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빵데이’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이 지역 제과점에서 빵을 구입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천안시 제공
‘빵빵데이’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이 지역 제과점에서 빵을 구입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천안시 제공
충남 천안은 ‘빵의 도시’로 유명하다. 호두과자 가게와 유명 수제 빵집이 즐비하다. 프랜차이즈 제과점을 제외한 개인 빵집이 300여 곳에 이른다. 빵집이 올리는 연간 매출은 3000억원이 넘는다. 시는 지난해 10월 10일을 ‘빵빵데이’로 지정하고 국민 참여 이벤트를 열어 큰 관심을 모았다. 시는 인플루언서 33개 팀 100명을 ‘빵지 순례자’로 임명해 천안 빵집을 전국에 알리는 행사를 했다. 당시 참가자들이 올린 빵집 후기는 SNS를 뜨겁게 달궜다.

○관광객 불러 모은 빵의 도시

시는 빵산업 육성을 위해 소문난 빵집을 찾아다니는 ‘빵집 투어’를 기획했다. ‘빵의 도시 천안’ 이미지와 로고를 만들고 ‘빵빵데이’ 상표도 출원했다. 시는 지난 3월에는 제과업계와 딸기 농가를 돕기 위해 ‘베리 베리 빵빵데이’를 열었다. 시민들에게 딸기로 만든 신선한 빵을 제공하고, 지역 딸기 소비를 촉진하는 등 일석이조의 효과를 올렸다.

천안이 빵의 도시가 된 배경엔 호두과자가 있다. 천안 호두과자는 1934년 처음 나왔다. 1960년대부터 천안역과 터미널 주변에 10여 개 제과점이 생겨났고, 기차 안에서도 호두과자가 판매됐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국민의 간식’으로 인기를 끌면서 천안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호두과자 제조 기술을 바탕으로 제빵 기술이 발달했고, 수제 빵집이 곳곳에 문을 열었다. 천안에는 호두과자를 생산하는 대신제과가 있다. 이 회사는 호두과자 재료와 제조기기를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200여 곳에 공급한다. 이 회사는 천안 호두과자의 전통을 잇기 위해 호두과자 반죽과 제조 방법 등 14개 기술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천안 제2 산업단지에는 신세계푸드 천안공장이 있다. 2004년부터 1000억원 규모의 빵과 케이크, 과자 등을 생산한다.

○독립기념관에서 한류 문화 체험

시는 고품격 문화도시를 목표로 지역 문화예술 기반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라고 26일 밝혔다. 시는 동남구청 건물에 시민을 위한 문화공간인 ‘타운홀’을 마련했다. 11년간 방치된 원성동 오룡경기장 일대는 전국 최초 도시재생 리츠 사업을 통해 체육·문화 인프라를 확충한다.

2026년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K컬처 세계박람회도 개최한다. 독립기념관의 인프라와 콘텐츠를 활용해 역사와 한류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는 게 시의 설명이다. 이곳에 K팝을 비롯한 영화·드라마, 음식, 뷰티·패션 등 다양한 한류 콘텐츠를 담은 전시관을 세울 계획이다. 한류 콘텐츠 체험 프로그램도 개발하기로 했다.

시는 최근 K컬처 세계박람회를 위한 기본계획 연구용역에 들어갔다. 국가보훈처, 독립기념관, 국립청소년수련원, 백범 김구 사업회와도 협의해 주제 선정, 기본구상, 국제행사 승인을 추진할 방침이다. 대중교통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시는 지난 3월부터 수도권 전철과 천안 시내버스 환승 할인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2005년 수도권 전철 천안역 연장 후 17년 만이다. 비수도권에서는 처음으로 심야버스와 도심 급행 순환 버스도 운행한다.

시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C노선 천안 연장을 새 정부 국정과제에 반영하기 위한 사전 작업에 들어갔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GTX-C노선을 경부선을 활용해 천안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다. 시는 최근 학술·기술 분야 엔지니어 등 전문가 7명으로 구성된 자문위원을 위촉하는 등 타당성 확보에 나섰다.

○천안역 임시 역사 증·개축 본격화

2003년부터 20년째 임시 역사로 있는 천안역 증·개축 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시는 올해 국가철도공단의 천안~청주공항 복선전철 사업 타당성 재조사로 중단된 천안역사 증·개축 설계를 다시 시작했다. 시는 주변 원도심 개발과 연계한 새로운 역사 개발 구상안을 제시해 국가철도공단에 사업 반영을 요청했다. 구상안에는 천안역세권 도시재생 사업과 동남구청~지하상가~동부광장~서부역 광장(스타트업 파크)을 연결하는 방안이 담겼다.

천안역 증·개축 사업은 기본 및 실시설계 중으로 내년 상반기 설계를 완료하고, 2026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된다. 시는 미래형 도로 인프라 확충에도 힘쓰고 있다. 2년 연속 국토교통부 지능형교통체계(ITS) 사업에 선정돼 내년까지 도심 곳곳에 스마트 교차로와 횡단보도 등 첨단신호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통합 주차정보 플랫폼 구축 사업도 추진한다.

지난해에는 국토부 국도·국지도 5개년 계획에 천안형 외곽순환도로 4개 사업이 반영돼 1조원의 국비도 확보했다. 2027년까지 30㎞ 순환도로 교통망을 구축하고, 2025년까지 78㎞ 구간의 천안형 자전거 둘레길도 조성한다. 신동헌 부시장은 “양질의 일자리가 넘쳐나고 문화예술이 살아 숨쉬는 편리하고 쾌적한 도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천안=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