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코노미TV]"내년 집값 떨어진다"…약세론으로 돌아선 애널리스트 왜?
부동산 시장의 뜨거운 이슈를 깊이 있게 탐구해보는 집코노미TV.

이번엔 시장을 가장 정확하게 예측하는 ‘여의도 학파’를 차례대로 모셔서 전망 들어보겠습니다. 첫 번째로 내년 약세장을 전망한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 모셨습니다.

▶최진석 기자
채 위원님은 그동안 서울 집값 상승을 가장 정확하게 예측했습니다. 2013년부터 올해까지 강세론의 선봉에 섰는데 그렇게 서울이 상승한다고 보신 이유는 어떤 겁니까?

▶채상욱 애널리스트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서울 강세장이라고 말씀드렸던 이유는 전 정부에서 발표했던 부동산 대책들은 주택가격 부양책이 사실 굉장히 많았거든요. 그리고 당시 환경은 주택가격이 다시 상승할 분위기였죠. 첫 번째로는 2007년부터 2014년까지 서울의 재건축·재개발이 연평균 2만5000호가 안 돼 구도심의 주택 공급이 상당히 부족했어요. 잘 아시다시피 박근혜정부에서는 택지개발촉진법을 폐지하겠다고 말하면서 신도시 공급을 중단해 공급 부족에 영향을 줬습니다. 그리고 그 사이 아파트의 품질도 굉장히 올라갔어요. 2008년부터는 커뮤니티, 층간 소음 기준, 그리고 주차장 설비 완비, 입면 특화 이런 부분에서 한 단계 올라갔죠. 마지막으로는 그 당시 경제 위기를 극복하면서 구매력이 올라간 상태였습니다. 이 모든 게 맞아떨어지면서 2013년부터 지방보다는 구도심, 특히 서울 중심으로 가격 상승이 나타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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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석 기자
지난해 부동산 소위 ‘부동산 규제 종합 선물세트’라고 불렸던 8.2 대책이 나왔을 때도 채 위원님의 상승론은 변함이 없었어요.

▶채상욱 애널리스트
8·2 부동산 대책은 다주택자들에 대한 양도세 중과와 보유세 부담을 강화하겠다는 골자입니다. 그런데 막상 제도를 뜯어보면 임대사업자 등록을 통해서 강화된 양도세를 더 경감시킬 수 있었거든요. 이게 중요합니다. 임대사업자를 등록하게 되면 8·2 대책 전보다 오히려 양도세가 더 경감이 돼요. 근본적으로 그냥 다주택자가 되면 된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준 것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을 하고, 그런 투자 수요와 실수요가 맞물리면서 주택 가격이 좀 올라갈 것이라고 봤습니다.

8·2 부동산 대책이 발표되니까 ‘똘똘한 한 채’라는 신조어가 생겼잖아요? 다주택자가 되지 말고 한 채로 가자, 그러면서 똘똘한 한 채라는 신조어가 생겼는데 저는 그것이 위장된 똘똘한 한 채라고 생각하거든요. 다주택자가 더 좋은 혜택을 받았었는데 마치 시장이 똘똘한 한 채로 가는 것처럼 받아들여졌기 때문에 위장된 똘똘한 한 채 시대가 아니었나 이렇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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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석 기자
위장된 똘똘한 한 채?

▶채상욱 애널리스트
국토교통부에서 나온 데이터를 보면 주택 거래에서 전세를 낀 투자가 올해 7~9월 거의 75%에 육박해요. 주택 수요라는 걸 무주택자가 구매력을 확보해서 유주택으로 전환하는 게 주택의 수요라고 보는 분들이 많죠. 하지만 실제 주택 수요는 70% 이상이 유주택자가 추가로 집을 사는 수요거든요. 유주택자들이 다주택자가 되는 환경이 만들어진 게 작년 말부터 올해까지 1년간의 시장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최진석 기자
그런데 지난달 9·13 대책이 나오자 전망을 바꿨습니다. 전망 내용은 무엇이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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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상욱 애널리스트
9·13 대책이 발표가 되고 나서 최소한 2019년 정도는 1년 동안은 주택 시장이 약세일 수 있겠다고 전망을 바꿨습니다. 9·13대책은 처음으로 보유 중에는 보유세가 올라가고, 양도시에는 양도세가 올라가는 것을 회피할 수 없는 얼개로 짜여 있는 정책입니다. 굉장히 촘촘하죠. 그래서 다주택자가 주택 수요에서 빠지게 된다면 수요 약세라고 봐도 될 것이고요. 가격도 약세, 하락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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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석 기자
위원님 말씀은 8·2 대책까지는 오히려 유주택자가 주택을 더 살 수 있게 부추기고 혜택을 부여하는 대책이었지만, 9·13대책은 유주택자가 더는 주택을 살 수 없고 그것에 부담을 느끼도록 하는 대책이라는 거죠.

▶채상욱 애널리스트
네, 맞아요. 문재인정부 체제에서 총 11번 넘는 부동산 대책이 발표됐는데 거의 빠짐없이 나왔던 대책이 대출 규제였거든요. 아시다시피 대출 규제라는 것은 유(有)대출 가계에 대한 규제고, 이건 어떻게 보면 실수요에 대한 규제와 마찬가지거든요. 그런데 소위 전세 끼고 집을 사게 되면 무(無)대출 가계가 될 수도 있습니다. 임차인이 대출 일으키고, 다주택자는 자신이 직접 대출을 일으키는 게 아닌 거죠. 그래서 그동안의 부동산 대책에서 전세 낀 무대출 가계는 큰 압력을 못 받았습니다. 9·13 대책에서는 처음으로 재산세라든가 종부세, 양도세에 대해서 부담을 느끼도록 설계가 됐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전과 비교하자면 비로소 다주택자들에 규제가 시작된 거죠.

다주택자들은 어떻게 보면 동전의 양면 같아요. 투기적으로 볼 수도 있는데 다주택자가 없으면 무주택 가구에 대한 임대차 공급도 안 됩니다. 정부보다 여섯 배 정도 임대시장 공급을 책임지고 있다 보니 약간 공생관계라는 인식이 좀 있었거든요. 그래서 이 같은 정책 변화는 정책의 근간이 바뀐 게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최진석 기자
또 약세장 전망을 하신 것 중에 장기보유특별공제 강화 이것도 짚으셨는데요.

▶채상욱 애널리스트
그동안 양도소득을 과세표준액, 즉 세금의 기본이 되는 금액으로 산정하는 게 아니고 일정 부분 공제를 해왔습니다. 8·2 대책 나오기 전까지는 다주택자들도 총 10년간 누적으로 30% 공제를 해줬습니다. 예컨대 3억원짜리 집이 10년 만에 13억원짜리가 돼서 매도한다면 양도소득은 10억원입니다. 하지만 30% 공제한 7억원만 과세표준으로 산정해서 세금을 내게 되거든요. 그런데 8·2 대책 체제에서 임대사업자로 등록을 하면 같은 경우라도 70%를 공제해 줍니다. 그러니까 과세표준액이 3억원이 되는 것이죠.

▶최진석 기자
세금을 엄청나게 깎아주는 거네요.

▶채상욱 애널리스트
그렇죠. 그런데 9·13 대책 에서는 공시가격 6억원이 넘는 고가 주택에 대해선 임대사업자 등록을 하더라도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받지 못하도록 변경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은 고가 주택을 전세 끼고 여러 채 보유하는 형태의 전략이 무용해졌죠.

▶최진석 기자
전셋값은 어떻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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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상욱 애널리스트
강하게 상승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매매가격이 강세고 전세가격이 약세였기 때문에 앞으로는 반대로 매매가 약세, 전세가는 좀 빠르게 올라가지 않을까 싶어요. 그런데 9·13 대책에서 종전 다주택자를 해체한 것까진 아닙니다. 앞으로 나올 신규 다주택자들이 적어지도록 만든 것이죠. 신규 다주택자가 적어지면 무주택 가구에 대한 임대차 공급도 원활히 안 이뤄집니다. 다주택자가 임대시장에 공급을 하고 있는데, 신규 다주택자가 안 만들어진다면 임대시장도 영향을 받게 되고, 직접적으로 임차료가 올라가든지 임차료가 동일하더라도 거주 여건이 나빠질 수 있거든요. 밀려나서 이런 것도 간접적으로 임차료가 올라간 효과로 볼 수 있어서 장기적으로는 임차료가 올라간다고 보고 있습니다.

▶2부에 계속

기획 집코노미TV 총괄 조성근 건설부동산부장 촬영 이구필름 진행 최진석 기자 편집 민경진 기자 자막 전형진 기자 제작 한국경제신문·한경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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