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의 대출규제 강화에 따라 올해 은행들의 수익성이 지난해보다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산업은행 미래전략연구소는 최근 발간한 ‘2019년 금융시장 및 금융산업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은행업 경영실적은 국내외 경제의 불확실성과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전년 수준을 넘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산은은 은행업의 순이자마진(NIM)이 2016년 3분기 1.54%까지 떨어진 뒤 지난해 2분기 1.67%까지 회복했으나 올 한 해 개선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의 부동산 안정화 대책으로 가계대출 수요가 둔화하고, 자본조달 비용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특히 산은은 올해 대출 증가율이 지난해보다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종합부동산세 인상과 다주택자의 추가 대출 제한,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규제가 가계대출 수요를 줄일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정부가 ‘생산적 금융’을 올해 금융정책의 핵심 방향으로 강조하면서 중소기업 중심의 기업대출은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분석됐다.인터넷전문은행 규제 완화에 따라 경쟁이 심화되는 점 역시 올해 은행권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산은은 신규 인터넷전문은행의 영업 확대에 따라 중금리대출을 포함한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 중심으로 기존 은행에 금리와 수수료 인하 압력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다만 점포 및 인력 축소, 비대면채널 활성화 등 비효율성이 개선되고 있는 점은 수익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산은은 “국내 은행들이 비대면거래 비중 확대 등을 고려해 지속적으로 외형을 축소하고 있다”며 “올해에도 은행권의 다운사이징 노력은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이와 함께 산은은 한국은행이 올해 기준금리를 한 차례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 상승 및 가계부채로 인한 금융시장의 불안이 금리 인상 요인이라는 게 산은의 설명이다.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산업은행은 성동조선과 STX조선 등과 같은 주요 구조조정 현안과 금호타이어 매각, 한국GM을 둘러싼 미국 GM 본사와의 줄다리기 등으로 지난해를 보냈다. 산은은 올해는 이와는 좀 다를 것이라고 설명한다. 유망 중소·중견기업 및 신산업 육성, 혁신성장을 위한 금융생태계 구축에 집중하겠다는 구상이다.이동걸 산은 회장(사진)은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주요국 간 무역 갈등, 보호주의 대두 등은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전통적 주력 사업의 경쟁력은 새롭고 강력한 성장 동력을 찾지 못한 채 점점 약해지고 있다”고 현재 경제상황을 진단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우리나라 경제가 새롭게 도약하기 위해선 창의성과 기술력을 갖춘 혁신기업 육성으로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기업들이 원활하게 세대교체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나가야 한다는 게 이 회장의 판단이다.이를 위해 산은은 올해 미래 지향적인 금융을 선도한다는 포부를 내놨다. 다변화되는 기업들의 금융 수요에 따라 기업금융과 투자금융에서의 강점을 살린 맞춤형 금융서비스 제공을 확대하고, 새로운 금융기법 도입 및 신상품 개발을 통해 자본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더 강화한다는 전략이다.혁신성장을 통한 우리나라 경제의 체질 개선에 집중한다는 방침도 내놨다. 기업금융 전문은행으로서 쌓아온 벤처·기술금융 노하우와 새로운 심사체계를 통해 혁신기업들의 아이디어와 기술, 가능성을 평가할 계획이다. 혁신성장 금융생태계를 더 활성화함으로써 역량 있는 혁신기업들이 성장할 건강한 토양을 마련함과 동시에, 유망 중소·중견기업 지원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이 회장은 무엇보다 산은 내부의 변화와 혁신을 주문했다.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정체된 조직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논리다. 그는 “변화와 혁신의 길은 여러 장애물을 헤쳐나가야 하는 험난한 산길과 같기에, 목적지에 가기 위해서는 고통도 감내하겠다는 의지가 필요하다”고 직원들을 독려했다.산은은 올해 유망 중소·중견기업 및 신산업 육성, 혁신성장 등을 주도하기 위한 정부로부터 5000억원을 종잣돈으로 출자받았다. 산은 관계자는 “이 자금을 마중물로 한국 경제의 미래를 이끌어갈 기업을 육성하겠다”고 밝혔다.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산업은행은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대출과 투자를 결합한 ‘벤처 스케일업 복합대출’ 상품을 200억원 규모로 출시했다고 6일 발표했다.이 상품은 벤처기업들에게 그동안 접근이 어려웠던 은행권 대출상품을 제공해 지속 성장을 지원하려는 취지에서 출시됐다. 미국 등 금융 선진국에서 취급 중인 벤처대출 상품과 비슷한 상품구조로, 대출과 신주인수권부사채를 결합했다. 대출은 0.5%포인트(옵션부 대출은 1.2%포인트) 금리 우대가 붙는다.지원 대상은 최근 1년 이내 지분투자를 받고 후속투자 유치가 예상되는 벤처·중소기업이다. 상품의 총 운용규모는 200억원으로, 한 업체당 20억원 이내 한도로 지원된다.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