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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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수수료 인하 정책으로 어려운 경영 환경에 놓인 카드사들이 '핀셋 전략'을 적극 활용하고 나섰다. 핀셋으로 콕 집어내는 것처럼 타깃층을 정교하게 세분화한 상품을 출시해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범용성 넓은 상품 대신 특정 고객을 위한 맞춤형 상품을 선보이며 카드 혜택 쪼개기에 나섰다.

KB국민카드는 지난달 주유·보험·정비 등 자동차 관련 혜택을 한 장의 카드에 담은 자동차 특화 상품 'KB국민 이지 오토 티타늄 카드'를 출시했다. 이 카드는 △KB국민 이지픽 카드 △KB국민 이지온 카드 △KB국민 이지 플라이 티타늄 카드에 이어 선보인 '이지 카드' 시리즈다.

KB국민카드는 지난해 10월 시장에 첫 선을 보인 '더 이지 카드'를 시작으로 이지 시리즈를 강화하고 있다. 생활 밀착 영역, 온라인·모바일 영역, 저비용항공 등 고객들의 카드 이용 형태에 따른 특화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카드는 최근 '카드의정석' 시리즈에 반려동물 가구 맞춤형 카드인 '카드의정석 댕댕냥이'를 추가했다. 댕댕냥이는 댕댕이(강아지)와 냥이(고양이)의 합성어로 이 카드는 반려동물 관련 업종 특화 혜택을 담고 있다.

우리카드는 지난해 4월 '카드의정석 포인트' 출시를 시작으로 다양한 카드의정석 시리즈를 선보여왔다. 카드의정석 시리즈는 현재까지 신용카드 12종, 체크카드 7종이 출시됐으며 지난달 31일 400만좌를 돌파했다. 우리카드는 카드의정석 상품 라인업을 강화해 연내 누적 발매 수 500만장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카드업계 1위인 신한카드도 '딥(Deep) 시리즈'를 선보이며 상품 세분화에 나섰다. 딥 시리즈는 신한카드가 2017년 창립 10주년을 기념해 '딥드림(Deep DREAM)' 카드를 출시하며 스타트를 끊었다.

현재 딥 시리즈 상품 라인업은 △딥 오일 △딥 스토어 △딥 드림 플래티넘 플러스 △딥 온 플래티넘 플러스 △딥 메이킹 △딥 테이킹 등이 있으며 신한카드는 연내 또 다른 딥 시리즈 신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카드 혜택을 세분화하는 이유는 마케팅 비용을 줄여 수익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다. 기존에는 여러 혜택을 한 장의 카드에 담다보니 고객에게 필요하지 않은 혜택도 많았으나 특정 가맹점 위주로 카드 혜택을 제공하면 마케팅 비용 산정이 훨씬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이름 아래 세분화된 카드 시리즈를 선보이면 고객들에게 직관적으로 상품명을 전달할 수 있어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도 용이하다.

고객 입장에서는 특정 가맹점 관련 혜택을 집중해 받을 수 있는 장점도 있지만 여러 업종에 걸쳐 폭넓게 받았던 혜택을 포기해야 하는 단점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예전처럼 하나의 카드에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려면 연회비를 높여야 하기 때문에 업종별 혜택을 세분화해 출시할 수 밖에 없다"며 "앞으로도 카드사들이 단순하고 직관적으로 고객들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카드 시리즈 상품을 계속해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