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수 "국내 은행, 할 일은 많은데 갈 길은 멀다"
김광수 신임 은행연합회장이 1일 14대 은행연합회 수장으로 공식 취임했다. 22개 국내 은행을 대표하는 은행연합회는 지난달 27일 총회를 열고 김 회장을 최종 선임했다. 임기는 이날부터 3년이다.

취임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열리지 않았다. 김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직원들과 인사했다. 경영 방향 발표도 취임사로 대신했다.

김 회장은 "'해야 할 일은 많은데 갈 길은 멀다'는 고사성어 임중도원이 현재 은행이 처한 절박한 상황을 잘 표현하고 있는 것 같다"며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을 갖고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어 "은행업은 탈세계화와 불확실한 국제정세에 유동성 과잉, 경제주체 부채 증가, 자산 버블, 제로금리, 저성장과 같은 복합적인 잠재리스크를 안고 있다"며 "금융소비자보호 제도와 감독의 강화도 경영에 많은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 모든 것을 슬기롭게 대처하는 것이 은행이 직면한 중차대한 책무"라고 했다.

김 회장은 "이제는 그동안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금융의 본질과 역할에 화두를 던져야 하고, 미래를 향한 담대한 여정을 시작해야 할 때"라며 "고객에 대한 신뢰와 은행 시스템의 안정은 시대가 변하더라도 변치 말아야 할 가치다. 디지털 은행으로의 전환과 친환경 은행으로의 진화는 생존을 위해 반드시 변해야만 할 미션"이라 강조했다.

신뢰 안정 전환 진화를 핵심 가치로 내세웠다. 김 회장은 "고객에 대한 신뢰를 최우선 가치로 삼아야 한다"며 "두터운 소비자보호와 내부통제 체계는 기본이다. 고객의 가치 제고, 서비스의 개인화 및 맞춤화 중심으로 채널, 인프라, 상품, 제도, 조직문화를 혁신해 나가자"고 했다.

또 "은행의 안정성을 확고히 해야 한다"며 "은행연합회는 균형있고 공정한 제도적 경쟁환경을 조성하고 탄탄한 미래 성장기반을 구축하는 데 전심전력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 회장은 "디지털 은행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높이겠다"며 "디지털 전환의 역량, 기술, 생태계를 확장, 가속화하는데 예산과 자원을 집중하는 한편, 디지털 전환에 걸림돌이 되는 불합리한 제도개선에 적극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어 "친환경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은행으로 진화해야 한다"며 "국내 은행의 ESG 금융이 적극적인 경영활동으로 이어져 지속가능한 성장과 신사업 기회로 발전해 나가길 기대하고 지원하겠다"고 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