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과 중국의 갈등이 연예계까지 덮친 가운데, 판빙빙 등 중화권 연예인 뿐 아니라 한국에서 활동 중인 중국계 아이돌까지 합세했다.

판빙빙은 지난 17일 자신의 웨이보에 "중국은 단 한 뼘도 작아질 수 없다"는 공산주의청년단의 구호를 게재했다. 판빙빙 뿐 아니라 중국 내 남자 배우 중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이역봉도 같은 게시물을 올렸고, 한국에서 활동 중인 중국계 아이돌 그룹 멤버인 f(x) 빅토리아, 엑소 레이, 갓세븐 잭슨, 우주소녀 선의, 성소, 미기, 헨리 등까지 가세해 SNS에 같은 게시물과 구호를 게재했다.

"중국은 단 한 뼘도 작아질 수 없다"는 구호는 '하나의 중국'의 의미하는 정치적 발언이며, "대만은 중국땅"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사진=판빙빙 웨이보 캡처
/사진=판빙빙 웨이보 캡처
2016년에도 중국계 연예인들은 중국이 남중국해 분쟁 판결에 패소했을 당시 "중국의 영토 주권과 해양권익은 다른 사람들이 중재할 수 없다. 중국은 조금도 작아질 수 없다"면서 "중국은 한 뼘도 내 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낸 바 있다. 이에 베트남, 필리핀 동남아 국적의 팬들이 분노하며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번에 다시 "중국은 한 뼘도 작아질 수 없다"는 구호가 등장한 건 지난 16일 대만에서 열린 제55회 금마장 시상식에서 다큐멘터리 작품상을 수상한 푸위 감독이 대만 독립을 언급한 수상 소감으로 "언젠가 우리나라가 하나의 진정한 독립국가로서 온전히 대접받는 날이 오기를 기원한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이후 시상식을 중계하던 중국 TV들은 생중계를 중단했고, '대만 독립'을 둘러싼 중화권 연예인들의 정치 사상 검증의 장이 됐다.

다른 상의 시상자로 나선 중국 배우 투먼은 "시상자로 '중국 대만'에 오게 된 걸 기쁘게 생각한다"고 '하나의 중국'을 대변했고, 작품상 시상자이자 심사위원장이었던 공리는 시상을 거부했다. 또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쉬정도 "중국 영화의 앞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리쥔 대만 문화부장은 자신의 SNS에 "여긴 대만이지 '중국 대만'이 아니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영화제 집행위원장이자 '색 계' 등을 연출한 리안 감독은 "대만은 자유롭고 영화제를 열려 있다"며 푸위 감독을 옹호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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