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제약은 23일 충남 예산에서 신공장 준공식을 열었다. 황선봉 예산군수(왼쪽부터), 성일종·원유철 자유한국당 의원, 김은선 보령홀딩스 회장, 김승호 보령제약그룹 회장, 양승조 충남지사, 김은정 보령메디앙스 부회장 등 참석자들이 테이프커팅을 하고 있다.   /보령제약 제공
보령제약은 23일 충남 예산에서 신공장 준공식을 열었다. 황선봉 예산군수(왼쪽부터), 성일종·원유철 자유한국당 의원, 김은선 보령홀딩스 회장, 김승호 보령제약그룹 회장, 양승조 충남지사, 김은정 보령메디앙스 부회장 등 참석자들이 테이프커팅을 하고 있다. /보령제약 제공
“예산 신(新)공장은 보령제약이 세계 시장으로 비상하는 날개가 될 겁니다.”

김승호 보령제약그룹 회장은 23일 충남 예산 캠퍼스(생산단지) 준공식에서 이렇게 말했다. 예산 공장에서는 고혈압 신약 ‘카나브’를 비롯해 항암주사제 등을 생산한다. 지하 1층~지상 5층, 연면적 약 2만8551㎡ 규모로 2100억원을 투자했다. 기존 경기 안산 공장의 세 배 규모로 최첨단 설비와 전자동화 시스템으로 이뤄진 스마트팩토리다. 올해 창업 62주년인 보령제약이 100년을 뛰어넘어 1000년 기업으로 발전하기 위한 ‘드림 팩토리’로 지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고혈압 신약 ‘카나브’
고혈압 신약 ‘카나브’
‘보령제약 4.0 시대’ 개막

예산 공장은 보령제약의 네 번째 공장이다. 창업 60주년인 2017년 3월 착공해 2년 만에 완공했다. 보령제약은 공장을 새로 건설할 때마다 급격한 성장을 이뤘다. 1967년 서울 성수동 공장에서 생산한 진해거담제 ‘용각산’으로 성장의 디딤돌을 마련했고 1980년대에는 경기 안양 공장에서 생산한 제산제 ‘겔포스’로 국내 대표 제약사로 성장했다. 1988년에는 경기 안산 공장을 열어 항암제 항생제 등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2010년에는 고혈압 신약 카나브의 판매 허가를 받아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기반을 마련했다.

예산 공장은 카나브의 해외 수출기지 역할을 한다. 내용고형제(먹는 알약) 8억7000만 정, 항암주사제 600만 바이알(병)을 생산할 수 있다. 생산 및 물류 처리능력은 기존 안산 공장의 약 세 배다.

보령제약은 카나브패밀리(카나브, 투베로, 듀카브)가 진출할 51개국 이외의 다른 국가로도 수출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확장이 용이하도록 공장을 설계해 고형제는 최대 다섯 배, 항암제는 세 배까지 생산을 늘릴 수 있다. 카나브패밀리는 중남미, 동남아시아, 러시아 등에 출시됐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처방량이 늘고 있다. 이곳에는 보령제약이 개발 중인 면역항암제 겸 표적항암제인 ‘BR2002’ 등의 대규모 생산시설도 갖췄다.

보령제약은 그동안 쌓은 제약공장 건설 경험과 노하우를 예산 공장에 쏟아부었다. 생산, 포장, 배송까지 원스톱 체제로 운영되고 전자동화 시스템을 적용한 스마트팩토리로 지었다. 이삼수 보령제약 사장(공동대표)은 “주력제품인 카나브 생산에 최적화된 장비와 설계를 적용했다”며 “수출국의 기후 환경 등을 깨알같이 반영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곳곳에 창업 정신 새겨

예산 공장에는 보령제약의 창업 정신을 담은 상징물들도 배치됐다. 지원동과 생산동을 연결하는 57m 길이의 건널다리는 1957년 보령 창업의 의미를 담아 건설됐다. 이 건널다리는 중간 받침다리가 없이 하중을 양 끝의 철제 받침대가 지탱할 수 있도록 분산한 최신식 공법이 적용됐다. 생산동 입구계단은 안양 공장의 통석계단을 옮겨와 설치했다. 1977년 수해로 안양 공장이 침수됐을 당시 임직원이 단합된 힘으로 어려움을 극복했던 ‘청년 보령’의 정신을 잊지 않고 이어가자는 의미다.

공장 입구에는 올해 창업 62주년을 맞은 보령의 나이와 같은 수령 62년이 된 느티나무를 심었다. 1000년을 살 수 있는 느티나무처럼 회사가 1000년까지 이어져야 한다는 염원을 담았다. 지원동 1층에는 보령의 역사관인 ‘보령라이프러리’도 마련했다. 보령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안재현 보령제약 사장은 “예산 캠퍼스는 앞으로 보령제약을 대표할 혁신적인 면역항암제와 신약들이 생산돼 대한민국 경제를 이끌어 나갈 헬스케어산업의 새로운 메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예산=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