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과의 합병으로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나노가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대기정화용 촉매필터 제조업체 나노의 주가는 상장 첫날인 30일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져 3230원으로 마감했다. 시초가 3480원에서 시작했지만 기관의 집중 매도로 장 초반 하한가로 떨어진 이후 기관과 개인의 지속적인 매도세로 하한가를 벗어나지 못했다.

나노는 유진스팩1호와의 합병으로 우회상장한 기업이다. 스팩은 비상장기업을 인수합병(M&A)해 상장시키기 위해 설립한 서류상 회사로, 공모로 자금을 조달한 뒤 합병대상 기업을 찾는다. 나노와 같은 합병대상 기업의 입장에선 직상장보다 빠르게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해 11월 유진스팩1호와의 합병을 결정하면서 지난해 말까지 2000원 안팎이었던 유진스팩1호 주가는 지난 3월24일 4025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조정을 받았지만 주당 3500원 선을 유지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나노 관계자는 “오랜 기간 지분을 보유했던 스팩 주주들이 주가에 모든 호재가 반영됐다고 판단하고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대주주, 벤처캐피털 등 주요 주주들은 보호예수(지분매각 제한)에 묶여 있기 때문에 매도세가 장기간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노는 지난해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매출 265억원과 영업이익 30억원을 올렸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