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내년부터 3년간 임직원 1000명을 줄이는 방안을 추진한다. 영업점 위주의 비대한 조직을 바꾸지 않으면 인터넷전문은행, 빅테크(대형 정보기술업체)와의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우리은행을 시작으로 은행권 전반에 인력 구조 재편 바람이 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1만4000명가량인 임직원을 2022년까지 1만3000명 수준으로 감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신규 채용하는 인원을 평상시(최근 3년간 2000명)처럼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기존 인력 중 약 3000명을 줄여야 하는 셈이다.

우리은행은 인력 운용 효율화를 위해 내년부터 일반 지점 676곳을 117개의 지역 거점점포 중심으로 묶는 작업을 한다. 다음달 임원 인사에서 부행장 이상 임원 자리도 22개에서 20개 이하로 줄일 계획이다. 우리은행 고위 관계자는 “순이익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커 현재 인력 구조로는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며 “인위적이거나 강제적인 구조조정 없이 고임금 인력을 줄이는 방안을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고비용 구조는 다른 시중은행도 마찬가지다. 은행권 인력 구조조정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디지털·비대면 뱅킹을 이용하는 사람이 급격히 늘면서 오프라인 점포 및 인력의 필요성은 상대적으로 크게 감소했다”며 “코로나19 사태로 성장 정체가 본격화하는 내년이 은행권 인력 구조조정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소람/김대훈/오현아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