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량 축소 노사 협의…"하반기 신차 투입해 만회"

미국 제너럴 모터스(GM)가 한국 공장에서도 만들어지는 소형 세단 아베오(현지 판매명 소닉)의 미국 내 판매를 중단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오가 단종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판매 부진으로 감산을 추진 중인 한국지엠(GM)에 또 다른 그늘이 드리워지고 있다.

2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GM이 지난해 미국에서 크루즈를 단종한 데 이어 아베오 역시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대형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소형 세단 수요가 빠르게 줄고 있는 점을 반영한 조치다.

아베오의 미국 내 판매량은 2014년 9만3천518대로 정점을 찍었으나 이후 꾸준히 하락해 작년에는 2만613대까지 떨어졌다.
판매부진에 아베오 단종설까지…한국GM 정상화 '가시밭길'
아베오는 미국 미시간주 오리온 타운십 공장과 한국 부평2공장 등지에서 생산되고 있다.

부평2공장에서 만드는 아베오는 내수 시장에서 판매되는 동시에 호주, 중동 등 일부 소규모 시장으로 수출된다.

한국 생산물량은 미국에 수출되지 않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판매가 부진한 차종을 공격적으로 정리하는 GM의 글로벌 방침에 따라 아베오의 국내 판매와 생산 역시 중단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국GM의 작년 아베오 판매량은 내수 356대와 수출 6천487대를 합쳐 총 6천843대로 전년 대비 12%가량 줄었다.

판매량 자체가 많지는 않지만, 이 물량마저 사라지면 가동률이 30% 수준에 그치는 부평2공장의 상황은 더욱 나빠질 수밖에 없다.

부평2공장은 현재 생산물량을 줄이는 라인운영속도 변경(잡다운)에 대한 노사 협의가 진행 중이다.

이는 아베오와 함께 이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중형 세단 말리부의 판매 부진 때문이다.

말리부의 지난해 내수 판매량은 1만7천52대로 전년 대비 무려 48.8%나 감소했다.

작년 11월 말 부분변경(페이스 리프트) 모델을 출시했음에도 12월 한 달간 판매량이 1년 전보다 31.5% 적은 1천817대에 불과했다.

한국GM 노사는 부평2공장 가동률이 낮아지자 작년 9월부터 근무체제를 2교대에서 1교대로 바꿨다.

당시 노사 합의에 따라 올해 하반기부터 다시 2교대로 전환할 예정이지만, 근무체제 변경에 이어 생산량 축소까지 추진되자 임금 감소와 인력 감축에 대한 우려로 내부 분위기는 뒤숭숭하다.

한국GM 관계자는 "부평2공장 라인운영속도 변경은 소비자 수요에 맞춰 물량이나 일정에 대응하기 위해 통상적으로 하는 공장 효율화 조치"라며 "구조조정과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올 하반기 새로운 소형 SUV 생산이 부평공장에서 시작되면 공장 가동률이 높아지고, 이 차를 시장에 선보이는 내년부터는 판매 회복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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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