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임파서블:폴아웃'과 '인랑'
'미션임파서블:폴아웃'과 '인랑'
영화관은 그리 달라진 것 없지만 영화표 가격은 어느새 1만 원이 훌쩍 넘었습니다. 4인 가족이 주말 영화 나들이 한번 가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죠. 데이트도 마찬가지입니다. 영화만 보나요. 캐러멜 팝콘도 먹고 싶고, 콜라도 먹어야 하니까요. 주머니 사정을 고려하면 영화 선택에 더욱 신중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잘 빠진 예고편에 낚이는 일 없어야겠죠.

지난 25일 공교롭게도 두 편의 액션 블록버스터가 개봉했습니다. 톰 크루즈 주연의 시리즈물 '미션임파서블 : 폴아웃'과 강동원 주연의 한국형 SF '인랑'입니다. 이번 주말 실패 없는 영화 선택을 위해 신작들을 만나봅니다. 당신(의 시간과 돈)은 소중하니까요. <편집자주>
'미션 임파서블:폴 아웃'
'미션 임파서블:폴 아웃'
◆ 미션 임파서블 : 폴아웃 (Mission: Impossible – Fallout)
크리스토퍼 맥쿼리 감독 |톰 크루즈, 헨리 카빌, 사이먼 페그 외 출연 |액션, 모험, 스릴러

‘투혼’이라는 말과 가장 잘 어울리는 영화입니다. 톰 크루즈가 3년 만에 내놓는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신작 ‘미션 임파서블 : 폴아웃’은 할리우드 액션 기술의 집대성이라고 설명해도 좋겠습니다.

올해 한국 나이로 57세, 미래의 환갑 잔치를 생각해도 될 나이입니다. 그럼에도 수백억 원 몸값을 자랑하는 그가 몸을 사리지 않는 맨몸 액션을 펼칩니다. 친절한 톰 아저씨와의 ‘의리’를 지키기 위해 본 영화에서 뜨거운 감정이 치밀어 올랐습니다.

이 영화는 시리즈 중 유일하게 전작과 스토리가 이어집니다. ‘미션 임파서블:로그네이션’(크리스토퍼 맥쿼리 감독)에서 국가 안보 위원회의 결정에 의해 해체됐던 IMF (Impossible Mission Force)가 다시 부활하고 최강 요원 에단 헌트(톰 크루즈)가 테러조직에게 핵무기 플루토늄을 빼앗깁니다.

에단과 그의 팀 벤자민 던 (사이먼 페그)과 루터 스티켈(빙 라메스)은 IMF 국장에게서 문책을 받고 플루토늄을 되찾기 위할 단독 작전을 시작하면서 ‘폴 아웃’의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미션 임파서블:폴 아웃'
'미션 임파서블:폴 아웃'
에단 헌트는 작전 수행 중 동료를 살리기 위해 결단을 내리고 중앙정보국 CIA는 그를 탓하며 견제하기 위해 상급 요원 어거스트 워커(헨리 카빌)을 파견합니다. 플로토늄 테러를 막는 동시에 CIA를 견제해야 하는 미션은 더 예측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에단 헌트는 시리즈 사상 최초로 범죄조직과 손을 잡습니다. ‘시니스터 네트워크’라는 이름의 조직에서 그는 브로커 화이트 위도우를 만나 또 다른 국면을 맞이합니다.

모든 사건의 배후에는 전작에서 신디케이트 조직의 수장이었던 솔로몬 레인(숀 해리스)가 얼굴을 드러냅니다. 에단 헌트 팀은 예상치 못한 음모에 맞닥뜨리면서 의외의 적을 처단하기 위한 고군분투를 리얼한 액션신으로 그렸죠.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백미는 역시 액션이었습니다. 고루한 시퀀스마저 더 높게, 더 멀리, 더 위험해보이는 신으로 만들어버립니다. 프랑스, 뉴질랜드, 영국, 노르웨이 등 전 세계를 돌며 로케이션 했습니다.

아름다운 도심 속 헬멧 없이 오토바이를 타고 질주하는 톰 크루즈, 그를 피하려는 스턴트맨의 자동차는 70대나 됩니다. 파리의 개선문에서 새벽 6시 촬영을 시작, 1시간 15분내 모든 촬영을 끝냈습니다.
'미션 임파서블:폴 아웃'
'미션 임파서블:폴 아웃'
톰 크루즈와 헨리 카빌의 헬리콥터 신도 놓치면 아쉬운 장면입니다. 뉴질랜드 퀸스타운을 배경으로 톰 크루즈가 직접 헬리콥터에 매달리고, 탈취해 운전까지 직접 합니다. 1년간의 준비기간 끝에 세상에 없던 공중 액션 시퀀스를 탄생시켰습니다.

배우 사상 최초로 시작한 건물과 건물 사이를 뛰어넘는 점프를 하다 톰 크루즈는 발목 부상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6주간 모든 영화 촬영은 올 스톱되는 큰 사건이었죠. 톰 크루즈는 현장으로 돌아와 진지한 부상투혼이 무엇인지를 증명했습니다.

‘슈퍼맨’ 출신 헨리 카빌도 톰의 액션에 합을 맞췄습니다. 문 열린 헬리콥터에서 총기 액션을 소화하고 노르웨이의 600m 높이 절벽에서 한 손으로 매달려야 했습니다. 톰 크루즈와 당당히 맞설만한 액션신을 보여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최초로 두 편의 영화를 연출한 크리스토퍼 맥쿼리 감독은 전작과 완전 다른 영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티가 납니다. 에단 헌트를 가장 잘 아는 톰 크루즈와 톰 크루즈를 가장 잘 아는 감독이 만나 관객이 원하는 것 그 이상을 보여줬습니다.

최근 영화 홍보차 한국에 내한한 톰 크루즈는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의 이유에 대해 “for you”(관객을 위해)라는 답변을 던지고 떠났습니다. 관객을 위해서라면 맨몸 액션도 불사하는 그의 한계는 어디까지 일까요.
한 줄 평 : 누가 톰 아저씨래, 환갑까지 섹시 액션 히어로
'인랑'
'인랑'
◆ 인랑 (ILLANG : THE WOLF BRIGADE, 2018)
김지운 감독 |강동원, 한효주, 정우성, 김무열, 한예리 출연|SF 액션


김지운 감독의 새 영화 '인랑'은 2029년, 한국의 근미래로 관객을 텔레포트 시킵니다. 남북한 정부가 통일준비 5개년 계획을 선포한 후, 강대국의 경제 제재가 이어지고 민생이 악화되는 지옥 같은 시간으로 말이죠.

김 감독이 그린 미래의 한국은 현재의 종로 뒷골목과 비슷합니다. 비가 오는 밤엔 특히 더 암울하고 어둡습니다. 택시를 나타내는 엠블럼만 현재 형태보다 5배는 길게 하늘 위로 솟아 있습니다.

통일에 반대하는 반정부 무장테러단체 섹트가 등장하고, 이를 진압하기 위해 대통령 직속의 새로운 경찰조직 '특기대'가 정국의 주도권을 장악합니다. 입지가 줄어든 정보기관 '공안부'는 특기대를 말살할 음모를 꾸밉니다. 권력기간 간의 피비린내 나는 암투 사이 특기대 내 비밀조직 '인랑'에 대한 소문이 떠돕니다.

예고편이나 포스터에 나온대로 여러분의 상상이 맞습니다. 강동원이 ‘인랑’입니다. 큰 반전을 주고 싶었던 부분이었을 텐데 먹고 있던 팝콘을 던질만한 반전은 없었습니다. 강동원은 최정예 특기대원이자 늑대로 변한 인간병기 임중경 역을 연기합니다. 임중경은 수뇌부의 실수로 특기대가 죄 없는 열 다섯 소녀를 죽이자 엄청난 트라우마를 겪는 인물이죠.
[김예랑의 영화랑] '미션 임파서블6' vs '인랑'…노익장 톰크루즈, 눈호강 강동원 맞대결
수년이 지난 뒤 섹트 진압 작전에 투입된 임중경은 ‘빨간 망토’로 불리는 소녀(신은수)의 자폭을 눈 앞에서 보게 됩니다. 동기이자 공안부 차장 한상우(김무열)이 소녀의 유품을 건네주고 이를 언니인 이윤희(한효주)에게 건네줍니다.

짐승이 되기를 강요하는 특기대의 임무, 이윤희에 끌리는 인간의 마음 사이에서 임중경은 흔들리는 듯(?)합니다. 임중경은 특기대 훈련소장 장진태(정우성)과 공안부를 대변하는 한상우 사이 태풍의 눈이 됩니다. 그는 ‘인랑’으로써 끝까지 임무를 잘 수행할 수 있을까요.

이 영화는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1999년 작품을 김지운 감독이 호기롭게 한국화한 작품입니다. 영화가 끝나고 나서 ‘아…(말잇못)’ 사태가 이어집니다. 공들여 만든 영화 한편을 본 기분이긴 한데 좋은 영화인지, 아닌지 구분이 모호해졌거든요.

한국형 SF에 대한 시도와 김지운 감독 특유의 비주얼, 강동원, 정우성의 몸을 바친 액션신은 좋았습니다. ‘아이언맨’ 수트 제작자 에디 양이 디자인한 40kg의 강화복을 입고서 말입니다.

원작의 아이코닉함을 살린 이 무거운 강화복과 스타일리시한 액션신은 이 영화의 장점입니다. 얼굴까지 모두 가린 강화복이지만 강동원임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는 수려한 액션은 감탄을 자아내게 합니다. 강동원 뿐만아니라 특기대를 연기한 정우성, 최민호는 무거운 갑옷을 입고 중기관총부터 로켓포, 소총 등 강력한 총기를 들어 혼돈의 근 미래에 리얼함을 더합니다.
[김예랑의 영화랑] '미션 임파서블6' vs '인랑'…노익장 톰크루즈, 눈호강 강동원 맞대결
단 하나, '인랑'의 발목을 잡는 것은 멜로입니다. 김지운 감독은 매니아층이 두터운 원작의 골자인 철학적인 메시지와 로맨스를 함께 진행시키려다 오점을 남기게 된 것 같습니다. 강동원, 한효주 이름만 들어도 멜로 냄새 물씬 납니다만, 그들의 신이 옥의 티가 되는 이례적인 영화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물론 로미오와 줄리엣 같은 멜로로 억지 눈물을 쥐어짜지 않은 부분은 박수칠 만 합니다. 하지만 원작이 대작으로 인정받는 이유는 여운이 남는 엔딩 때문입니다. 김 감독은 한국판 ‘인랑’에선 임중경과 이윤희의 억지스러운, 클리셰 범벅인 해피엔딩으로 영화를 끝냅니다.

김지운 감독은 시사회에서 "신파적인 사랑 이야기를 하려했던 것은 아니다"라며 "한 남자가 친구, 여자, 스승을 거쳐 성장하고 집단에서 나와 개인으로 돌아가자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주사위는 던져졌습니다. 이제 그의 바람처럼 할리우드 대작 속 한국형 SF 좌표를 찍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한 줄 평 : 강동원 앞에선 한효주도 머리를 풀고 싶어진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