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S5·G3 보조금 10만원대…스마트폰 비싸졌다
1일부터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이 시행됐다. 이제부터 소비자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보조금을 얼마나 지급하는지 투명하게 비교한 뒤 스마트폰을 살 수 있다.

하지만 당장은 휴대폰 구입 적기가 아니다. 통신사 간 극심한 ‘눈치작전’으로 첫주 보조금 규모가 전반적으로 낮게 책정됐기 때문이다. 그만큼 스마트폰 가격은 비싸졌다. 보조금 공시는 1주일마다 바뀐다. 1~2주간 추이를 지켜보고 각사의 보조금이 늘어나는 시기를 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주요폰 보조금 최대 15만원 선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 1일 시행됐다. 처음 공시된 보조금이 예상보다 적어 스마트폰을 새로 사려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서울 서대문구의 한 휴대폰 판매점. 연합뉴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 1일 시행됐다. 처음 공시된 보조금이 예상보다 적어 스마트폰을 새로 사려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서울 서대문구의 한 휴대폰 판매점. 연합뉴스
단통법 시행 전날인 지난달 30일 늦은 오후까지 통신 3사는 보조금 규모를 결정하지 못했다. 한번 공시한 보조금은 1주일간 바꾸지 못한다. 자칫 산정을 잘못했다간 출혈이 크다.

처음 시행되는 단통법이어서 3사 간 눈치싸움도 치열했다. 밤 12시께 확정된 보조금은 1일 오전 각사 홈페이지와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가 운영하는 통신요금 분석 홈페이지 ‘스마트초이스’(www.smartchoice.or.kr) 및 각 대리점에 공시됐다.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보조금 수준은 상한선인 30만원에 비해 턱없이 낮았다. 이론상 통신사는 30만원까지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고, 대리점·판매점별로 15%까지 추가 보조금을 줄 수 있어 소비자가 챙길 수 있는 최대 보조금은 34만5000원이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갤럭시S5, 갤럭시 노트4와 LG전자의 G3 등 주력 스마트폰을 살펴보면 가장 높은 요금제를 써도 3사 모두 보조금이 15만원대를 넘지 않았다.

출고가 95만7000원인 갤럭시 노트4의 보조금(2년 약정 기준)은 SK텔레콤의 최고가 요금제인 ‘LTE 전국민무한 100 요금제’를 선택하는 경우 11만1000원으로 책정됐다. KT와 LG유플러스는 같은 조건일 때 각각 8만2000원과 8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한다.

가장 높은 요금제를 쓰더라도 갤럭시 노트4를 손에 쥐려면 84만~87만원가량은 줘야 하는 것이다. 같은 요금제와 약정일 경우 출고가 92만4000원의 G3 캣6 보조금은 SK텔레콤이 13만3000원,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15만9000원과 11만원으로 공시됐다.

◆팬택 신제품에 상한액 30만원

낮은 요금제를 이용하는 고객에게 특별히 혜택이 돌아가는 것도 아니다. 단통법 시행 이후 매달 내는 통신요금에 따라 보조금이 다른 비율로 정해지기 때문이다.

회사별로 가장 낮은 35요금제를 이용하는 고객은 매달 납부하는 요금이 적어 할인율도 미미하다. 35요금제 이용 고객은 최신 스마트폰 기종 중 어떤 것을 골라도 10만원 미만의 보조금에 만족해야 한다.

통신 3사는 소비자의 눈길을 덜 끄는 비인기 기종에는 상대적으로 후한 보조금을 책정했다. 갤럭시 그랜드2 등 저가 스마트폰과 팬택 제품이 대표적이다. 팬택의 최신 스마트폰 베가아이언2에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상한액인 30만원, KT는 25만2000원의 보조금을 주기로 했다. 법정관리에 들어간 팬택 ‘살리기’에 힘을 보태고, 잔뜩 쌓인 재고도 해소하기 위한 전략이다.

출고가 25만원 선인 피처폰에는 최대 20만원 정도의 보조금이 주어진다. 그러나 피처폰 사용자들이 대체로 저가 요금제를 선택하는 점을 고려할 때 보조금은 5만~10만원 정도에 그칠 전망이다.

통신 3사는 첫주엔 작은 규모의 보조금을 지급하며 시장 상황을 살피다가 추후 전략적으로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해 보조금 수준을 높일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사 간 보조금 경쟁이 치열해지는 시점을 기다렸다가 스마트폰을 구입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