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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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의 주요 석유시설 가동이 잠정 중단된 이후 국제유가가 출렁이고 있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해외 증시는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국내 증시는 눈치를 보며 보합세로 마감했다.

17일 코스피지수는 0.11포인트(0.01%) 상승한 2062.33으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3.50포인트(0.17%) 내린 2058.72에서 출발해 한때 2055.17까지 떨어지는 등 오르내림을 반복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기관이 97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반면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797억원과 321억원을 순매도했다.

간밤에 뉴욕 증시는 중동 긴장이 부담을 주면서 일제히 하락했다. 다우존스 30 산업 평균지수는 0.41% 하락했고 S&P500 지수도 0.32% 내린 가격에 거래됐다.

범유럽지수인 유로 STOXX50 지수는 0.89% 하락 마감했고 독일과 프랑스, 영국 등 유럽 주요국 증시도 0.6~0.9%대의 하락세를 보이며 장을 마쳤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늘 코스피의 등락은 아시아 주요국 주식 시장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양호했다"며 "다만 위안화 약세 지속은 주식 시장에 불안요소"라고 말했다.

코스닥지수는 5.69포인트(0.89%) 오른 644.28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은 1.49포인트(0.23%) 내린 637.10에서 출발했으나 이후 상승세로 돌아섰다. 국내에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했다는 소식에 동물의약품주, 닭고기주, 돈육주 등이 급등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개인이 555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47억원과 20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보다 7.6원 오른 1190.7원으로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전일 종가보다 1.0원 오른 1184.1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사우디 석유 시설 피격에 따른 우려와 달러·위안 상승이 겹치며 오름세를 나타냈다.

전날 밤 미국 금융시장 개장 후 중동 지역 지정학적 위험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위험회피 심리가 부상했다.

국제유가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원유시설 2곳에 대한 드론(무인기) 공격과 관련, 생산 차질과 긴장 고조로 폭등했다.

1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4.7%(8.05달러) 뛴 62.90달러에 장을 마쳤다. WTI는 장중 15.5%까지 오르기도 했다. 브렌트유는 전날 밤 약 20% 폭등하기도 했다.

사우디의 시설복구가 얼마나 걸릴지는 물론 미국 등의 보복공격 여부에 따라 유가가 급등을 지속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예멘 후티 반군이 공격 배후를 자처한 가운데 미국은 후티 반군을 지원하는 이란을 의심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미국의 전략비축유 방출만으로 사우디 원유생산 차질량을 보완하는데는 한계가 있다"며 "사우디의 복구 발표 시점이 단기 국제유가 상승폭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