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1야드 '괴력의 장타' 날린 박찬호… KPGA프로들 "함께 치다가 굴욕?"
전직 메이저리거 박찬호(45)가 지난 19일 충남 태안 솔라고CC(파71·7235야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휴온스 셀러브리티 프로암(총상금 5억원) 장타 이벤트에서 프로 선수들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그가 결승전에서 기록한 비거리는 331야드. 코리안투어를 대표하는 장타자 이승택(23)도 315야드를 보냈지만 박찬호를 넘기엔 부족했다.

22일 열리는 휴온스 셀러브리티 프로암 3라운드부터는 상위 60명의 선수가 연예인 및 스포츠 스타, 오피니언 리더 등으로 꾸려진 아마추어 셀러브리티(명사) 60명과 2인1조를 이뤄 경기한다. 60명의 선수 중 누군가는 박찬호와 함께 라운드해야 한다.

박찬호가 중계 카메라에 가장 많이 잡힐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그와 한 조가 되는 선수는 몸에 잔뜩 힘이 들어갈 전망이다. 프로 선수와 비교해 정교함은 떨어지는 박찬호지만 페어웨이에 날릴 땐 훨씬 멀리 공을 떨궈 선수에게 ‘뜻밖의 굴욕’을 안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선수는 “아마추어가 330야드 넘게 보낸다는 건 말로만 들었지 실제로 처음 봤다”고 했다.

전 야구선수 이승엽 이승엽야구장학재단 이사장(42)도 선수들 사이에서 경계 대상이다. 이승엽은 야구장에서와 달리 골프장에선 평소 티샷 250야드를 보내는 ‘교타자’다. 골프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정확히 공을 보내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승엽도 ‘홈런왕’ 출신으로 거리를 내려면 얼마든지 낼 수 있다. 이승엽 측 관계자는 “(이승엽) 이사장께서 평소 정확히 공을 보내려 하기 때문에 비거리가 얼마 나오지 않지만 멀리 보내려 하면 280야드는 넘게 친다”고 전했다.

대회조직위원회는 사전에 받은 셀러브리티의 핸디캡을 토대로 실력에 따라 그룹을 나눈 뒤 추첨을 통해 프로 선수와 조를 편성한다. 핸디캡이 낮은 아마추어가 2라운드 결과 상위권에 있는 선수와 묶일 확률이 높다는 뜻이다. 박찬호는 ‘싱글 핸디캡’(70타대 스코어)으로 알려져 있다. 예상대로 박찬호는 공동선두인 김영웅(20)과 한 조로 묶였다.

21일 치러진 휴온스 셀러브리티 프로암 2라운드에선 전날 선두였던 이태희(34)가 이날도 3타를 더 줄이며 중간합계 11언더파 131타로 공동 선두다. 김영웅, 권명호(34)도 이태희와 같은 스코어를 적어내며 공동 선두에 올랐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