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요하네스 브람스 '비극적 서곡'
비극이란 주인공이 죽는다는 점보다 ‘고귀한 인물의 추락’에 방점이 찍힌다. 사랑받을 만한, 존경받을 만한 또는 그런 판단을 넘어 고결한 지위나 성품을 지닌 존재가 회복할 수 없는 나락에 빠진다면 그것이 비극인 것이다. 요하네스 브람스(1833~1897)의 ‘비극적 서곡’(1880)은 그런 의미에서 제목과 어울리는 명곡이다. 작곡자는 ‘우는 서곡’이라고 표현했다지만, 눈물이 뚝뚝 떨어지는 분위기가 아니라 추상적인 비장함 속에 슬픔을 마음에 담아두는 듯한 곡이다.

김창호 대장이 이끄는 등반대가 히말라야의 구르자히말에서 목숨을 잃었다는 뉴스에 이 곡이 떠올랐다. 그가 산에 오른 이유가 무모해 보이기도 하지만, 돈이나 권력이 아닌 자아 성취를 위한 도전이란 점을 알기에 이런 사고야말로 ‘고귀한 자의 비극’으로 다가온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