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사려던 무주택자들이 전·월세로 돌아서면서 지난달 전·월세 거래량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전국 전·월세 거래량(신고일 기준)은 모두 16만8781건으로, 지난해 1월(14만9763건) 대비 12.7% 증가했다고 18일 밝혔다. 지난 5년간 평균치에 비하면 35.1% 급증했다. 이는 국토부가 2014년 전·월세 조사 대상 범위를 확대한 이후 역대 1월 조사 기준으로 최대치다.

집값 떨어지자…내집마련 미루고 전·월세 머문다
지난달 서울에서 체결된 전·월세 거래는 5만4545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16.8% 늘었다. 수도권 전·월세 거래는 지난해 1월 대비 12.8% 늘어난 10만8881건을 나타냈다. 지방은 작년 1월보다 12.6% 증가한 5만9900건 거래됐다.

전·월세 거래 중엔 전세가 두드러지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전세 거래량(10만2464건)은 전년 동월 대비 18.9% 증가했다. 월세 거래량(6만6317건)은 4.3% 늘었다. 이에 따라 전·월세 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39.3%로 작년 1월 대비 3.2%포인트 하락했다. 1월 기준 월세 비중이 40%를 밑돈 것은 2014년 이후 처음이다.

각종 규제 여파로 집값이 하락 전환하자 전·월세 주택에 거주하며 매수 시점을 저울질하는 실수요자가 늘어났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주택거래량은 신고일 기준이어서 지난해 11~12월 계약된 물건도 지난달 거래량으로 집계될 수 있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계약 후 60일 안에 신고하면 된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9·13 주택시장 안정대책’ 등으로 주택 매매 거래량이 줄었다”며 “양도세 등 세 부담이 높아졌고 오는 4월 아파트 공시가격 인상 발표 등도 예정돼 있어 한동안 매매 거래가 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은 “집값이 이전보다 일부 떨어지긴 했으나 상당수 실수요자가 아직 집값이 너무 높다고 생각한다”며 “실수요자들이 집값 추가 하락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매입 시기를 미루고 있어 당분간 매매 거래보다 전·월세 거래 증가세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주택 매매 거래량은 작년 1월보다 28.5% 감소한 5만286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3년 1월(2만7000건) 후 지난 6년간 1월 거래량 중 가장 낮은 수치다. 서울에선 지난달 6040건이 손바뀜됐다. 작년 동월(1만5107건)에 비하면 60% 줄어든 거래량이다. 지난해 12월(7000건)보단 13.7% 줄었고, 최근 5년 평균치보다는 44.1% 감소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