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표 삼성SDS 대표·이준호 NHN 회장
홍원표 삼성SDS 대표·이준호 NHN 회장
삼성SDS와 NHN이 클라우드 사업에서 서로 협력하기로 했다.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다. 두 회사는 클라우드 사업 부문의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28일 발표했다. 각사가 보유한 클라우드 상품과 기술을 활용한 사업 모델을 발굴하는 등 협력에 나설 계획이다.

삼성SDS는 세계 17개 데이터센터를 바탕으로 삼성 관계사와 대외 고객사의 클라우드 전환을 돕고 있다. 인공지능(AI) 서비스 수요에 대응해 클라우드 기술도 고도화하고 있다. NHN은 2015년 클라우드 서비스 ‘토스트’를 내놓고 공공, 금융, 게임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했다. 일본과 북미에도 데이터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두 회사의 주력 클라우드 사업 분야는 달랐지만 금융 클라우드 등에선 경쟁 관계였다. 앞으로는 고객사 클라우드 구축 사업의 공동 참여 확대, 클라우드 기반 상품·기술 협력, 데이터센터 인프라 운영 서비스 확대 등 사업 역량을 합치기로 했다.

서로 경쟁하던 삼성SDS와 NHN이 손을 잡은 것은 국내 클라우드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구글, 서비스나우 등 해외 정보기술(IT) 기업들이 국내에 데이터센터를 잇따라 세웠다. 네이버는 강원 춘천에 이어 세종에 제2데이터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카카오는 지난해 클라우드 등 기업 간 거래(B2B) 서비스 시장을 겨냥해 IT 서비스 전문 자회사 카카오엔터프라이즈를 설립했다.

'클라우드 라이벌' 삼성SDS-NHN 손잡다
국내외 IT 업체들이 국내 클라우드 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것은 관련 시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 규모가 지난해 2조3427억원에서 2022년 3조7238억원으로 3년 새 58.9%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국내 시장은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SAP 등 외국 기업이 장악하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의 협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빠르게 커지고 있는 클라우드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더 이상 외국 기업에 시장을 내줄 수 없다는 절박함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해외 업체와의 협력을 강화해온 삼성SDS의 이번 행보가 이례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홍원표 삼성SDS 대표는 연초부터 경영 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올해 초 “경제 환경과 IT 시장의 전망이 결코 낙관적이지 않지만 이런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면서 지속적인 성장을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