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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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 백신을 접종한 후 고령층을 중심으로 전국에서 사망자가 잇따르면서 독감 백신 접종에 대한 불신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질병청은 이날 오후 1시 기준으로 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자가 36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보건당국은 부검 결과 등을 종합해 "사망과 백신 접종 간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다"며 접종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대한의사협회의 전날 '접종 1주일 연기' 권고하고, 이날 서울 영등포구 보건소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자체적으로 '접종 보류' 입장을 표명하면서 혼선이 빚어지는 모습이다.

백신 접종 후 사망자 평균 나이 75세 안팎

이날 사망자 수는 전날 오후 4시 기준 발표와 비교해 9명 증가했다 중증 신고 뒤 사망한 사람은 1명 늘었다.

현재까지 신고된 사망자의 성별은 남성이 19명, 여성이 17명이다. 연령별로 보면 70대가 17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80대 이상 12명, 40·50대 2명, 40대 미만 2명, 60대 1명 등이다. 연령이 확인되지 않은 사례는 2명이다.

사망자의 평균 나이를 보면 75세 안팎이다. 지난 16일부터 전날 오후 4시까지 사망한 25명의 평균 나이는 75.1세였으며, 이후 발생한 11명의 나이는 평균 74.3세로 대부분 고령층인 것으로 추정된다.

사망과 백신 접종 간 밝혀진 관계 아직 없어

하지만 아직 백신 접종과 사망 간의 인과 관계가 확인된 것은 아니다. 질병청은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후 사망신고 현황' 자료를 통해 "백신 및 예방접종과 사망 간의 연관성이 밝혀지지 않은 단순 신고 통계로, 예방접종이 원인이 돼 사망한 사례로 오인하지 않도록 주의해달라'고 밝혔다.

질병청은 전날까지 보고된 사망자 26명 중 20명에 대한 부검이 끝난 가운데 13명의 사인은 심혈관질환(8명), 뇌혈관질환(2명), 기타(3명) 등으로 확인돼 예방 접종과 관계없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전했다. 이에 질병청은 "접종을 중단할 상황이 아니다"고 판단했다.

전문가들도 백신 접종과 사망 간의 연관성이 적을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김남중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독감 백신 부작용으로 사망할 확률은 거의 제로"라면서 "올해는 '상온 노출', '백색 가루' 응집 등 이런 것이 생겨서 국민이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백신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지자체 간 '엇박자'도 발생

하지만 불안감이 증폭되면서,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 간 '엇박자'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전날 서울 영등포구보건소는 경북 포항시에 이날 관내 의료기관에 접종을 보류해달라는 공문을 내려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예방접종과 사망 간 직접적 연관성이 낮아 접종을 중단할 상황은 아니라는 질병청의 판단과는 다르다.

이에 대해 질병청은 "향후 전체 국가 예방접종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접종 유보 여부를 결정하지 않도록 안내를 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