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바꾸려고 허위 분실신고 땐 보험사기범 된다
해외여행 중 분실한 소지품을 도난당한 것처럼 꾸미거나 낡은 휴대폰을 교체하기 위해 허위 분실신고를 한 뒤 보험금을 청구하면 어떻게 될까. ‘소액이니 만큼 이 정도는 괜찮겠지’라는 생각은 당장 버려야 한다. 적발 시 보험사기범으로 간주돼 범죄자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금융꿀팁 200선’ 중 하나로 일상생활에서 보험사기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주의해야 할 점을 소개했다. 일상생활 속 보험사기의 대표적 유형은 약관상 보장 대상이 아닌 사고임을 알면서도 보험금을 받기 위해 보험사에 사고 내용을 사실과 다르게 알리거나 실제 발생하지 않은 사고를 가공해 보험금을 청구하는 행위다.

해외여행자보험 가입자가 해외여행 중 분실한 소지품을 도난당한 것처럼 꾸미는 일, 음주운전 사실을 숨기거나 운전자를 변경해 음주사고에 보험금을 청구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해외여행자보험 약관은 분실 휴대폰은 보상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음주운전 시에는 자기차량손해 보험금을 받을 수 없고, 대인·대물보상 시 일정 금액의 사고부담금도 내야 한다. 금감원은 “소액이라도 사고 내용을 조작·변경해 보험금을 청구하는 행위는 명백한 보험사기”라고 지적했다.

구인사이트를 통해 고액 일당을 미끼로 아르바이트생을 조직적으로 모집한 뒤 이들을 보험사기에 이용하는 사례도 있다. 보험사기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환자나 사고차량 차주 등에게 보험을 통해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다며 접근해 보험금 허위 청구를 유도하기도 한다.

이뿐만 아니라 어설픈 호의가 본인은 물론이고 이웃이나 친구를 범죄자로 만들 수도 있다. 음식점주가 직원이 음식점에서 서빙하던 중 넘어져 상해를 입자 직원을 고객인 것처럼 사고 내용을 조작하거나 친구의 고가 스마트폰이 파손되자 본인 실수로 발생한 일처럼 보험사에 설명하는 것도 보험사기다. 영업행위 중 우연한 사고로 타인의 신체·재물에 피해를 줘 법률상 책임이 발생한 경우를 보상하는 영업배상책임보험, 일상생활 중 타인의 신체·재물에 피해를 주는 경우 이를 보상하는 일상생활배상책임보험 가입자가 이런 유혹에 빠지기 쉽다는 것이 금감원의 설명이다.

금감원은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솔깃한 제안을 받거나 보험사기 피해를 당했다고 생각된다면 금감원 보험사기신고센터에 적극 신고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