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부터 10% 부과…피해 감수하며 美에너지 산업 타격 의도 분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천억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추가로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미중 간 무역전쟁이 전면전으로 치닫는 가운데 중국이 보복 관세 부과 대상에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를 넣은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경제지 차이신(財新)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지난 18일 발표한 3차 대미 보복 관세 목록에 LNG가 포함됐다.

오는 24일부터 미국산 LNG에는 10%의 추가 관세가 적용된다.

현재 중국 정부는 수입 LNG에 20%의 관세를 매긴다.

지난 7월부터 미국과 무역전쟁이 본격화한 가운데서도 중국 정부는 원유, LNG 등 미국 에너지 제품에 보복 관세를 매기는 데는 매우 신중한 태도를 취해왔다.

중국이 이번에 LNG를 새로 관세 목록에 올린 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미국 에너지 산업에 타격을 주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겨울 난방철이 서서히 다가오는 가운데 미국산 LNG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 난방비 등 서민 물가가 올라 중국에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다.

심각한 대기 오염 문제 해결에 공을 들이고 있는 중국 정부는 가정용 난방 등에 오염 물질 배출이 많은 석탄 대신 청정에너지인 LNG 사용을 장려하는 추세다.

따라서 에너지 분야로 무역전쟁 전선을 확대하는 것은 중국이 그만큼 고통을 감수하면서까지 상대방에게 타격을 주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중국은 160억달러 규모의 2차 대미 보복 관세 부과 대상을 예고할 때 원유와 나프타·프로판 등 화공품을 포함했다가 8월 들어 실제로 관세를 부과할 때는 자국 경제에 끼칠 '부메랑 효과'를 우려해 슬쩍 이를 제외한 적도 있다.

미국의 석유 정보 제공업체인 플랫츠 통계를 보면, 2017년 중국은 52억7천만㎥의 미국산 LNG를 수입했다.

이는 중국이 수입한 전체 LNG의 5% 수준이다.

반대로 미국에 중국은 중요한 미래 LNG 수출 시장이다.

중국은 캐나다, 일본, 멕시코에 이어 미국 LNG가 네 번째로 많이 수출되는 국가다.

더구나 미국의 작년 1∼8월 중국에 8억8천만㎥의 LNG를 수출했는데 올해 1∼8월에는 수출량이 28억㎥로 3배나 급증했다.

플랫츠는 "중국은 향후 5년간 세계 LNG 수요 증가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할 것"이라며 "현재 상황으로는 중동, 러시아 등 다른 천연가스 수출국들에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