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글로벌R&D센터 내 KAIST창업원에서 학생들이 신생 벤처기업 집중교육과정인 ‘린 스타트업 캠프’에 참여하고 있다. /KAIST 제공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글로벌R&D센터 내 KAIST창업원에서 학생들이 신생 벤처기업 집중교육과정인 ‘린 스타트업 캠프’에 참여하고 있다. /KAIST 제공
[스트롱코리아] 서울대, 현대차와 손잡고 창업 지원… 고려대는 스타트업 허브로
KAIST가 기초과학 연구의 산실을 넘어 창업의 요람으로 거듭나고 있다. 2014년 경기 판교테크노밸리에 문을 연 KAIST창업원을 바탕으로 창업지원을 본격화하면서다. 최근 3년간 학생 1명당 창업지원 금액은 156만원으로 국내 대학 중 최대 규모다. 창업 전담 상근인력도 49명으로 가장 많다.

지난해 특허 등록 건수는 758건, 전임교원 1인당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 논문 발행 건수는 1.34건으로 연구의 질도 국내 대학 중 최고 수준을 유지했다고 평가받았다. KAIST가 ‘2018 이공계 대학 평가’에서 종합 1위를 차지한 배경이다. 지난해 3위였던 성균관대도 창업지원 분야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며 올해 2위로 약진했다.

기초에서 응용까지 고루 갖춘 KAIST

[스트롱코리아] 서울대, 현대차와 손잡고 창업 지원… 고려대는 스타트업 허브로
국내 주요 50개 대학을 대상으로 한 올해 이공계 대학 평가 결과는 기존 평가 결과와 다소 차이를 나타냈다. 2년간 1위를 차지했던 한양대를 KAIST와 성균관대가 앞섰다는 점이다. KAIST와 성균관대는 그동안 부진했던 창업·취업 지원 부문의 지표들이 크게 개선됨에 따라 종합점수를 끌어올렸다. 한양대가 예년 수준을 유지했음에도 3위로 내려앉은 배경이다.

KAIST는 창업원을 토대로 탄탄한 연구성과를 산업 현장에 접목해 나가고 있다. KAIST창업원은 기업가 정신 특강과 네트워크 행사, 창업 오디션 프로그램, 학생 창업 동아리, 학생 주도 콘퍼런스 등 10여 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벤처기업인과 투자 전문가, 법조인, 홍보 전문가들도 멘토단으로 활동한다.

의료용 플라즈마 멸균기와 산업용 플라즈마 장치 및 시스템을 개발하는 ‘플라즈맵’, 세포를 분석하는 3차원 홀로그래피 현미경을 개발한 ‘토모큐브’ 등 이곳을 졸업한 총 11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벤처캐피털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김병윤 KAIST 창업원장은 “지난해에만 20개가 넘는 스타트업이 창업원의 도움을 받아 설립됐다”고 말했다.

성균관대, 창업지원 강화로 약진

성균관대는 KAIST에 이어 2위에 올랐다. KAIST와 마찬가지로 창업지원 부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순위 상승을 이뤄냈다. 창업 전담 인력 수와 창업강좌 이수학생 비율에서 점수 상승폭이 컸다. 성균관대는 지난 3월 서울시와 함께 청년 창업지원 공간 ‘킹고 스타트업 스페이스’를 조성하기도 했다.

삼성재단의 후원 아래 꾸준히 투자해온 산학협력 분야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산학협력단 고용 인원은 133명으로 평가 대상 대학 가운데 가장 많았다. 교수당 기술이전 수입액은 전체 세 번째 규모였다. 포스텍도 해당 부문에서 좋은 실적을 내 지난해보다 순위가 한 단계 올랐다.

지난해 1위를 차지했던 한양대는 전 분야에서 고루 상위권을 유지했지만 KAIST와 성균관대의 도약으로 3위에 그쳤다. KAIST와 성균관대는 정량지표에서 20점 가까이 점수를 올리며 뒤집기에 성공했다.

포스텍(4위) 연세대(5위) 고려대(7위)는 지난해에 비해 한 계단 올랐다. 고려대는 창업 및 취업 지원과 연구의 질 분야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서울대는 창업 및 취업지원 부문(50위)이 다소 개선되면 종합 순위도 크게 오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서울대 관계자는 “지난달 현대자동차와 손잡고 기술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공대에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스타트업에 컨설팅 및 초기자금 등을 제공하는 주체)’ 프로그램을 신설하는 등 창업지원 강화를 위한 노력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