원 님비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은 994만 명에 육박한다. 총인구 대비 19.2%다. 초고령사회 진입이 목전이다. 압도적 저출산을 겪고 있는 한국은 고령화 속도로는 단연 세계 1위다. 65세 이상 비중이 30%에 육박하는 ‘노인 대국’ 일본마저 머지않아 따라잡을 기세다.올해 초 개봉한 ‘플랜75’는 초고령사회 일본의 고민을 잘 보여주는 영화다. 영화 속 플랜75는 정부가 장려하는 조력사(死) 프로그램으로 75세 이상 ‘후기 고령자’는 국가가 운영하는 조력사 시설에 들어가 죽음을 선택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 오히려 더 섬뜩했다. 일본에선 몇 년 전 <엄마가 죽었으면 좋겠다>는 제목의 책이 출간된 적도 있는데 간병 살인을 다룬 NHK 다큐멘터리를 엮은 것이다. 오래전부터 초고령사회를 대비해 온 일본이지만 고령자 돌봄 문제는 그리 쉽게 해결할 수 없는 모양이다. 노인홈이라고 불리는 요양시설이 도쿄와 그 주변 지역만 해도 3000곳에 달하지만 시설과 돌봄인력 부족은 마찬가지다.한국에선 노인요양시설을 늘리기 위해 님비(NIMBY·혐오시설 기피)와도 싸워야 한다. 서울 시흥동에선 한 새마을금고가 사회공헌사업의 일환으로 짓고 있는 노인요양시설이 “집값 떨어진다”는 주변 아파트 단지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송파의 실버케어센터는 아예 무산됐고 여의도 등 재건축 단지에서는 용적률을 더 높여주겠다는 당근을 제시해도 노인요양시설은 결사반대다. 결국 노인은 사람들 눈에 띄지 않는,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요양원으로 보내라는 말인데 영화 플랜75의 ‘쓸모없는 노인은 사회의 짐’이라는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은 듯

  • 17:51

    [사설] 美 경제 나 홀로 질주에 위태로워진 환율 균형

    최근 원·달러 환율이 사상 네 번째로 1400원을 터치하는 등 원화 가치 추락이 심상찮다. 외환당국이 이틀 연속 구두개입하고, 한·일 경제 수장이 최초로 공동 대응에 나섰을 정도다. 그 덕분에 원·달러 환율은 1380원대로 내렸지만 정부 개입이 없으면 1450원 지키기도 쉽지 않은 분위기다.원화의 가파른 추락과 변동성 확대는 갈 길 바쁜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밖에 없다. 때마침 고공비행 중인 유가도 상승폭을 키우고 있어 자칫 시계 제로 상황이 닥칠 수 있다. 원·달러 환율과 유가가 10%씩 상승하면 국내 기업 원가가 2.82% 상승(한국무역협회)한다는 분석이 나와 있다.통화가치 추락은 원화만의 일은 아니다. 일본 엔화도 34년 만의 최저다. 유로 엔 등 주요국 6개 통화 대비 달러가치(달러인덱스)가 5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글로벌 달러 강세’라는 표현이 더 적합하다. 그래도 원화 약세가 상대적으로 더 크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환율은 여러 복합적 요인으로 움직이지만 원화 약세는 기본적으로 우리 경제에 대한 신뢰 약화를 의미한다. 물론 수출과 펀더멘털이 나쁘지 않고 외환보유액도 나름 쌓여 있어 과도한 비관론은 금물이다. 하지만 높아지는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한국이 특히 취약하다는 점을 감안한 만반의 대처가 필요하다.무너지는 환율 균형이 인공지능(AI) 혁신을 주도하는 미국발이라는 점도 주목 대상이다. 미국은 인재·기술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며 글로벌 경제 주도권을 회복한 모습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올해 미국 성장률 전망치를 3개월 만에 0.6%포인트나 올린 2.7%로 수정했다. 중국 일본 한국 등 다른 나라는 거

  • 17:51

    [사설] 일본에 연금개혁 사절단이라도 보내야 하나

    일본 정부가 기초연금 보험료 납부기간을 5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 40년(만 20세 이상~60세 미만)인 납부기간을 45년(만 20세 이상~65세 미만)으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기초연금 보험료는 정액제로 월 1만6590엔이다. 납입기간이 5년 늘면 1인당 약 100만엔의 보험료를 추가 부담해야 한다.일본은 2004년 한국의 국민연금에 해당하는 후생연금 보험료율을 13%에서 18.3%로 인상하는 연금개혁을 단행했다. 매년 0.354%포인트씩 13년간 보험료율을 올렸다. 물론 일본에서도 연금개혁은 인기 없는 주제다. 하지만 일본은 일찌감치 후생연금을 개혁한 데 이어 이번에 기초연금까지 손보기로 하는 등 연금개혁을 착착 진행하고 있다.그런데 일본보다 저출산 고령화 속도가 빠른 한국의 연금개혁은 지지부진하기 짝이 없다. 당장 기초연금은 보험료 한 푼 내지 않아도 65세 이상이고 소득 하위 70%에 속하기만 하면 월 최대 33만원가량이 지급된다. 부부의 경우엔 20% 감액해도 월 최대 53만원가량을 받는다. 현재 국민연금 평균 수급액(62만원)에 맞먹는다. 이러니 꼬박꼬박 국민연금 낸 사람들만 바보라는 말까지 나온다. 기초연금에 드는 예산도 2014년 6조8000억원에서 지난해 22조6000억원으로 불어났다. 국책연구소까지 나서 기초연금은 저소득층 중심으로 지원하는 게 맞다고 지적하지만 오히려 대선 때마다 기초연금 인상 공약이 나오는 실정이다.국민연금은 이대로 두면 2055년 적립금 고갈이 불가피하다. 개혁이 시급한데도 전임 문재인 정부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연금개혁을 포기했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보험료율, 소득대체율 등 알맹이를 뺀 ‘맹탕’ 개혁안만 내놨

  • 17:50

    [사설] 巨野, 법사·운영위원장 장악 시도…또 입법 폭주 채비

    더불어민주당이 총선에서 승리하더니 그 횡포가 도를 더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민주당이 맡아야 한다는 주장이 터져 나오고 있다. 법사위원장은 물론 대통령실을 담당하는 운영위원장까지 민주당이 가져가야 한다고 하고, 모든 상임위원회를 차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국회의장을 비롯해 의회 권력을 독식하겠다는 것이다.민주당은 이게 총선 민심이라고 하지만, 어불성설이다. 법사위는 대법원과 법무부, 대검찰청, 감사원 등을 관할하는 상임위 고유 기능과 함께 다른 상임위를 통과한 법안을 본회의에 상정하기 전 체계·자구 심사를 하는 최종 관문 역할을 한다. 이 과정에서 여야 이견이 큰 법안 처리 속도는 법사위원장의 뜻에 따라 빨라질 수도, 늦춰질 수도 있다. 법사위원장은 고위공직자 탄핵소추 위원도 맡고 있다. 이 때문에 법안 상정권을 가진 국회의장은 원내 제1당이, 법사위원장은 2당이 맡는 게 오랜 관례였다. 법안 처리 핵심 두 자리 모두 한 정당이 차지한다면 견제와 균형이 무너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21대 총선에서 승리하더니 국회의장과 상임위원장 모두 독식해 버렸다. 후반기에도 합의를 뒤집고 법사위원장 자리 욕심을 내더니 이번에도 억지를 부리고 있다. 그 의도는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특검법, 검찰법 등 민주당이 추진하는 각종 법안은 속전속결 처리하고, 윤석열 정부의 입법안들은 제동을 걸겠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 국정 안정을 위해 여당(민주당)이 법사위원장을 맡아야 한다고 할 땐 언제고 뻔뻔하기 짝이 없다.더욱 염려스러운 것은 차기 국회의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추미애 당선인은 대놓고 중립을 지키지 않겠다고 한다.

2024.04.16
  • 19:00

    [한경에세이] 청소년이 안전한 환경과 역경지수

    지능지수(IQ)를 넘어 감성지수(EQ), 사회성지수(SQ), 네트워크지수(NQ), 역경지수(AQ) 등 능력과 수준을 다양하게 판별하는 인성 분류가 인기를 얻고 있다. 과거에는 두뇌의 좋고 나쁨이 최적의 판단 준거였다면, 앞으로는 청소년의 끈기와 사회적 유능성의 힘이 더 중요하다.폴 스톨츠는 힘든 상황을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며 빠르게 극복해내는 특성을 지수화한 것이 역경지수(AQ: Adversity Quotient)라고 했다. 모험과 도전을 통해 신체와 정신의 균형을 맞추려는 청소년기의 특성은 역경의 의미와 가장 잘 맞는다. 불투명하고 불안한 미래를 청소년이 준비하는 과정 자체가 역경이기에, 이에 대응하는 에너지를 채우려는 행동을 통해 역경지수가 높아질 수 있다. 아날로그형 인생을 산 어른과는 정반대로 나아가야 할 청소년은 조언을 얻기 어려워 역경을 극복할 방법도 스스로 찾아야 한다.청소년이 역경에 대응하는 힘을 얻는다면 불편을 극복할 수 있다. 하지만 ‘사서 고생할 필요가 없다’는 말을 믿고 어려운 일을 포기하면 난관은 더욱 커진다. 청소년이 역경을 겪고 이겨낼 기회를 어른이 막아서면 안 된다. 그러면 나중에 청소년이 ‘철부지’라고 비난받게 될 뿐이다.청소년의 역경지수를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모험과 도전이다. 신체적 인내는 정신을 강화해 어려움을 극복하고 잠재 능력을 끌어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그런데 청소년의 역경지수를 말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부분이 있다. 10년 전 세월호 참사로 아름다운 영혼들이 채 꽃피우지 못한 채 왜 스러져 갔는지를 기억해 보라. 모두의 안녕을 지켜내지 못한 어른들의 잘못은 무엇이었는지 깊이 반성하고 성찰해야 한다. 하인리히

  • 18:28

    [이승우의 IT인사이드] LOL 경기마저 중단시킨 디도스 공격

    1996년 9월 6일, 미국 뉴욕의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인 파닉스는 해커로부터 공격받았다. 당시 뉴욕타임스는 “해커는 서비스 제공업체의 서버에 수많은 가짜 연결 요청을 쏟아부어 합법적인 고객의 실제 요청이 통과하지 못하도록 차단함으로써 (서비스 다운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해커는 파닉스의 메일, 웹, 뉴스, 이용자 서버 등에 기기 연결을 요청하는 패킷(SYN 패킷)을 초당 150~210개씩 보내 서버를 무력화했다. ‘분산 서비스 거부(DDoS·디도스) 공격’으로 인한 첫 번째 피해 사례다. 파닉스가 자사 서비스에 스팸 메일을 차단하는 시스템을 설치하자 이에 불만을 품은 해커가 공격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디도스 공격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서버, 서비스, 네트워크 등 공격 대상에 엄청난 양의 트래픽을 보내 정상적인 작동을 막는 악의적 시도’다. 왕복 2차선 도로에 갑자기 수만 대의 차량이 몰려 차들이 오도 가도 못하는 것과 같은 상황이다.단일 장치에서 트래픽을 보내면 서비스 거부(DoS) 공격, 둘 이상의 장치를 이용해 공격하면 분산 서비스 거부(DDoS) 공격이다. 여러 대의 장치를 이용할 경우 사전에 악성코드 등으로 해커의 명령에 따라 트래픽을 전송하는 ‘좀비 PC’를 동원하는 게 일반적이다. 가장 고전적이지만 무서운 수법디도스 공격은 다른 해킹들과 목적 및 수단이 다르다. 대개의 해킹은 정보 탈취처럼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이뤄진다.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선 실력도 필요하다. 반면 디도스 공격은 인터넷 서비스를 못 쓰게 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완벽히 막는 것도 불가능하다. 방법도 다른 해킹보다 쉽다. 돈만 내면 디도스 공격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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