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새 CEO 선임된 정호영 사장 "모바일 OLED 등 사업전략 전면 재조정"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신임 사장(사진)이 기존 사업을 전면 재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최고경영자(CEO)로 공식 취임하는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바로 CEO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16일 긴급 이사회에서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정 사장은 1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구조조정만으론 활로를 찾기 힘들다”며 “모바일과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등을 포함해 사업전략을 재정립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입사 후 줄곧 재무와 감사 분야에서 일한 정 사장의 경력 때문에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이뤄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는 2007년부터 12년간 그룹 주력 계열사인 LG전자·LG디스플레이·LG생활건강·LG화학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냈다.

정 사장은 이런 시각을 의식한 듯 구조조정보다는 사업재편이 더 시급하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 CFO만 한 게 아니라 LG화학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비롯해 다른 업무도 해왔다”며 “구조조정이 필요하면 할 수 있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고, 사업 조정의 방향성을 다시 세우는 게 우선”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위기 상황인 만큼 회사 경영에 빨리 나서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정 사장은 “오늘부터 집행임원으로서 업무를 시작하는데 바로 일을 하고 CEO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CEO로 공식 취임하고 이사회 구성원으로서 의결권을 갖는 시기는 내년 3월 주총 이후지만 CEO 일을 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정 사장은 LG디스플레이 CFO 시절인 2013년 테크놀로지 및 하드웨어 부문에서 ‘아시아 최고 CFO’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미국 금융전문지 인스티튜셔널 인베스터가 세계 주요 투자자 및 증권 애널리스트 16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였다. 당시 테크놀로지 부문 수상자 중 한국인은 정 사장이 유일할 정도로 디스플레이업계 현안에 밝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 사장은 ‘구체적인 목표가 있느냐’는 물음에 “2008년부터 2013년까지 LG디스플레이 CFO로 일했지만 업계를 떠난 지 6년이 지났다”며 “변화가 많은 사업 분야여서 현시점에서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힘들다”고 즉답을 피했다. 1984년 LG전자에 입사한 그는 전자와 디스플레이 생활건강 화학 등 주요 계열사 CFO를 거쳐 지난해 12월부터 LG화학 COO와 CFO를 겸임해왔다.

정인설/황정수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