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파업 투표…'IT기업' 노조 투쟁으로 가나
네이버 노동조합이 파업 투표를 진행하면서 최근 노조를 결성한 IT기업으로 이슈가 확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네이버 노조의 파업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자칫 노사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사안이 정치투쟁이 아닌 사내 복지라는 점에서 매각 이슈에 휩싸인 넥슨 등으로 투쟁이 옮겨갈 가능성도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네이버지회는 21일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갖고 파업 투표일을 결정한다. 앞서 노조와 회사측은 13차례에 거쳐 단체교섭을 진행했지만 결렬됐고, 중앙노동위원회의 노동쟁의 조정절차도 수포로 돌아갔다.

중앙노동위는 노사 양측에 안식휴가(15일), 남성 출산휴가 유급(10일), 전직원 대상 인센티브 지급 등을 조정안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사측이 참가 근로자 범위가 지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조정안을 거부하면서 교섭은 완료되지 않았다.

지난해 4월 결성된 네이버 노조는 국내 IT기업 첫 노조로 가입률은 4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 노조는 카카오, 넥슨, 스마일게이트 등 IT기업 노조 결성에 영향을 미친 만큼 파업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업계에서는 네이버의 파업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노조 측도 파업 보다는 대화를 협상타결의 최우선 순위에 두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상황이다. 이날 설명회도 그동안의 협상과 조정 과정이 결렬된 배경을 설명하는 것에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파업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순 없다. 조합원들의 투표로 결정되는 만큼 결과를 장담하긴 힘들다. 사측의 비협조적인 태도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은 것도 위험 요소다.

네이버가 파업에 돌입할 경우 넥슨, 카카오, 스마일게이트 등으로 이슈가 확산될 수 있다. 특히 최근 매각 이슈가 수면 위로 떠오른 넥슨의 투쟁 가능성이 높다. 넥슨 노조 '스타팅포인트'는 매각에 대해 "수천명의 고용안정과 삶의 터전을 위협해서는 안된다. 조합원과 전 직원들의 안정된 일터를 지키기 위해 적극 대응할 것"이라 강조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IT업계는 기존 제조업과 달리 진입장벽이 낮고 사업환경이 급변하는 만큼 노사 문제를 장기화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사내 복지에 방점이 찍힌 만큼 전향적인 태도로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