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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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에게 가장 설레는 금요일은 팀장 정시 퇴근의 날로, 1주일 중 가장 지치는 수요일을 의무 정시 퇴근일로 정해 ‘워라밸’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수요일 퇴근시간에는 임직원이 일일 디제이(DJ)로 직접 나서 퇴근을 독려합니다.”

홍정표 한화생명 인적자원실장(사진)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한화생명만의 눈에 띄는 아이디어를 소개했다. 매주 수요일 임원에서 사원까지 전 임직원이 돌아가면서 일일 DJ로 나서는 라디오 방송이다. 그날의 DJ는 자유롭게 원고를 쓰고 곡도 정한다. 한화생명 직원들은 오후 5시50분부터 시작되는 방송을 들으며 ‘칼퇴’를 준비하고, 이날은 야근이나 회식도 금지다. 홍 실장은 “제가 지난해 일일 DJ를 했을 때는 악동뮤지션 노래를 선곡했는데 최근에는 방탄소년단 노래가 인기가 많다”며 “팀장과 직원 간에도 일일 DJ 때 나왔던 노래와 주제로 대화하는 경우가 많아 선후배 간 소통 채널로서의 효과도 얻고 있다”고 말했다.

홍 실장은 직원들의 자발적 참여와 모집으로 운영되는 사내 동호회도 한화생명의 일하기 좋은 기업 문화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정시 퇴근 문화가 확산되면서 마음이 맞는 동료들끼리 같은 취미를 공유하고 커뮤니케이션 채널로써 효과도 얻고 있다고 한다. 그는 “축구, 야구, 테니스와 같은 운동은 물론 유도와 주짓수, 서핑을 취미로 하는 동호회도 생겼다”며 “다양한 직급과 부서 구성원의 네트워크를 통해 즐거운 조직문화를 조성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생명은 여성이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업계에서도 정평이 나 있다. 금융회사의 특성상 여성인력 비율이 높은 한화생명은 전체 임직원 중 46.2%를 여성이 차지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2013년부터 임신·출산·육아를 지원하는 ‘한화 맘스 패키지’를 도입해 일과 가정, 일과 육아 사이에 밸런스를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출산 후 1년이 지나지 않은 직원의 초과 근무를 금지하고, 임신한 직원은 핑크색 출입증 홀더를 별도로 제공해 직원들이 서로 배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는 게 홍 실장의 설명이다. 허리 보호쿠션, 튼살 방지크림, 포토 다이어리 등 임산부에게 필요한 물품도 지원한다. 생명보험업의 특성을 살려 난임치료 및 시술비 지원, 태아 검진을 위한 휴가제도도 운영 중이다. 홍 실장은 “본사인 63빌딩 45층에는 임신 중이거나 출산 후 모유수유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직원을 위한 ‘맘스룸’도 운영 중”이라며 “우수한 여성 인재들이 안정적으로 사회생활을 보장받고, 가정과 육아 문제로 고민하지 않도록 다방면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직장인에게 꿈이라는 ‘한 달만 쉬어보기’도 한화생명에서는 가능하다. 홍 실장은 “한화그룹은 창의적이고 유연한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안식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임원 승진과 일정 직급 이상 승진한 직원을 대상으로 1개월의 안식 휴가를 부여하고 있다. 홍 실장은 “충분한 휴식을 통해 직원들이 개인역량을 발전시킬 기회가 되고, 재충전으로 새로운 비전을 세우는 계기도 될 것”이라며 “안식월 제도를 통해 ‘제주도에서 한 달 살기’ ‘아들과 함께 한 달간 유럽 배낭여행’ ‘20년 만에 떠난 제2의 신혼여행’ 등 각자의 색깔로 안식월을 보낸 직원들이 말로만 듣던 ‘워라밸’을 몸으로 느꼈다고 얘기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화생명은 시대 변화에 따라 기존의 패러다임을 벗어나 디지털 금융사로서 변화를 선도하고, 유연한 조직문화를 바탕으로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기업으로 성과를 창출해나갈 것”이라며 “회사와 직원이 함께 성장하는 ‘함께 멀리’ 문화를 이끌어가겠다”고 밝혔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